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카 13,18-21
따지고 보니 작은 것이 작은 게 아닙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우리 모두가 궁금해하는 하느님 나라에 대해서 백퍼센트 명료하게는 아니지만, 겨자씨와 누룩의 비유를 통해 어느 정도 설명해주십니다.
예수님 말씀에 따르면, 하느님 나라의 특징은 폭발적이고 역동적인 확장성입니다.
그러한 확장성은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선물로 주신 자연 안에서 손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요즘 넘실거리는 황금 들녘이라든지, 튼실하게 열매 맺은 과실수를 통해 잘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여린 묘목 하나 심었을 뿐인데, 그 여린 것들이 성장하고 또 성장해 큰 나무가 되고, 자라고 또 자라나 상상을 초월할 정도의 거목으로 변화됩니다.
어마어마한 나무는 수많은 새들이 머무는 안식처요 많은 사람이 쉬어가는 휴식처가 됩니다.
우리가 교육하고 동반했던 아이들을 봐도 마찬가지입니다.
제때 잘 못먹은 탓에 성장이 더딘 아이의 모습을 측은해하며, 대체 언제 어른이 되고, 대체 언제 사람 노릇할까 싶었습니다.
그런데 그 사고뭉치들이 무럭무럭 성장해, 이제는 어엿한 성인이 되고, 좋은 사람 만나 성가정을 꾸미고, 사회 안에서도 그럴듯한 위치에 자리 잡고, 이제 당당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며 겨자씨의 비유를 실감합니다.
언젠가 우리가 하느님 나라에 도착했을 때, 깜짝 놀랄 일이 몇 가지 있습니다.
그간 하느님 나라가 얼마나 아름답고 풍요로운지, 교육을 통해서 상상만 해왔었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몇백 배 몇천 배 아름답고 풍요로워서 놀랍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놀랄 일이 있습니다.
하느님 나라에 내가 그리도 싫어했던 그, 견디기 힘들어 했던 그가 떡 하니 하느님 나라 안으로 들어와 여유롭게 산책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정말 놀랄 일, 나 같은 대죄인이 과연 하느님 나라에 합당하겠나? 했었는데, 내가 딱 하느님 나라에 들어와 있다는 것입니다.
덧붙여 놀랄 일이 또 한 가지 있습니다.
지상에 머무는 동안 내가 실천했던, 작은 선행 한 가지, 따뜻한 친절 하나가, 엄청나게 확장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그 작은 것을 작게 보지 않으시고, 크게 어여삐 보시고 기뻐하신다는 것입니다.
따지고 보니 작은 것이 작은 게 아닙니다.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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