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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9월 27일 _ 전삼용 요셉 신부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3-09-27 조회수 : 701

어떻게 복음을 전할 것인가; 사장님은 단골손님의 것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당신 제자들을 파견하십니다. 

당연히 은총과 진리를 주시며 파견하십니다.

은총은 마귀를 쫓아내고 질병을 고치는 힘이고 진리는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는 지혜의 말씀입니다. 

 

이때 가난을 강조하십니다.

가난이란 은총과 진리만을 바라는 마음입니다.

돈에 대한 욕심과 육체적 욕망, 그리고 교만이 끼어들면 망하게 됩니다.

그러면서 어느 집이든 사도들을 받아들이는 집에만 계속 머물라고 하십니다.

또 받아들이는 이들이 없다면 먼지를 털어버리고 가차 없이 떠나라고 하십니다. 

 

이는 마치 음식점의 사장님이 ‘단골손님’을 잡으려고 노력하되 오지 않는 사람에게는 집착하지 말라고 하시는 말씀처럼 들립니다.

어떤 장사든 충성심 높은 단골손님을 얼마나 잡느냐에 따라 그 승패가 달립니다.

복음을 전하는 이도 마찬가지입니다.  

 

영화 ‘위대한 쇼맨’(2017)은 특이한 사람들을 모아서 서커스단을 만들었던 P.T. 바넘의 이야기를 기초로 만들어졌습니다.

바넘은 아버지와 함께 부유한 고객의 집으로 가서 고객의 딸인 채리티를 만납니다.

바넘은 자신의 딸과 가까이 지내지 말라는 채리티의 아버지에게 따귀를 맞으면서도 채리티와 긴밀한 유대감을 형성합니다.

그리고 어른이 된 바넘은 사회적 장벽에도 불구하고 채리티와 결혼하여 두 딸을 낳습니다. 

 

바넘은 회사가 망하는 바람에 사무직을 잃고 은행을 속여 대출받아 박물관 사업을 시작합니다.

하지만 아무도 박물관에 오지 않습니다.

바넘은 가족을 위해서라도 성공해야 했습니다.

그러다 수염이 나는 여자, 어린이처럼 보이는 어른 난장이, 다른 사람의 두 배가 되는 키가 큰 사람

등을 섭외해 기상천외한 공연을 시작합니다. 반응은 폭발적입니다.

사회에서 숨어 살던 이들도 세상에서 자신들의 역할이 있다는 것에 기뻐하며 바넘을 돕습니다.  

 

그런데 바넘은 가난한 첫 마음을 잃습니다. 단골손님들은 여전히 중하류 층이었고 좋은 가문의 여인과 결혼하였지만, 여전히 자신은 돈 많은 하류층으로 느끼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상류층이 좋아할 만한 가수를 만납니다.

영국 여왕에게 초대받았다가 유럽의 유명 오페라

가수 제니 린드를 섭외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그는 그녀를 데리고 미국 투어를 시작합니다.

상류층들은 환호하기 시작합니다.

그러는 중에 그는 단골들을 잃게 되고 심지어 극장에 불이 납니다.

이용당하고 버려졌다고 느끼는 단원들은 화가 많이 나 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제니 린드와 바넘은 스캔들이 나고 그 소식은 아내와 자녀들에게까지 전해집니다.  

 

재정적 파탄과 가족 및 공연자들로부터의 소외에 직면한 바넘은 그제야 자신의 방식이 잘못되었음을 깨닫습니다.

그는 한때 당연하게 여겼던 서커스 가족의 진정한 가치를 인식하고, 그들의 승인과 존경이 상류사회의 공허한 찬사보다 더 의미가 있다는 것을 이해합니다.

그리고 천막에서부터 시작하여 그들과 함께 다시 단골을 모읍니다.  

 

마음이 가난하지 못한 사장은 단골손님을 잃습니다.

도움도 마다합니다.

백종원 대표가 예산에 국밥 거리 조성을 도와줄 때 지나치게 위생 관념에 초점을 맞춰 상인들을

괴롭혔습니다. 

위생관리가 첫째이고 그다음은 진심과 솔직함입니다.

그러나 상인들은 오랜 장사 습관을 바꿀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백 대표는 자신의 이름과 사진을 그곳에서 떼도록 했습니다.

그들은 단골이 아닌 한 번 와서 음식을 먹고 가는 사람들에게 최대한 많이 파는 것이 목적이었습니다.

심지어는 어제 쓰던 음식을 오늘 내오고 국밥의 양을 늘리기 위해 물을 타기도 하였습니다. 장사꾼이 단골손님에 집중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  

 

그리고 예산시장을 살렸습니다.

예산이 고향이기 때문에 큰 노력을 기울였고 덕분에 엄청난 성공을 거둡니다.

그러자 백 대표는 가게를 일제히 닫게 합니다.

한 달 동안 고쳐야 할 것들을 고치는 것입니다. 당장 이익이 아닌 미래를 내다보는 것입니다.

그리고 재개점하니 더 많은 사람이 몰립니다.  

 

그러자 건물주들과 상인들의 마음이 해이해집니다.

건물주들은 임대료를 높이고 상인들은 가격을 인상하며 늦게 문을 열기도 하며 불친절하다는 말이 나옵니다.

또 단기 이익에 취해버린 것입니다.

백 대표는 말합니다.

지금 반짝하는 것에 만족하지 말라고. 지금 사람이 많이 올 때 단골을 잡아놓지 않으면 결국 망하고 만다고. 자신이 다른 곳에 이와 같은 일을 하게 될 때 분명 예산시장은 다시 내려앉게 될 것이라 말합니다.  

 

복음을 전하는 것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저는 복음을 전하는 사제나 수도자, 선교사들이

장사한다고 생각합니다.

성당이라는 가게에 사람들을 불러 모으는 것입니다.

불러 모으는 방법도 고안해야 하고 사람들이 많이 올 때 그들을 단골손님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사제의 인기로 사람들을 많이 나오게 하는 것은 소용없습니다.

그 사제가 떠나면 원상태로 돌아가기 때문입니다. 누가 오던 그 가게는 단골손님으로 유지되게 해야 합니다.

단골손님을 만들려고 하는데 강론 때 신자들을 야단치는 사장이 어디 있겠으며 고해소에서 소리 지르는 사장이 어찌 있을 수 있겠습니까?

당연히 신자들이 올 것이라 여기지 말아야 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복음을 전하는 이들을 받아들이는 집에 계속 머물라고 하십니다.

이는 어쩌면 단골손님과 계속 가야 한다는 말씀이기도 할 것입니다.

복음은 강요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우리는 복음을 파는 세일즈맨일 뿐입니다. 

 

물론 안 사겠다면 그 사람은 억지로 잡을 수 없습니다.

그러나 살 가능성이 있는 사람들은 단골손님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그래야 교회가 코로나와 같은 위기를 다시 맞아도 크게 흔들리는 일이 없을 것입니다. 

 

 

(전삼용 요셉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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