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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1월 15일 _ 전삼용 요셉 신부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3-11-15 조회수 : 790

루카 17,11-19 
 
은총이 은혜가 될 수 있고 저주도 될 수 있다 
 
 
오늘 복음도 ‘감사’에 대한 내용이 이어집니다.
열 명의 나병 환자가 치유되었지만, 오직 이방인 한 사람만이 예수님께 와서 감사를 표했습니다. 은혜는 열 명이 다 받았지만, 구원은 한 사람만 받은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일어나 가거라.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은총을 받아도 은혜를 주신 분과 받은 은총에 감사가 표현되지 않으면 그 은혜는 오히려 독이 됩니다.
그러니 내가 주님께 감사하고 있는 것만 믿음으로 구원에 이르는 은혜가 되는 것입니다.  
 
엄마 돈을 훔치는 금쪽이가 있습니다.
금쪽이는 엄마에게 많은 은총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감사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친구들에게 잘 보이려고 엄마 돈을 훔칩니다.
그렇다면 금쪽이에게 지금까지 엄마가 준 돈은 은혜가 아니고 저주입니다.
그가 돈에 집착하게 했기 때문입니다.  
 
반면 어떤 아이들은 부모에게 받은 돈을 모아서 다시 부모에게 작은 선물이나마 해 드립니다.
그렇다면 이들에게 지금까지 부모가 자녀에게 준 돈은 은혜입니다.
감사할 줄 알게 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내가 누군가에게 은혜를 줄 때는 그것이 그 사람에게 은혜가 될지, 저주가 될지도 고려해야 합니다.
저주가 되고 있는데 계속 주는 것은 어리석음입니다.
주님께서도 우리가 감사하지 않는 것에 대해서는 더 나빠지지 않게 은총을 끊으십니다.  
 
감사하면 생각나는 분이 김희아 씨입니다.
얼굴 반쪽에 커다란 모반이 있어 부모에게 버림받았습니다.
보육원에서 자라면서 자기 얼굴의 점을 지워달라고 기도하였습니다.
그러나 주님께서 더 마음 아파하시는 것을 알고는 더는 그런 청을 드리지 않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모든 것에서 감사를 찾았습니다.
그랬더니 결혼도 하게 되었고 예쁜 두 딸도 낳았습니다.  
 
어떤 사람은 지나가면서 희아 씨의 얼굴을 보더니 “밥맛이야, 저것도 얼굴이냐?”라고 했습니다.
그 사람에게 잘못한 것이 하나도 없었는데 그 말을 하니 얼마나 마음이 아팠겠습니까? 
 
그러나 희아 씨는 그런 사람에게까지 감사했습니다.
그런 사람을 위해 기도해 주라는 성경 말씀을 실천할 기회를 주었기 때문입니다.
이런 분은 안 봐도 주위에 좋은 사람이 많을 것임을 예상할 수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주시는 사람에게 감사하기 때문입니다.  
 
모세와 아론은 하느님의 성막을 정화하기 위해 짐승들의 피를 뿌렸습니다.
기둥과 제구들, 모든 것에 그 피를 뿌려 정화하였습니다.
우리가 받는 모든 것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감사는 우리 피를 뿌리는 일과 같습니다. 
 
나의 감사의 대상이 된 것은 정화됩니다.
그리고 은혜가 됩니다. 
은혜는 구원에 도움이 되는 은총입니다.
모든 은총이 은혜가 되지 않고 감사의 피가 뿌려진 것만 그렇게 됩니다.
모든 것에 감사의 피가 뿌려졌다면 우리는 이 세상에서부터 하느님 나라에 살게 됩니다.
거룩한 것들에 둘러싸이게 되기 때문입니다.  
 
감사해서 손해 볼 게 있을까요? 우리는 모든 것을 받았습니다.
받았다고 믿고 감사의 봉헌을 하면 사람이 착해집니다.
그러나 받은 것이 없다고 믿고 불만을 가지만 사람이 악해집니다. 
 
착해지면 좋은 친구들이 생기고 악해지면 외로워집니다.
좋은 친구가 많은 이들은 일반적으로 건강하고 오래 살고 행복합니다.
하지만 친구가 없는 이들은 그 반대입니다.
그러니 감사해서 손해 볼 게 없습니다. 
 
우리는 감사 일기를 쓰며 내가 받은 일부를 봉헌하는 습관을 길러야 합니다.
그러면 모든 일이 잘 될 수밖에 없습니다. 받는다고 다 은혜가 아니라, 내가 받은 것이 은혜가 되려면 받은 것의 일부를 감사로이 되돌려드려야 함을 잊지 맙시다. 
 
 
(수원교구 전삼용 요셉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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