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카 6,1-5
그 어떤 형식이나 틀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예수님!
한 사람의 그릇된 행동이나 사회적 일탈 행위 앞에 법 집행은 엄정해야 마땅합니다.
때로 구금되어 수사를 받기도 합니다.
재판을 받아 톡톡한 대가를 치르기도 합니다.
그러나 정상 참작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오랜 세월 동안 지속적인 가정 폭력에 시달리던 부인이 참다 참다 폭발한 경우라든지, 극심한 가난이나 오랜 병수발로 인해 야기된 사건 등등.
언젠가 굶주리는 자녀들을 보다 못한 젊은 엄마가 대형 마트에서 식자재를 몰래 가져 나오다가 들킨 일이 있었는데, 소문을 전해 들은 지역 주민들의 선처 호소가 이어졌고, 그 가정을 돕기 위한 모금 운동이 벌어진 적이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위법행위를 습관적으로 저질러서는 안 되겠습니다.
공동선을 위해 제정된 가장 기본적인 규칙이나 법에 대한 철저한 준수는 아주 중요한 것입니다.
그러나 한 인간이 처한 극도로 고통스러운 상황 앞에 관대하고 너그러운 마음을 지니는 것은
동시대를 살아가는 동료 인간으로서 지녀야 할 가장 기본적인 태도입니다.
사실 유다인들이 목숨처럼 소중히 여기는 안식일 법이 제정된 근본적인 이유는 사람을 위한 것이었습니다.
사람을 살리기 위한 법, 사람의 영적 육적 건강을 위한 법, 사람을 사람답게 살도록 만든 법이었습니다.
그러나 안식일 법 규정이 점점 불어나고, 가지를 치고, 세분화되면서, 나중에는 사람을 위한 안식일 법이 사람을 힘들게 하는 법, 사람을 꼼짝달싹 못 하게 옭아매는 법이 되고 말았습니다.
안식일 규정의, 정신에 따르면, 안식일 당일날, 주중 계속된 과중한 업무에서 손에 떼고, 몸과 마음을 편히 쉬면서, 하느님을 찬양하고 감사드리는 더없이 좋은 것입니다.
원한다면 강변길을 따라 마음 편히 산책을 하거나, 좋아하는 운동도 원 없이 하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사랑하는 가족들과 함께 시장도 보고 요리도 해서 나눠 먹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들의 그 잘난 안식일 규정에는 그 모든 것들이 다 금지되어 있습니다.
몇 걸음 이상 걸으면 절대 안 됩니다.
운동을 물론 절대 금지입니다.
요리를 한다거나 텃밭을 가꾸는 것도 안됩니다.
그저 하루 온종일 대리석으로 된 석상처럼 가만히 있어야만 했습니다.
이게 무슨 법이며, 무슨 웃기는 짬뽕입니까?
예수님께서는 너무나 비인간적이고 형식적인 안식일 규정을 보란 듯이 산산조각 내십니다.
그 결과 예수님께서는 유다인들의 반대 받는 표적이 되십니다.
이처럼 예수님께서는 참으로 그 어떤 형식이나 틀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분이십니다.
갖은 법이나 규정에 앞서 한 인간 존재를 더 중요시 여기시는 분이십니다.
당신 앞에 서 있는 한 인간 존재가 이런저런 규정에 매여 힘겹게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자유롭게, 충만히 살아가는 것을 원하십니다.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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