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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1월 15일 _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3-11-15 조회수 : 591

루카 17,11-19 
 
말씀 한마디로 이미 치유와 구원, 새로운 생명의 시작되었습니다! 
 
 
오늘 우리는 오랜 인류 역사 안에서 지속적으로 되풀이 되고 있는 혹독하고 슬픈 현실을 여기저기서 목격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개념이 없음을 넘어 시한폭탄 같은 통치자들로 인해 겪는 백성들의 고통입니다. 
 
이런 연유로 오늘 주님께서는 첫 번째 독서인 지혜서 말씀을 통해 그릇된 권력자들을 향해
강력한 경고의 말씀을 던지고 계십니다. 
 
요지는 이렇습니다.
권력을 손에 쥐었다고 해서 거들먹거리거나 오만불손하지 마십시오.
권력의 주인이요 최종적인 집행자는 오직 주님 한뿐 뿐임을 기억하십시오.
한시적으로 맡겨진 권력은 오직 백성들을 위한 섬김의 도구입니다. 
 
권력자들은 겸손과 지혜와 거룩함으로 무장하여 백성을 섬겨야 합니다.
그렇지 않은 권력자들의 최후는 비참할 것입니다.
“그분께서는 지체없이 무서운 모습으로 너희에게 들이닥치실 것이다.
정녕 높은 자리에 있는 자들은 엄격한 심판을 받을 것이다.”(지혜 6,5) 
 
우리의 주님은 참 묘한 분이십니다.
권세 있는 자들에게는 그리도 엄중하신 분이지만, 가난하고 힘없는 백성들, 기가 꺾이고 상처투성이인 당신 백성들, 특히 극심한 고통 중에 있는 사람들을 향한 자비는 얼마나 큰지 모릅니다. 
 
그런 자비 가득한 주님의 모습은 오늘 복음을 통해서 잘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길을 걸어가시는데, 나병 환자들이 한두 사람도 아니고 열 사람이나 몰려왔습니다. 
 
예수님 시대 가족과 세상으로부터 격리되고 단절된 나병 환자들의 고통과 외로움은 그야말로 사무쳤습니다.
어쩌면 그들은 살아있지만 죽은 목숨이었습니다.
일종의 사형 선고를 받은 것이나 마찬가지였습니다. 
 
나병 환자들은 일반인들의 구역에서 살지 못하고 성 밖으로 나가야만 했습니다.
토굴을 파거나 움막을 짓고 산짐승처럼 살았습니다.
그나마 동료 나병 환자의 모습을 보면서, 나만 괴로운 것이 아니로구나, 하면서 위로를 받았고,
동병상린의 정을 느꼈습니다. 
 
나병 환자 열 사람은 일반인들에게 가까이 다가서면 율법에 저촉되는 행위였기에, 예수님 가까이 다가서지는 못하고 멀찍이 떨어져서 크게 외쳤습니다.
“예수님, 스승님! 저희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루카 17,12) 
 
다른 사제나 레위인들은 본체만체하며 서둘러 자리를 피했겠지만, 예수님께서는 그들의 간절한 외침을 흘려버리지 않으시고 귀담아들으셨습니다.
그들의 절박한 처지, 오랜 고통의 세월을 눈여겨보셨습니다. 
 
아주 쉽고 간단한 방법으로 그들을 지긋지긋한 고질병을 말끔히 치유해주십니다.
“가서 사제들에게 너의 몸을 보여라.” 
 
예수님의 그 말씀 한마디로 이미 나병 환자 열 사람의 치유가 시작되었습니다.
구원이 시작되었습니다.
새로운 생명의 시작되었습니다. 
 
 
(살레시오회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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