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 루카 13,10-17: 안식일의 치유로 인한 논쟁
예수께서는 18년 동안이나 몸을 조금도 펼 수가 없는 여인을 치유하신다. “‘여인아, 너는 병에서 풀려났다.’ 하시고 그 여자에게 손을 얹으셨다. 그러자 그 여자가 즉시 똑바로 일어서서 하느님을 찬양하였다.”(12-13절) 굽은 것은 그 여인의 영혼이었다. 그 영혼은 땅을 향해 굽어지어서 하늘의 은총을 받지 못했다. 예수님의 말씀으로 그 영혼은 다시 숨을 쉬게 되었고, 똑바로 일어서서 하느님을 찬양하였다. 모든 사람이 이 여인처럼 땅을 향해 등이 굽어 있었다. 그들은 잠시 있다가 사라질 세상 것들에 몰두하여 위에 있는 것을 추구하지 못하였다(콜로 3,1 참조). 등이 굽은 여인을 치유하셨는데 그날이 바로 안식일이었다. 그런데 회당장은 여인을 치유하신 주님을 비난하고 있다. 그러니 이들이야말로 땅을 향해 등이 굽은 자들이 아니고 무엇인가? 그들은 하느님께서 안식일을 세우신 뜻(탈출 20,8-11 참조)을 알지 못하고, 땅에 묶인 마음으로 그것을 지켜왔다. 문자적으로나 물질로는 안식일을 지켰지만, 안식일의 근본적인 의미는 깨닫지 못했다.
안식일은 하느님 안에서의 안식의 표상이며 선행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악행을 멈추는 날인 것을 이해하지 못한 회당장은 안식일에는 병을 고쳐서는 안 된다고 한다. 주님께서는 회당장의 말을 들으시고 “위선자들아, 너희는 저마다 안식일에도 자기 소나 나귀를 구유에서 풀어 물을 먹이러 끌고 가지 않느냐?”(15절) 그런데 그 여인은 아브라함의 딸이니 짐승보다 더 귀한 존재가 아니냐 하시는 것이다. 그들이 화를 내는 진짜 이유는 안식일에 그 여인을 고쳐 주었다는 것이 아니다. 치유행위를 통하여 그리스도께서 하느님과 같이 칭송받는 것 때문에 그렇게 분노하고 질투에 눈이 먼 것이다. 그들은 속마음을 숨기고 다른 구실을 대고 있다. 주님께서는 그들의 잘못을 정확히 집어내셨다. 위선자라는 말은 그들에게 딱 맞는 말이었다.
이렇게 사악한 주장을 펴던 자들이 망신을 당하고, 모퉁이 돌에 걸려 넘어져 부서진다. 그들은 주님의 말씀에 아무 답도 하지 못하고 자신의 잘못을 인정한다. 주님은 그들의 오만한 입을 틀어막으셨다. 반면에 기적의 은총을 나누어 받은 군중은 크게 기뻐하였다. 진정 하느님의 뜻을 행하면서 사람을 위하고 자선을 베푸는 것이 중요함을 다시 한번 생각하고 살아가는 우리가 되도록 노력하며 살아야 하겠다.
(조욱현 토마스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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