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카 11,5-13
참된 기도가 어떤 것인지 늘 고민합니다!
“청하여라, 너희에게 주실 것이다.”라는 예수님 말씀을 화두 삼아, 대체 무엇을 청할 것인가? 고민하고 묵상해봅니다.
난데없는 고통이 다가올 때, 예기치 않았던 환난이 밀려올 때, 자녀된 입장에서 사랑하는 아버지께
도움을 청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일 것입니다.
그러나 어린이들이 점차 청소년, 청년, 장년으로 성장해나가듯이, 우리의 기도 역시 성장해나가야 마땅합니다.
어른이 되면 더 이상 아기 때처럼 부모에게 칭얼거리거나 그저 이거 해달라 저거 해달라 청하기만 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반대입니다.
자녀들은 힘겹게 낳아주시고 지극정성으로 양육해주시고, 잘 교육시켜주신 덕에 한 사회인으로 성장하게 해주신 부모의 은혜에 깊이 감사하면서, 이제 더 이상 부모에게 청하지 않습니다.
반대로 뭔가라도 드리고 싶어합니다.
감사의 마음을 담은 선물도 드리고, 영양제도 챙겨드리고, 용돈도 드리고 그렇게 하지 않습니까?
우리의 기도도 그렇게 되어야 할 것입니다.
마냥 이거 해주세요, 저거 해주세요, 졸라댈 것이 아니라, 이제는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베풀어주신
크신 은혜와 자비에 깊이 감사드리는 감사의 기도를 드려야 할 것입니다.
이 아름다운 대자연을 창조하시고, 사랑스런 인간을 창조하신 하느님께 찬미의 기도를 드려야 할 것입니다.
참된 기도가 어떤 것인지 늘 고민해봅니다.
한 인간 존재가 자신의 창조주이며 근원이신 하느님, 나를 극진히도 사랑하시는 하느님께로
나아가는 것이 아닐까요?
나는 그분을 바라보고 그분을 나른 바라보는 것, 그분이 너무 사랑스러워 그저 가까이 앉아 있는 것만 해도 행복한 상태. 결국 유한한 한 인간 존재가 영원하신 하느님께 항상 연결되며 사랑을 주고받는 것, 그것이 기도가 아닐까요?
그렇다면 우리가 지향하는 청원의 기도를 들어주셔도 좋지만 당장 들어주시지 않아도 괜찮은... 그저 우리가 하느님과 소통하고 대화하는 그 자체로 기뻐하고 감사하는... 그저 우리가 하느님과 함께, 그분 안에 머무는 그 자체에 만족하고 행복해하는...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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