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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0월 29일 _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3-10-29 조회수 : 553

마태오  22,34-40 
 
우리의 사랑이 불꽃처럼 활활 타오를 수 있기를 
 
 
그냥 하느님을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정신’을 다해 사랑해야 한다는 예수님의 말씀이 오랫동안 제 마음속에서 떠나지 않았습니다. 
 
돌아보니 사목자로서 살짝 그런 순간이 있었습니다.
아이들이 너무 좋아서 제 모든 것을 다 바쳤습니다.
내 시간, 내 젊음, 내 에너지, 모든 것을 아낌없이 쏟아부었습니다.
그야말로 내 마음, 목숨, 정신을 다해 사랑했습니다. 
 
그랬더니 특별한 체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아이들에게 투자한 그 사랑이 고스란히 내게로 되돌아오는 것이었습니다.
제 사랑을 확인한 아이들로부터 오는 사랑을 느끼다보니, 더 열심히 사랑할 수 있었습니다. 
 
그때 저는 느꼈습니다.
일방적인 사랑은 오래가지 못하는 것이로구나. 사랑은 움직이는 것, 역동적인 것이로구나.
사랑은 오고 가는 것이어야 하는구나. 
 
오늘 하느님을 향한 우리들의 사랑 안에 얼마나 진심, 진정성, 정성이 포함되어있는지 성찰하며,
큰 부끄러움을 느꼈습니다.
그저 습관적으로, 아니면 의무적으로, 마지못해 그분을 대해온 것을 크게 뉘우칩니다.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바라시는 사랑은 그냥 사랑이 아니라, 진실한 사랑, 불같은 사랑, 순수한 사랑임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스승님, 율법에서 가장 큰 계명은 무엇입니까?”(마태오 복음 22장 36절)
그 어떤 질문에도 거침없으셨던 예수님께서는 신명기 6장 5절의 말씀을 인용하시면서, 또 다시 촌철살인의 말씀으로 그들의 말문을 막아 버리셨습니다. 
 
복잡하게 말씀하지 않으시는 예수님, 요약과 종합의 명수이신 예수님께서는 유다인들이 목숨처럼 소중히 여기는 구약 성경 신명기를 인용하시면서, 구약 성경 전체를 사랑의 이중 계명으로 요약하십니다. 
 
“‘네 마음을 다하고 네 목숨을 다하고 네 정신을 다하여 주 너의 하느님을 사랑해야 한다.’
이것이 가장 크게 첫째 가는 계명이다. 둘째도 이와 같다.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는 것이다.’
온 율법과 예언서의 정신이 이 두 계명에 달려 있다.”(마태 22, 37~40) 
 
예수님께서는 못배우고 가난한 백성들도 쉽게 이해하고 수용할 수 있도록 신앙의 진리를 아주 간단히 종합해서 설명하십니다.
이 또한 그분께서 우리 인간을 얼마나 사랑하시는 지를 잘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하느님 사랑, 인간 사랑에 대해 예수님께서는 아주 쉽게 가르치십니다.
한 인간 존재가 하느님을 깊이 사랑해야 그 사랑을 바탕으로 이웃 사랑이 가능하다고 말씀하십니다. 
 
또한 사심없이 이웃을 사랑하는 것이 곧 하느님을 사랑하는 것임을 강조하십니다.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에 동일한 중요성을 부여함을 통해, 두 사랑이 지닌 불가분의 관계를
부각시키신 것입니다. 
 
예수님 시대 당시 유다인들이 실천하던 이웃 사랑은 상당히 제한적이었습니다.
이웃 사랑의 실천은 동족 유다인들에게만 적용시켰고, 사마리아 사람들이나 이방인들은
사랑의 실천 대상에서 제외시켰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사랑에 대한 개념을 크게 확장시키셨습니다.
사랑은 국경이나 인종을 넘어서야 한다고 가르치셨습니다.
사마리아 사람들뿐 아니라 이방인들, 원수까지도 사랑의 대상에 포함시킬 것을 요구하셨습니다. 
 
오늘 하느님과 이웃을 향한 우리의 사랑이 더 뜨거워지고, 더 깊이가 더해지고, 더 진정성 있는 사랑이 될 수 있기, 불꽃처럼 활활 타오를 수 있게 되기를 간절히 희망합니다.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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