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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9월 24일 _ 김건태 루카 신부

작성자 : 김건태 작성일 : 2023-09-24 조회수 : 422

연중 제25주일

비상식적인 하느님의 보상

 

[말씀]

1독서(이사 55,6-9)

바빌론으로 유배된 유다인들은 일용할 양식을 얻기 위하여 힘든 투쟁을 이끌어갔다. 유배시대에 활동한 익명의 제2이사야는 삶의 조건에 관한 근원적인 변화를 희망차게 예고한다. 각자 필요한 양식을 보유할 날이 올 것이며, 그것도 거저 주어질 것이다. 그러나 예언자는 이 경이로운 세상은 하느님의 관점에 따라 살 수 있는 진정한 마음의 회개에 달려 있다고 역설한다.

2독서(필리 1,20-24.27)

감옥에 갇힌 수인의 몸으로서 사도 바오로는 죽음에 대하여 여러 생각에 잠겨 있으면서도, 그리스도에 대한 갈망으로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죽음은 결국 주님을 영원히 만나 뵐 기회를 줄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죽음은 그에게 하나의 모험이 될 수 있으나, 형제들을 위한 사랑과 주님과 끝까지 하나 되고자 하는 열망에서 오늘도 주어진 사명에 성실히 임한다.

복음(마태 20,1-16)

마땅한 보답이 있으리라는 기대 속에 율법에 따라 사는 삶에 자긍심을 보이던 유다인들을 향하여 예수님은 하느님의 보상을 이해하는 방식에 대한 전혀 다른 차원을 비유로 설명하신다. 하느님은 각자가 소유한 능력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지는 세상을 만들고자 하신다. 예수님은 인생의 마지막 순간 사랑에 눈뜬 꼴찌가 마음이 메마른 사람, 하늘 나라 자격이 있다고 믿던 첫째보다 먼저 하늘 나라에 들어간다고 설파하신다.


[새김]

우리 인간에게는 뿌리 깊은 열망이 있다. 지적이며 경제적인 능력, 또는 가정환경에 따라 사람을 판단하는 일을 멈추고 있는 그대로의 그 사람이 받아들여지는 날에 대한 열망이다. 물론 사람들은 너무나 자주 기대되는 보수만큼만 일하려는 성향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아무런 조건 없이 성심성의껏 최선을 다해 일하거나 재산의 공유에 대하여 긍정적인 자세를 취한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사회가 그 기능을 발휘하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정당한 보수에 관한 상식적인 규정이 존재하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그러나 예수님은 이러한 보상 현실을 거부하신다. 성령의 이끄심으로 이 세상에 조건 없는 사랑의 나라가 세워지도록, 인간적이고 세속적인 이해타산을 뛰어넘는 근본적인 변화의 결실을 요구하신다. 복음의 비유 말씀에서, 사실 일찌감치 일자리를 찾은 사람은 걱정 없이 그 하루를 지낼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다음, 또 다음, 그리고 마지막 사람은 일자리를 찾지 못해 하루가 얼마나 초조하고 고통스러웠을까? 따라서 우리는 보상에 대해 이의 제기가 아니라, 포도밭 주인의 배려에 오히려 감사하는 마음과 함께 그대로 따르려는 자세를 앞세워야 할 것이다.

 

우리를 일찌감치 당신 자녀로 불러주심에 감사는 너무나 당연한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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