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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0월 22일 _ 김건태 루카 신부

작성자 : 김건태 작성일 : 2023-10-21 조회수 : 369

민족들의 복음화를 위한 미사

우리와 함께 계신 하느님

 

[말씀]

1독서(이사 2,1-5)

기원전 8세기의 예루살렘은 초라하기 그지없었던 남 유다 왕국의 수도로 머물러 있었다. 예루살렘은 이웃 강대국들로부터 끊임없는 위협을 받고 있었기에 유다의 주민들로서는 하느님의 약속에 대하여 의구심을 떨칠 수가 없었다. 이와 같은 신앙적 위기 속에서 지도계급 출신인 예언자 이사야는 다음과 같은 조건을 전제로 수도와 왕국에 대한 찬란한 미래를 예고한다. 선택된 이스라엘 백성이 늘 하느님을 향하여 서 있다면, 거룩한 도시 예루살렘은 새로워진 세상의 한가운데에 자리할 것이라는 희망이다.

2독서(로마 10,9-18)

유다교도들에게 하느님은 율법 준수 여부에 따라 그에 상응하는 보상을 내리시는 분으로 인식되었다. 그리스도를 거부하기까지에 이른 이와 같은 의식은 결국 하느님의 사랑은 모든 사람을 대상으로 무상으로 주어진다는 기본 신앙을 망각한 데서 빚어진 결과였다. 하느님의 뜻을 읽고 실천하고자 노력하고 그분의 사랑은 무상적이며 무한하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유다인이나 이방인이나 구별이 있을 수 없다. 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우선 하느님의 말씀과 사랑을 온몸으로 그대로 전해 줄 사람들과 사명 의식이 필요하다.

복음(마태 28,16-20)

지상을 떠나 하늘로 올라가시기 전 예수님은 당신의 사도들에게 이 세상 모든 사람을 대상으로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베풀어 그들이 모두 당신의 제자가 되게 하라는 사명을 내리신다. 그리스도교 신자가 된다는 것은 어떤 이념을 수용하여 그 이해집단의 구성원이 된다고 함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스승 그리스도를 통하여 사도들이 철저하게 체험했던 대로 하느님의 삶에 동참하는 삶을 말하며, 이 삶은 나누고 베푸는 일상적인 삶을 통하여 지상에서 우선 구현되어야 할 삶이다.


[새김]

모세 시대 시나이산에서 계약이 체결되고, 다윗과 솔로몬 시대 계약의 궤가 예루살렘 성전에 모셔진 이래 이스라엘 백성의 선민의식은 꽃피기 시작한다. 그러나 선택되었다는 사실 자체에 만족한 나머지 선택에 따른 사명을 소홀히 하면서부터 문제가 발생한다. 이사야 등과 같은 예언자들이 잘못된 선민의식에 대한 반성과 질책을 소리 높일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여기에 있다. 선택은 하느님의 무상적인 은총의 결과였기에, 이스라엘은 늘 감사하는 마음으로 하느님의 말씀과 사랑을 일상적인 삶 가운데 실천하고 전해야만 했다.

선택이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심을 약속해 주는 은총의 표지라면, 세례성사를 통해 선택을 확인한 우리는 모두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하고 계심을 온몸으로 드러낼 수 있어야 한다. 다시 말해서 선교사명은 선택의 순간부터 이미 주어진 셈이다. 거저 주어지는 하느님의 무한한 사랑, 하느님과의 친교의 삶 속에 살면서 우리는 마땅히 이 사랑, 이 생명의 만남을 이웃들과 나누고 확인해야 하며, 하느님께서 진정 원하시는 믿음과 사랑의 공동체가 이 땅 위에 세워질 수 있도록 앞장서야 할 것이다. 모든 이가 주님의 제자가 되는 공동체 말이다.

 

하느님은 항상 우리와 함께 계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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