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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8월 30일 _ 전삼용 요셉 신부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3-08-30 조회수 : 660

마태오 23,27-32 
 
“당신의 조상은 누구입니까?”라고 물을 때 우리의 대답은?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바리사이들과 율법학자들의 위선을 꼬집으십니다.
겉으로는 회칠한 무덤처럼 깨끗하지만, 속은 죽은 이들의 뼈와 온갖 더러운 것으로 가득 찼다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그들을 그렇게 판단하시는 이유는 예언자들을 죽였던 이들을 자신들의 조상으로 인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우리가 조상들 시대에 살았더라면 예언자들을 죽이는 일에 가담하지 않았을 것이다”라고 말합니다.  
 
비록 조상이기는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으려고 하면 되는 것 아닐까요?
그러나 예수님은 조상들이 한 행위에서 벗어날 수 없음을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너희 조상들이 시작한 짓을 마저 하여라.” 
 
예수님은 인간의 힘으로 조상의 전통 방식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여기십니다.
조상은 곧 우리 본성이기 때문입니다. 
전갈이 개구리와 함께 살고 싶었지만, 결국 자신이 전갈이라는 사실을 잊지 못하여 개구리도 죽이고 자신도 죽는다는 동화가 있습니다.
자신이 전갈이었다는 믿음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결국엔 전갈의 본성이 나옵니다.
우리도 인간이라는 본성을 완전히 잊지 않으면 언젠가는 인간의 본성이 나타나게 될 것입니다.  
 
우리는 ‘원탁의 기사’로 유명한 아서 왕에 대한 전설을 많이 들었습니다.
아서 왕의 전설은 돌에서 검 엑스칼리버를 뽑은 후 자신이 영국 왕위 계승자임을 알게 된 어린 소년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자신의 혈통을 깨달은 아서는 왕의 역할을 맡아 원탁의 기사단을 결성하고 이 땅에 정의를 가져오려고 노력합니다. 
 
이것을 극화하여 영화로 만든 것이 ‘킹 아서: 검의 전설’(2017)입니다.
아서의 아버지는 한 왕국의 왕이었지만, 동생에 의해 살해당합니다.
그는 전설의 검 엑스칼리버를 빼앗기지 않기 위해 자신이 돌이 되어 자신의 등에 칼을 꽂아 죽습니다.
나중에 자신의 혈통만이 그 검을 뺄 수 있게 한 것입니다.  
 
어렴풋한 기억으로 천하게 자란 아서는 우연히 그 칼을 뽑을 기회가 생겼고 사람들 앞에서 그가 진정한 왕족임이 증명됩니다.
하지만 어린 아서는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이기를
거부합니다.
그러나 이 때문에 자기 친구들이 죽어가는 것을 볼 수 없어서 검을 다시 집어 듭니다.
그러자 검에서 큰 힘이 나와 자기 부모를 죽인 왕을 이기고 새로운 왕이 된다는 내용입니다.  
 
영화 슈퍼맨도 그렇고 듄이라는 영화화된 소설도 같은 내용입니다.
모두가 자신의 혈통을 새롭게 깨닫고 새로운 소명과 완전히 다른 삶을 살게 된다는 내용입니다.
우리는 조상의 전통적인 삶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그것이 믿음이 되고 그 믿음이 나의 본성을 형성하기 때문입니다.  
 
구약의 모세는 자신의 혈통에 대한 믿음으로 삶이 완전히 변화된 대표적인 성서의 인물입니다.
우리는 끊임없이 그리스도와 한 몸이 된 새로운 존재임을 믿고, 인간이었음을 잊어야 합니다.
그 길만이 조상의 죄에서 벗어나 하늘의 백성이 될 수 있습니다.
주님께서는 우리에게 조상을 바꾸도록 초대하고 계십니다.
우리의 조상은 교회이고 그 시조는 그리스도와 성모님이십니다.  
 
단군신화에 따르면 우리는 곰의 후손들입니다. 잘 참아낼 줄 알았던 곰이 결국 인간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인간의 후손이 되었습니다.
만약 자신을 곰의 후손으로 여긴다면 곰처럼 살 것입니다.
그러나 곰의 본성을 벗고 인간의 본성을 입었기에 우리는 곰을 닮지 않습니다.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그리스도를 통해 새롭게 창조된 교회의 백성입니다.
우리 조상은 교회의 선조들입니다.
성인들이십니다. 그래서 우리 조상이 세속의 사람이냐, 교회이냐에 따라 우리 삶이 결정됩니다. 
 
이는 우리 힘으로 바꿀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조상이 운명을 결정합니다.
왜냐하면 누구나 자기 조상의 운명대로 살 것이라 믿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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