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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0월 22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3-10-22 조회수 : 414

몇 년 전, 친구 아버님께서 선종하셨다는 소식을 듣고 장례식장을 찾아갔던 기억이 납니다. 이 장례식장에서 저는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글쎄 조문객들이 너무 많은 것입니다. 그리고 그중에 제 고등학교 동창들도 참 많았습니다. 상주는 저의 고등학교 동창인데, 당시에는 그렇게 특별하지 않았던 친구였습니다. 공부도 잘하지 못했고, 운동도 영 시원찮았습니다. 그렇다고 언변이 좋아서 인기 있는 친구도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이 친구는 늘 웃었습니다. 화도 낼 수 있는 상황인데도 늘 웃으면서 주변의 사람들을 편하게 해주었습니다.

 

고등학교 때, 이렇게 웃는 것이 큰 장점이란 생각을 해보지 않았습니다. 공부를 잘하고, 그 밖의 특별한 능력과 재주가 있어야 장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30년도 훨씬 지난 지금에 와서 보니, 당시의 능력과 재주가 그렇게 중요하지 않음을 깨닫습니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사람들과의 관계를 잘 맺는 것이었습니다.

 

행복은 사람과의 관계 안에서 더 크게 자리 잡는다고 합니다. 단순히 자기 욕심과 이기심을 채우는 것에서 얻는 행복은 순간적인 만족에 그칠 뿐 오랫동안 간직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관계 안에서 얻는 행복은 훨씬 더 오래 갑니다.

 

이런 실험이 생각납니다. 영상을 보여 주고는 여기에 등장하는 배우를 따라 웃는 표정을 지으라는 집단, 그냥 단순히 손으로 입꼬리를 올리라는 집단, 마지막으로 펜을 입에 물고 웃는 표정을 짓는 집단으로 나눈 것입니다. 그리고 그들의 행복도 변화를 조사했습니다. 배우를 따라 웃는 표정을 지은 사람은 전보다 32% 행복감이 상승했고, 손으로 입꼬리를 올린 집단도 22% 상승했습니다. 그에 반해 펜을 입에 물고 웃는 표정을 지은 집단은 1.8%의 상승에 그쳤습니다. 표정에 따라 기분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놀라운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이 웃는 모습을 본 사람도 행복도가 올라갔습니다.

 

오늘은 전교 주일입니다. 주님께서 주신 선교 사명을 깨닫고 민족들의 복음화를 위해 기도하는 날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들을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고, 내가 너희에게 명령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여라.”라면서 제자들을 세상에 파견하십니다. 이 말씀이 이 세상 삶을 모두 마치시고 승천하시기 직전에 하신 마지막 당부임을 기억하면, 우리 역시 당연히 지켜야 함을 깨닫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주님을 세상에 알릴 수 있을까요? 가두 선교를 하면서 알리는 것도 있겠지만, 사람들과의 관계를 잘 맺는 것도 훌륭한 선교입니다. 즉, 사랑 안에서 행복감을 전달할 때, 주님의 말씀은 더 큰 울림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나의 이웃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모든 민족들의 복음화는 여기에서 시작되지 않을까요?

 

 

오늘의 명언: 명확한 목적이 있는 사람은 가장 험난한 길에서조차도 앞으로 나아가고, 아무런 목적이 없는 사람은 가장 순탄한 길에서조차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다(토머스 칼라일).



(조명연 마태오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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