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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1월 14일 _ 전삼용 요셉 신부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3-11-14 조회수 : 765

루카 17,7-10 
 
왜 억지로라도 감사를 표현해야 할까?; 사람은 표현되는 자신을 믿는다  
 
 
오늘 복음은 ‘감사’에 관한 내용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종의 비유가 나옵니다.
종이 하루 종일 일을 하고 돌아와 주인의 음식 시중을 들고는 이렇게 말하라고 하십니다.  
 
“종이 분부를 받은 대로 하였다고 해서 주인이 그에게 고마워하겠느냐? 이와 같이 너희도 분부를
받은 대로 다 하고 나서, ‘저희는 쓸모없는 종입니다.
해야 할 일을 하였을 뿐입니다.’ 하고 말하여라.”(루카 17,9-10) 
 
그리고 이어서 나병 환자 열 사람을 고쳐주신 내용이 이어집니다.
나병 환자 열 사람 중 예수님께 돌아와 감사를 전한 사람은 사마리아 사람 한 명뿐입니다.
곧 나중에 용서의 삶을 살게 되는 이는 그 한 사람뿐일 것이란 뜻입니다.
예수님은 그에게 말씀하십니다. 
“일어나 가거라.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루카 17,19) 
 
감사가 곧 믿음입니다.
믿음의 궁극적 대상은 내가 누구냐입니다.
내가 하느님께로부터 많은 능력을 받았다면 감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감사하는 사람이 믿음이 있는 사람이고 믿음이 있는 사람만이 능력을 발휘합니다.
믿는 대로 되라고 명령하였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 전에 제자들은 이렇게 청했습니다. 
“저희에게 믿음을 더하여 주십시오.”(루카 17,5)
그러자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너희가 겨자씨 한 알만한 믿음이라도 있으면,
이 돌무화과나무더러 ‘뽑혀서 바다에 심겨라.’ 하더라도, 그것이 너희에게 복종할 것이다.”(루카 17,6) 
 
믿음이 곧 능력이란 뜻입니다.
그런데 가장 큰 능력은 ‘용서’의 능력입니다.
용서할 수 있다고 믿어야 용서할 수 있습니다. 
“그가 너에게 하루에도 일곱 번 죄를 짓고 일곱 번 돌아와 ‘회개합니다.’ 하면, 용서해 주어야 한다.”(루카 17,4) 
 
감사는 내가 은혜를 받은 것을 아는 능력입니다. 다시 말해 용서도 사랑인데 사랑은 받은 사람만
줄 수 있습니다.
아니 ‘받았다고 믿는 사람’만 줄 수 있는 것입니다.  
 
가족력 멀미 때문에 어머니를 만나지 못하는 사연이 유튜브 ‘우와한 비디오’에 나왔습니다.
어머니는 섬에 사시는데 멀미 때문에 내륙으로 가지 못합니다.
배는 물론이요, 버스도 타지 못합니다.
그런데 내륙에 사는 큰아들도 마찬가지입니다. 10년 동안 어머니를 보지 못했습니다.
버스 한 정거장도 가지 못하는 멀미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제작진의 도움으로 수없이 멀미하면서 어머니를 만나러 갑니다.
그리고 10년 만에 어머니를 만납니다.
둘은 너무 행복한 시간을 갖습니다.
불효자를 용서해 달라고 청합니다.
그렇게 짧은 만남을 뒤로하고 아들은 집에 돌아왔습니다.  
 
그러나 그 후에는 어머니를 뵈러 갈 수가 없었습니다.
의료진이 동행하지 않아서 그 멀미를 이길 자신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로부터 2년 뒤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묻히셨지만, 산소에도 갈 용기가 나지 않았습니다. 장례도 참석하지 못한 죄인이 된 것입니다.  
 
제작진은 다시 의료진을 대동해 아들을 도와주기로 하였습니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더는 멀미하지 않는 것입니다.
아들은 어머니가 하늘에서 도와주시는 것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어쨌건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 5년 만에 산소를 찾아가게 된 것입니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두 번째 갈 때는 멀미를 전혀 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그분은 어머니가 하늘에서 기도해 주셔서 그렇다고 하지만, 실제로 자신이 한 번 다녀왔기 때문에 또 갈 수 있는 존재라고 믿었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이미 표현된 자신을 보게 된 것이고 믿는 대로 되는 것입니다.  
 
예능 프로그램에서 어머니에게 편지를 쓰는 내용이 나옵니다.
그런데 어머니에게 편지를 쓰며 많은 이들이 눈물을 흘립니다.
이미 감사를 할 줄 아는 사람들이었지만,
그 감사가 표현되고 그것을 제삼자의 입장에서 보니 더 감동적인 것입니다.
그리고 그러면서 자신은 어머니에게 감사하는 존재가 됩니다.
그래서 억지로라도 감사해야 합니다.
그래야 어머니만큼 살 수 있습니다.  
 
억지로라도 감사한 것들을 찾아서 표현해야 합니다.
사람은 타인이 나에게 하는 말보다 내가 타인에게 표현하는 것을 더 믿게 됩니다.
그래서 ‘감사 일기’를 쓸 필요가 있는 것입니다.
감사 일기를 쓰며 우리 자신은 우리가 감사하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그제야 진정한 믿음이 솟구칩니다.
내가 진정으로 감사하는 모습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왜 억지로라도 감사를 표현해야 할까요? 아담과 하와는 본인이 감사하는 존재임을 믿지 못해
뱀에게 당했습니다.
우리는 표현되는 우리의 모습을 믿습니다. 감사하는 자체가 아니라 내가 감사하는 존재라고 믿게 되는 게 더 중요합니다.
그래야 그 감사하는 대상으로부터 오는 능력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수원교구 전삼용 요셉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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