루카 18,1-8
낙심하지 말고 끊임없이 기도하라!
오늘 예수님께서는 집요하게 졸라대는 과부의 비유를 통해 우리의 기도가 어떠해야 하는지를
제자들과 우리에게 가르치고 계십니다.
가르침의 요지는 간단합니다.
낙심하지 말고 끊임없이 기도하라!
낙심(落心)이라는 단어가 참 재미있습니다.
떨어질 락에 마음 심자입니다.
마음이 바닥으로 떨어졌다는 것입니다.
뭔가 추구하던 바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다보니 맥이 풀리고 마음이 상함을 의미합니다.
그런 경우 많이 체험하실 것입니다.
한 가지 특정한 목표를 정해놓고, 9일 기도를 넘어 54일 기도를 바친다든지, 한 달 내내 새벽 미사를 다닌다든지, 정말 열심히 기도했지만, 목적했던 바는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오히려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았을 때, 우리는 그야말로 낙심(落心)합니다.
지향이 적당한 것이면 청이 수락되지 않아도 그려러니 할텐데, 심각한 문제라면, 누군가의 일생이 달려있고, 생사가 좌지우지되는 문제라면, 낙심 정도가 아니라 마음이 산산조각 부서지고 깨어지는 느낌일 것입니다.
요즘 주변을 둘러 보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낙심하며 살아가는지 모릅니다.
낙심을 넘어 좌절하고 절망하고, 포기하고 울부짖습니다.
더이상 한 발자국도 나아갈 힘도 없어, 엎어져 있습니다.
이런 우리를 향해 예수님께서는 조금 더 힘을 내어보라 초대하십니다.
지금 하루 두 시간 기도하고 있는 우리에게, 그것으로 부족하다, 밤낮으로 부르짖어보라고 요구하십니다.
“하느님께서 당신께 선택된 이들이 밤낮으로 부르짖는데 그들에게 올바른 판결을 내려 주지 않으신 채, 그들을 두고 미적거리시겠느냐?”(루카 18,7)
따지고 보니 지금 우리가 바치는 기도에 조금 더 추구될 사항이 있습니다.
보다 간절함입니다.
보다 절박함입니다.
그냥 간절한 기도가 아니라 목숨을 건 간절한 기도입니다.
육체는 물론 지니고 있는 모든 에너지를 총동원한 기도, 정신과 영혼, 일생 전체를 건 간절한 기도입니다.
그렇게 간절히 기도할 때, 우리에게 주어지는 선물이 한 가지 있습니다.
그런 기도를 바치는 과정에서 주님께서 내 가까이 현존하신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내 기도의 지향이 정말 올바르고 순수한 것인지를 깨닫게 될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청원의 수락 여부보다는 나와 하느님 사이에 주고받는 친밀한 대화, 부모와 자녀 사이에 이루어지는 진솔한 대화, 그것이 얼마나 좋은 기도인지를 깨닫게 될 것입니다.
(살레시오회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