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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0월 27일 _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3-10-27 조회수 : 554

에페소 4,1-6
루카 12,54-59 
 
그리스도교인으로서 추구하고 획득해야 할 수많은 덕행들 가운데 가장 기본적인 덕행은 겸손과 온유의 덕입니다! 
 
 
바오로 사도의 옥중 서한이 또 한번 오늘 제 나태하고 흐트러진 삶을 쿵! 하고 내리치며. 가슴치게 만듭니다.
참으로 놀랍습니다.
사방이 벽으로 가로막힌 제한된 공간 안에서, 내 한 목숨 건사하기도 힘겨운 상황 속에서 쓴 편지라고는 밑겨지지가 않을 정도로, 서한의 내용은 언제나 희망적이고 따스합니다. 
 
“주님 안에서 수인이 된 내가 여러분에게 권고합니다.
여러분이 받은 부르심에 합당하게 살아가십시오.
겸손과 온유를 다하고, 인내심을 가지고, 사랑으로 서로 참아주며, 성령께서 평와의 끈으로 이루어 주신 일치를 보존하도록 애쓰십시오.”
(에페소서 4장 1~3절) 
 
에페소서를 읽다보면 아직 갈길이 먼, 연약하고 미성숙한 초세기 교회 공동체 신자들을 향한
바오로 사도의 애틋한 마음, 측은지심, 존재에 대한 연민의 정이 진하게 느껴집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바처럼 누군가를 진정으로 사랑한다면, 늘 박수치고 치고 칭찬하고 격려하지만은 않습니다.
그릇된 길로 빠져 들때나, 바닥에서 헤어나지 못할 때는, 제발 잘 됐으면 하는 바람으로, 강력한 경고도 하고 야단도 칩니다. 
 
바오로 사도 역시 그러하셨습니다.
때로 힘겨워하는 그리스도교 신자들을 따뜻히 위로하고 격려하는가 하면, 우상숭배나 악습과 결별하지 못하는 교우들을 향해서는 신랄하게 비판하고 경고했습니다.
그러다가 ‘내가 너무 심했나?’ 하는 마음에 또 다시 눈물로 하소연했습니다. 
 
편지 서두를 보면 바오로 사도께서 교우들의 냉담한 마음이 움직여지기를 얼마나 간절히 염원했는지 잘 드러나고 있습니다.
“주님 안에 수인이 된 내가 여러분에게 권고합니다.” 
 
초세기 그리스도교 신자들은 바오로 사도의 그런 표현을 접하면서 그분의 마음을 읽었을 것입니다.
바오로 사도가 감옥에서 겪고 있는 고통을 상상했을 것입니다.  
 
어둡고 깊은 지하 감옥에서, 손발이 묶인 상태에서 느끼고 있을 무력함, 그런 상황 속에서도 자신들을 생각하며 편지를 쓰는 바오로 사도의 모습에
가슴이 미어졌을 것입니다.
악습을 끊고 열심히 살아야겠다고 다짐했을 것입니다. 
 
바오로 사도는 그리스도인으로 부르심을 받은 우리가 합당한 삶을 살아가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4가지 덕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겸손과 온유, 인내와 일치. 
 
오늘 우리가 항상 추구하고 갖추어야 할 가장 기본적인 덕인 겸손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지니셨던 겸손의 덕에 기초해야 정답입니다. 
 
“그리스도 예수님께서 지니셨던 바로 그 마음을 여러분 안에 간직하십시오.
그분께서는 하느님의 모습을 지니셨지만 하느님과 같음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지 않으시고 오히려 당신 자신을 비우시어 종의 모습을 취하시고 사람들과 같이 되셨습니다.  
 
이렇게 여느 사람처럼 나타나 당신 자신을 낮추시어 죽음에 이르기까지, 십자가 죽음에 이르기까지 순종하셨습니다.”(필리피서 2장 5~8절) 
 
겸손과 더불어 예수님께서 지니셨던 가장 본성적인 특성이 온유의 덕입니다.
“행복하여라, 온유한 사람들! 그들은 땅을 차지할 것이다.”(마태오 복음 5장 5절)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내 멍에를 메고 나에게 배워라. 그러면 너희는 안식을 얻을 것이다.”(마태오 복음 11장 29절) 
 
그리스도교인으로서 추구하고 획득해야 할 수많은 덕행들 가운데 가장 기본적인 덕행은 겸손과 온유의 덕입니다.
그러나 그 덕을 얻기란 그리 쉬운 일이 결코 아닙니다.  
 
셀수도 없이 많은 시행착오와 엄청난 에너지와 간절한 기도를 통해서만 획득할 수 있는 덕행, 그러나 살아생전 반드시 획득해야 할 덕행이 곧 겸손과 온유의 덕입니다.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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