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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9월 26일 _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3-09-26 조회수 : 451

루카  8,19-21 

 

인류역사상 하느님의 말씀을 가장 잘 경청하고 실천하신 성모님! 

 

 

오늘 성모님께서는 꽤 의아한 일들을 겪으십니다.

루카 복음 사가의 표현입니다.

“예수님의 어머니와 형제들이 예수님을 찾아왔지만, 군중 때문에 가까이 갈 수가 없었다.” 

 

성모님께서 왜 예수님을 찾아가셨을까요? 예수님에 대해 들려오는 흉흉한 소문을 들은 친척들이 성모님을 찾아왔을 것입니다.

“마리아, 아무래도 아드님께 한번 가봐야겠습니다.

출가(出家) 이후 상황이 정말 안 좋은 것 같아요. 저러다가 제명대로 못살 것 같아요.” 

 

그도 그럴 것이 최근 들어 보이고 계신 예수님의 행보는 점점 위험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었습니다.

유다 지도층 인사들이 목숨 걸고 있는 안식일 규정을 산산조각내셨습니다.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들과의 논쟁 중에 틈만 나면 그들의 아킬레스 건을 건드리셨습니다.

이제 예수님에 대한 소문은 유다 지도층 인사를 넘어 헤로데의 귀에까지 전해졌습니다. 

 

아드님 걱정 때문에 뜬눈으로 밤을 지새운 성모님께서는 형제들을 앞세워 예수님을 찾아오신 것입니다.

여기서도 의아한 생각을 갖는 분들 계실 것입니다.

예수님의 형제들???

성모님께서 예수님 외에 또 다른 출산을 하셨던가? 

 

사실 이 구절을 빌미로 일부 개신교 신학자들은 성모님의 평생 동정 교리를 강하게 거부하고 있습니다.

성모님께서 예수님 말고도 다른 자녀를 두셨다는 것입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 교부들께서는 아주 명료하게 설명하십니다.

당시 유다 문화 안에서 형제라는 표현은 친형제뿐만 아니라 사촌 형제, 오촌 형제, 육촌 형제들에게도 적용되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루카 복음 사가가 사용한 형제들이란 표현은 광의(廣義)의 표현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의구심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습니다. 당신 안부가 걱정되어 찾아가신 성모님이신데, 예수님께서는 밖으로 나와보시지도 않았다는 것, 한 마디로 문전박대했다는 것인데, 그리고 던지시는 말씀 역시 성모님 입장에서 용납하기 힘든 부분이라는 것. “내 어머니와 내 형제들은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실행하는 이 사람이다.” 

 

사실 이 예수님의 말씀은 성모님을 무시하는 말씀, 불효막심한 말씀이 절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성모님을 극찬하는 말씀이었습니다. 

 

왜냐하면, 인류역사상 하느님의 말씀을 가장 잘 경청하고 구체적인 삶 속에서 정확히 실천한 사람은 바로 성모님이시기 때문입니다. 

 

평생토록 하느님의 말씀을 주의 깊게 듣고, 마음 깊이 간직하고, 곱씹고 또 곱씹었으며, 온전히 말씀 안에 머무시고, 그 말씀을 온 생애를 통해 실천하신 성모님이셨기에, 부활 승천하신 예수님께서는 어머니에게 천상 모후의 관을 씌워주시며 하늘과 땅의 어머니로 인정하셨습니다.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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