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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9월 21일 _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3-09-21 조회수 : 488

마태오 9,9-13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세리가 사도가 되다니... 

 

 

끝도 없이 반복되는 악습으로 인한 괴로움이 사무칠 때마다, 어둡고 깊은 죄의 동굴 속에 앉아있을 때마다 큰 위로와 위안을 주는 복음이 있으니, 예수님께서 세리 마태오를 제자로 부르시는 대목입니다. 

 

예수님 시대 당시 세리 마태오 제자 발탁 사건은 제자 공동체뿐만 아니라 유다 사회 전체에 엄청난 스캔들이 되는 사건이었습니다. 

 

당시 세리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곧 매국노요 돈만 아는 수전노, 민족의 반역자요

대죄인이라는 말과 동일시되고 있었습니다.

누군가가 세리 일을 하고 있다면, 그는 깊은 어둠의 세계로 발을 들여놓은 사람으로서 가문과 민족의 수치로 여겼습니다.

더 이상 새로운 삶에 대한 희망은 기약할 수 없는 존재로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예수님께서는 세관에 앉아있던 세리 마태오에게 가까이 다가가십니다.

그를 눈여겨보십니다.

그의 말못할 내면의 고통을 바라보십니다.

그의 깊은 상처를 들여다보십니다.

그가 평생토록 받아온 수모를 헤아리십니다.

이윽고 세상 다정하고 따뜻한 음성으로 그를 부르십니다. 

 

“나를 따라라.”(마태오 복음 9장 9절) 

 

세리 마태오의 제자단 입적 사건으로 인한 제자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제자들 사이에 이런 수근거림도 분명이 있었을 것입니다.

아니, 우리 스승님 해도 해도 너무하신 것 아냐?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세리가 사도가 되다니...그가 우리 동료가 되다니...적어도 이건 아니지 않은가? 

 

평소 배배꼬인 시선으로 예수님과 제자들을 바라보던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의 비아냥을 더 심했습니다.

정말이지 저 집단은 웃기는 집단이로군. 인간말종 세리를 핵심 멤버로 발탁하다니, 저 집단 미래가 불을 보듯 뻔하군. 

 

이런 분위기 속에서 던지는 예수님의 촌철살인의 말씀이 죄인인 오늘 우리 모두에게 얼마나 큰 위로요 희망이 되는지 모릅니다.

참으로 관대하고 너그러운 주님, 정녕 좋으신 주님이 아닐 수 없습니다. 

 

“튼튼한 이들에게는 의사가 필요하지 않으나 병든 이들에게는 필요하다.

너희는 가서 ‘내가 바라는 것은 희생 제물이 아니라 자비다.’하신 말씀이 무슨 뜻인지 배워라.

사실 나는 의인이 아니라 죄인을 부르러 왔다.”(마태오 복음 9장 12~13절)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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