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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1월 6일 _ 전삼용 요셉 신부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3-11-06 조회수 : 657

루카 14,12-14 
 
진짜 사랑을 알아보는 유일한 법 
 
 
예수님은 오늘 복음에서 나에게 보답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을 초대하지 말고 보답할 수 없는 이들을
초대하라고 하십니다.
그래야 주님으로부터 보답받을 수 있으니 행복하다고 하십니다.  
 
내가 누군가를 식사에 초대하는 일은 그를 사랑하는 일입니다.
그런데 인간에게 보상을 바라지 말라고 하시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인간에게 보상을 요구한다면 그건 진짜 사랑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물론 인간을 위해 사는 것도 그리 나쁜 일은 아닙니다.
제일 나쁜 일은 나 자신만을 위해 사는 것입니다. 뱀을 위해 살면 나는 뱀의 소굴에 갇히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니 내 안의 지옥에서 벗어나 천국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그 방법은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를 위해 사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 누군가만을 사랑한다면 그건 사랑일 수 없습니다. 
반드시 보답을 바랄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호텔과 부동산 재벌 레오나 헬름슬리는 2007년 사망하면서 자신의 말티즈 강아지 ‘트러블’에게 1,200만 달러를 상속했습니다.
그러나 그녀는 두 조카에게는 한 푼도 상속하지 않았습니다. 
그녀의 트러블에 대한 사랑은 진짜였을까요? 
 
사람을 사랑하지 못하며 개를 사랑한다는 것은 거짓말입니다.
개가 자신에게 무언가 주었기에 자신도 사랑한 것뿐입니다.
그러나 이것이 사랑이 많은 사람임을 증명하지는 않습니다.  
 
형제들이 서로 사랑하면 그것은 형제만을 바라봐서일까요? 부모를 바라보기 때문입니다.
부모의 마음이 아플까 봐 형제를 사랑하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고 형제를 사랑하면 그건 분명 형제를 이용하는 것이 됩니다.  
 
사랑한다고 하면서 머리를 쓰다듬어 줄 수도 있고 박수를 쳐 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것을 두고는 사랑이 증명되지 않습니다.
내가 부모를 위해 목숨을 바칠 정도로 사랑하기에
형제를 사랑하는 것이 진짜 사랑입니다.  
 
개는 주인이 위험에 처하면 어떻게 할까요? 자기부터 살고 봅니다. 아무리 주인에게 꼬리를
흔들어도 이길 자신이 없다면 도망칩니다.
이것이 그것들의 한계입니다.
우리는 우리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이가 누구인지 분별할 수 있어야 합니다.  
 
영화 아바타의 줄거리입니다.
22세기, 인류는 지구에서 멀리 떨어진 판도라라는 위성에서 희귀한 광물 ‘언옵테이니엄’을 채굴하고자 합니다.
판도라에는 나비족(Na'vi)이라는 키가 크고 푸른 피부를 가진 원주민이 살고 있으며, 그들은 자연과 깊은 연결을 하고 살아갑니다. 
 
인간들은 판도라의 대기가 자신들에게 치명적이기 때문에, 아바타 프로그램을 통해
나비족의 모습을 한 유전적으로 조작된 아바타 몸을 원격으로 조종합니다.
전직 해병대원인 주인공 제이크 설리는 하반신 마비 상태로, 죽은 쌍둥이 형의 대체 인원으로
아바타 운용자로 판도라에 도착합니다. 
 
제이크는 아바타를 통해 나비족 사이에 잠입하여 그들의 신뢰를 얻고, 광산 개발을 위한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 목표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제이크는 나비족 사이에서 살면서 그들의 문화와 생활 방식, 그리고 자연에 대한 신성한 존중을 배워 갑니다.
특히, 나비족 여성 네티리와의 관계를 통해 그는 나비족의 삶과 가치에 깊이 매료됩니다. 
 
나비족은 제이크가 자신들을 이용하기 위해 자신들 속으로 잠입했다는 것을 알면서도 끝까지
믿어줍니다.
결국, 그는 나비족을 돕기로 결심하고 인간과의 전투에 나서게 됩니다.
제이크의 이러한 행동은 인간의 육체를 넘어 나비족의 아바타로서의 정체성을 완전히 받아들이는 것을 의미합니다.
제이크는 신적 존재인 나무 에이와와 나비족의 도움으로 불구의 인간 몸을 완전히 벗어버리고 진정한 나비족이 됩니다.  
 
제이크는 왜 인간을 배신하고 나비족이 되었을까요? 인간 사회에서는 사랑받는다는 느낌을 가질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친구도 있었고 자기에게 보상을 주는 이들도 있었지만, 그들이 믿는 어떤 신을 사랑해서 나비족만큼 자기를 위해주는 이들은 없었던 것입니다. 
 
예수님은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시기 위해 십자가에 죽으셨는데, 이것이 인간을 사랑하시는
방식이었습니다.
이것만이 진짜 사랑입니다.  
 
나에게 칭찬하거나 감탄만 하는 존재는 위험합니다.
창조자를 먼저 목숨을 바칠 정도로 사랑하는 사람이고 그 때문에 나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그 사랑이 진짜 사랑입니다.
그저 나만을 사랑한다고 말하며 다가오는 이는 가짜입니다.  
 
우리에겐 우리 발을 씻어주신 하느님이 있습니다. 그러면 그분을 위해 사는 것이 우리 존재 상승을
위해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이 세상은 나를 칭찬하고 감탄할 수는 있어도 나에게 영광을 주지는 않습니다.
그러니 사랑하는 게 아닙니다.  
 
나에게 영광을 주는 이는 아버지의 뜻 때문에 나의 발을 씻어주는 이고 그런 존재를 선택해서 사랑해야 이용당하다 버려지는 삶이 아닌 참 존재의 완성을 이룰 수 있습니다. 
 
진정한 사랑의 모델은 예수 그리스도밖에 없습니다.
나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존재를 잘 분별해서
그를 위해 살며 그의 이름에 영광을 돌려 우리 존재를 완성해갑시다. 
 
 
(수원교구 전삼용 요셉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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