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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9월 25일 _ 전삼용 요셉 신부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3-09-25 조회수 : 668

루카  8,16-18 
 
사람을 가려서 비추는 등불은 없다  
 
 
오늘 복음은 씨뿌리는 사람의 비유 다음에 나오는 내용입니다.
얼핏 완전히 다른 내용으로 보일 수 있으나 이어지는 것으로 보아야 올바른 해석이 가능합니다. 
 
예수님은 숨겨진 것은 드러나고 감추어진 것은 알려지게 마련이라고 하십니다.
그러니 누구나 등불을 켜서 그릇으로 덮거나 침상 밑에 놓지 않습니다.  
 
예수님은 결론적으로 “정녕 가진 자는 더 받고, 가진 것이 없는 자는 가진 줄로 여기는 것마저
빼앗길 것이다”라고 하십니다.
이는 어디에나 해당하는 법칙이지만, 말씀의 씨가 좋은 땅에 뿌려진다는 것을 가정할 때 말씀을 전하려는 이들이 더 가진 이들이고 그들에게 더 많은 말씀의 열매가 맺히게 된다는 뜻으로 보아야 합니다.  
 
예수님은 “그러므로 너희는 어떻게 들어야 하는지 잘 헤아려라”하고 말씀하십니다.
결국 하느님의 말씀과 은총도 더 받으려면 더 전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무언가를 주는 이의 뜻에 맞게 쓴다면 주는 이는 더 주게 될 것이 당연합니다.  
 
예전에 ‘슈퍼맨이 돌아왔다’에서 승재라는 아이가 민속촌 같은 곳에 갔는데 품바를 하는 거지 옷을 입은 두 삼촌이 장난으로 배고픈 표정을 짓자 승재는 자신이 낙서하고 있던 입장권을 그 품바들에게 줍니다.
아빠는 그것이 돈이 아니기 때문에 승재에게 1,000원 권을 주자 승재는 그것을 품바 바가지에 넣어줍니다.
아빠는 승재가 더 착한 사람이 되기를 원하기 때문에 착한 일을 하려고 할 때 더 줍니다.
하느님이야 그보다 못하실 수 있겠습니까? 이웃을 도우려는 사람은 더 가지게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내가 받은 것을 전해주는 방식은 ‘등불’과 같아야 합니다.
말씀과 은총을 한마디로 하면 ‘사랑’이라고 할 수 있는데 자칫 주님께 그러한 은총을 몇몇만을 위해 사용하기를 원한다면 그것은 참 빛이 아닙니다.
나는 말씀이든 은총이든 사랑이든 모든 이에게 전하려는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그래서 모든 것을 받을 수 있습니다.  
 
다음은 영화 ‘사랑의 블랙홀’(Groundhog Day)의 줄거리입니다.
냉소적이고 자기중심적인 피츠버그 TV 일기예보 진행자인 필 코너스는 연례 성촉절 축제를
취재하라는 지시를 받고 펜실베이니아주 푼수토니의 작은 마을로 파견됩니다.
그는 자신이 그런 하찮은 일을 해야 하는 것에 달가워하지 않습니다.  
 
일을 끝내고 그 마을을 떠나려는 데 눈이 많이 내려서 갈 수가 없었고 어쩔 수 없이 하룻밤을
더 잤는데 또 성촉절입니다.
하루가 무한 반복됩니다.
그는 처음엔 그러한 상황을 즐겨보려 합니다.
감옥에 가도 원상태로 돌아오기에 은행도 털고 쾌락적인 삶을 즐길 대로 즐깁니다.
그러나 그러한 일도 신물이 납니다.  
 
이 지옥과 같은 의미 없는 삶에서 벗어날 수 없음을 알자 그는 자살을 택합니다.
하지만 아무것도 성공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자신과 같이 파견 나온 프로듀서 리타를 꼬시기로 마음먹습니다.
여러 번 실패하며 그녀가 좋아하는 것을 모조리 알아내고 그녀의 마음을 사로잡으려 합니다. 그러나 마지막 순간에 그녀는 항상 거부합니다.
무언가 자신에게만 잘해주는 게 의심스러웠던 것입니다.  
 
결국 필은 자신이 리타에게 하려고 했던 것처럼 모든 사람에게 잘해주기로 합니다.
그랬더니 그러한 보답이 돌아옵니다.
리타는 주위 사람들이 다 필을 좋아하게 된 것을 보고는 자신에 대한 사랑이 거짓이 아님을 확신합니다.
그렇게 그들은 함께 잠을 자고 일어납니다.
그런데 ‘내일’이 된 것입니다.
드디어 하루가 지난 것입니다.  
 
영화는 타임 루프 개념을 사용하여 무한한 기회가 주어졌을 때 자신의 결점에 어떻게 대처할 수 있는지 탐구합니다.
영화는 의미 있는 삶을 산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단조로움과 절망 속에서 어떻게 목적과 행복을 찾을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집니다. 
 
결국 우리의 하루는 이웃 사랑으로 채워져야 하는데 그 사랑은 한 사람만을 향하는 것이 아니라
마치 등불처럼 모든 사람을 비추는 것이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한 인간만 비추는 태양은 없습니다.
비도 그렇고 바람도 그렇습니다.
이것이 사랑의 원리입니다.
내가 이러한 참 사랑으로 나아갔을 때 내가 사는 하루가 진정한 하루가 됩니다.  
 
가끔 어떤 젊은 사람이 한 여인을 사랑하고 나서 둘이 사라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것은 참사랑이 아닙니다.
그러면 주님께서 그들에게 사랑을 주지 않으십니다.
그 한 사람에 대한 사랑이 주위 사람들에게 번져가야 합니다.
그러면 주님께서 사랑을 부어주셔서 둘의 사랑이 더 깊어지게 합니다. 
 
사랑도 받아야 할 수 있는데, 가진 자는 더 받고 가지지 못한 자는 가짓 것마저 빼앗길 것입니다.
가진 사람은 마치 등불처럼 모든 사람을 사랑하게 됩니다.
사랑은 우리 본성을 변화시키는 힘입니다. 
 
 
(전삼용 요셉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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