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위 명절
감사와 나눔의 축제
[말씀]
■ 제1독서(요엘 2,22-24.26)
기원전 5세기 초에 활동한 것으로 추정되는 예언자 요엘은 가공할 재앙 앞에서 참회를 통해서만이 구원이라는 선물 앞에 설 수 있음을 설파한다. 심판에서 구원으로 건너갈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참회이며, 이는 오직 당신 백성을 위한 하느님의 열정과 불쌍히 여기심 덕분이다. 진정한 회개를 통해서 이스라엘 백성은 “풍성한 결실”을 맛볼 것이며, 두려움을 떨치고 “즐거움과 기쁨” 속에 머물게 될 것이다.
■ 제2독서(묵시 14,13-16)
묵시록 저자에게 현재와 미래 사이에는 근본적인 단절이 자리한다. 현재는 죄악과 사악한 세력들이 지배하는 시대이고, 미래는 하느님과 그분께 선택된 이들이 승리하는 시대이다. 갈등과 시련의 때인 현재가 다하면, “낫을 대어 수확을 시작할” 때, 곧 하느님의 질서가 최종적이고 결정적으로 그 모습을 드러낼 때가 다가올 것이다. 그때가 가까웠으므로 지금이 그만큼 중요한 시기일 수밖에 없다.
■ 복음(루카 12,15-21)
말씀과 행적으로 군중으로부터 당신의 의로움을 인정받으신 그리스도께 어떤 사람이 재산분배라는 이권 분쟁에 개입해 주시기를 요청하나, 주님은 이를 단호히 거부하시면서 어떤 탐욕에도 빠져들지 않도록 경고하신다. 재물 자체가 참 생명을 보장해 줄 수 없으며, 오히려 자기 자신을 피폐화시키거나 이웃과의 관계를 단절시키는 요인이 되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세상의 재물로부터 해방되어 베푸는 삶이 절실히 요구된다.
[새김]
■ 모든 종교가 그러하듯, 이스라엘 역시 고대부터 함께 모여 지내는 축제를 자랑하고 있었으며, 그 가운데 무교절과 주간절과 초막절, 그리고 끝내 무교절과 병합된 파스카 축제가 대표적이다. 이 축제들을 통하여 이스라엘 백성은 하느님의 구원 업적, 특히 이집트 탈출이라는 해방 사건을 상기하고 기념했으며, 마땅한 예물을 정성껏 준비하여 하느님께 올리며 축제를 지냈다. 물론 시대의 변화에 따라 축제와 제물의 종류, 그 규정은 다양화되어 갔으나, 함께 모여 제물을 올리며 하느님께 감사의 예를 행했다는 데는 변함이 있을 수 없었다.
■ 이렇듯 이스라엘의 모든 축제는 하느님의 구원 역사와 긴밀한 관련 속에서 탄생했으며, 따라서 이스라엘 백성은 축제를 지내며 늘 하느님의 구원 업적을 상기하고 감사하고 현실화해 나갔다. 한가위 명절은 설 명절과 함께 우리 한민족 최대의 명절이다. 이 명절을 쇠는 우리는 가톨릭 신앙인으로서 먼저 하느님께, 그리고 조상님들과 이웃 형제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가져야 할 것이며, 이 마음을 나눔과 베풂으로 드러내야 할 것이다. “자신을 위해서는 재화를 모으면서 하느님 앞에서는 부유하지 못한 사람”이 되지 않도록, 더 나누고 더 베푸는 데서 명절의 참 의미를 찾고 새기며 이어나갈 수 있을 것이다.
나누고 베푸는 가운데 풍요로운 한가위 명절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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