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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9월 29일 _ 전삼용 요셉 신부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3-09-29 조회수 : 549

루카 12,15-21 
 
한가위는 탐욕의 종말인 성체성사의 재현 
 
 
오늘은 한가위 명절입니다.
추수가 시작되는 이때는 풍요의 절기입니다.
물론 상황에 따라서는 보릿고개와 같은 시절을 보내야 하지만, 적어도 한가위 때는 함께 가진 것을 나눠야 한다는 선조들의 지혜가 담긴 절기입니다.
그래서 오늘 복음도 “너희는 주의하여라. 모든 탐욕을 경계하여라”로 시작합니다.  
 
사람은 다 행복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그 행복은 사랑하는 사람들이 행복해지는 것을 볼 때 더 커집니다.
그래서 나누고 싶지만, 또한 보릿고개가 걱정됩니다.
이 때문에 갈등합니다.
결국 지금 나누어도 또 채워질 것이라는 믿음이 있는 사람만이 나눌 줄 알게 되고 관계에서 오는 행복을 누리게 됩니다.  
 
아이가 가난한 이와 잘 나눌 줄 안다면 그만큼 사이가 좋고 열심히 일하며 사랑 가득한 부모가 있음을 증명해줍니다.
반면 나눌 줄 모르고 자기 욕심만 내는 사람은 자신도 모르게 부모로부터 받은 게 없음을 증명하는 사람이 됩니다.
탐욕은 부모에게 화살을 돌리는 것이고, 만약 그리스도인이라면 하느님께 화살을 돌리는 것입니다.  
 
영화 ‘블루 재스민’은 전 뉴욕의 부유한 사교계 명사 재스민의 이야기입니다.
뉴욕에서 재스민은 부유한 남편 할과 함께 초상류층의 삶을 살았습니다.
그런데 할이 결국 금융 사기 혐의로 체포되고 감옥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습니다.
빈털터리가 된 재스민은 유일한 가족인 여동생 진저와 함께 살기 위해 샌프란시스코로 옵니다. 
 
진저는 언제나 언니를 부러워하였습니다.
이혼은 했지만, 그래도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과
연애 중입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재스민은 자신의 부와 지위를 잃은 문제와 씨름하며 새로운 삶에 적응하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그녀는 과거에 사로잡혀 정신적으로 점점 더 불안정해집니다.
그녀는 인테리어 디자이너가 되겠다는 희망을 품고 접수원으로 일하고 컴퓨터 수업에 등록하면서 자신의 삶을 재건하려고 노력합니다.
하지만 드와이트라는 부유한 남자를 만나며 그와 관계를 시작합니다.
그리고 그에게 잘 보이기 위해 이전 결혼 이야기도 하지 않고 자녀도 없다고 거짓말을 시킵니다.  
 
청혼받고 결혼 준비를 하던 중 재스민의 거짓말이 폭로됩니다. 그리고 드와이트에게 버려집니다.
그녀는 집을 나간 아들이 악기점을 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그를 찾아갑니다.
하지만 아들은 아버지가 바람을 피우는 것을 엄마가 알고 아버지를 FBI에 신고하여 아버지가 죽게 된 것을 알고 엄마를 증오하고 있었습니다.
재스민은 자신보다 항상 열등했던 진저가 수수하지만 진정한 사랑을 하는 것을 보고는
질투가 나서 자신은 드와이트와 결혼한다고 거짓말하고 집을 나와버립니다.
그렇게 길거리 노숙자가 됩니다.  
 
재스민은 왜 그리 탐욕적일까요? 얼굴도 예쁘고 돈도 많은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나 자기 남편은 절대 바람을 피워서는 안 된다는 자존심이 있었습니다.
이 때문에 남편도 죽게 만들고 아들에게도 버려졌습니다.
또 동생이 자신보다 더 행복해서는 안 되었습니다.
그래서 노숙자가 되기를 선택합니다.  
 
사실 재스민과 진저는 둘 다 입양된 자녀들이었습니다.
아무리 양부모가 사랑을 해 주어도 자녀들은 ‘피해의식’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자신은 더 가져야 하는 존재가 되는 것입니다.
이미 다 받은 사람이 되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러나 항상 덜 받은 사람이기에 더 받아야 한다고 믿습니다.
그래서 그 피해의식이 탐욕을 부르고 그 탐욕이 삶을 망가뜨립니다. 
 
이미 다 받은 사람만이 내어줄 수 있는 사람이 됩니다.
우리의 탐욕은 부모나 하느님을 향해 활을 당기는 것이나 마찬가지임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오늘 복음은 재산을 쌓아놓으려는 부자가 바로 오늘 죽는다는 것도 모르는 어리석은 존재라고
일깨워줍니다.
생명도 받은 것입니다.
이 세상에 태어나 하느님을 알게 된 것만 해도
충분한 은총을 받은 것입니다.
우리가 다 받았음을 깨닫고 느끼기 위해 최선을 다합시다. 
 
저는 성체를 영할 때 예수님으로부터 그 음성을 들었습니다.
그때부터 조금이나마 내어줄 수 있는 존재가 되어감을 느낍니다.
우리에게 추석은 커다란 성체를 영하는 때와 같습니다.
주님께서 모든 것을 채워주심을 느낌은 성체를 영하면서 느끼는 것이나 풍요를 누리며 느끼는 것이나 크게 다를 바가 없습니다.
한가위는 성체를 영할 때처럼 하느님께서 다 주심을 느낄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입니다. 그것으로 탐욕이 사라질 때 그 삶 자체가 주님을 찬미하는 삶이 됩니다. 
 
덜 받았다고 믿기 때문에 나누지 못하는 것입니다.
이미 다 받았다는 자존감으로 이웃을 행복하게 해 줄 때 삶이 변화됩니다. 
 
 
(전삼용 요셉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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