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태오 14,22-33
악과 어둠과 죽음의 정복자 예수 그리스도
이스라엘은 좁은 국토면적을 가진 소국이지만 아주 다양한 지형과 기후를 가진 나라입니다.
이스라엘은 서쪽의 지중해라는 큰 바다와 동쪽의 거대한 사막 사이에 끼어있는데 그래서 ‘사이의 땅’이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뿐만 아니라 이스라엘은 아열대성 기후와 지중해성 기후가 교차하는 독특한 기후 조건을 지니고 있습니다.
지리적으로도 고산지대가 있는가 하면 바다 수면보다 수백 미터나 낮은 지역들이 있어 지역적으로 다양한 기후를 갖고 있지요.
고산지대인 예루살렘은 꽤 쌀쌀하지만, 저지대인 사해 부근은 혹독한 더위를 견뎌내야 합니다.
메마른 유다 광야에는 풀 한 포기 찾기 힘들지만, 해안가나 갈릴래아 호숫가는 푸르고 온난합니다.
갈릴래아 호수 역시 이런 독특한 지리와 기후의 영향을 받아 자주 특별한 모습을 보입니다.
평소 잔잔하다가도 갑자기 깜짝 놀랄 정도의 풍랑이 일기 시작합니다.
멀리 헤르몬 산으로부터 내려오는 찬바람과 아라비아 사막으로부터 불어오는 뜨거운 바람이
갈릴래아 호수 상공에서 부딪치기라도 하면 심한 기류의 이동이 발생해 마치 바다처럼 높은 파도가 일렁거립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갈릴래아 호수라고 하지 않고 바다라고까지 칭할 정도였습니다.
군중을 해산시킨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을 호수 건너편으로 먼저 보내십니다.
그리고 자신은 기도하러 산으로 올라가십니다.
육로로 가기는 너무나 먼 길이었기에 제자들은 갈릴래아 호수를 가로지르는 배에 승선합니다.
하필 제자들이 배에 오르자마자 악천후가 시작되고 맙니다.
제자들의 고초는 이루 말로 다 표현하지 못할 정도였습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배에 태워 보낸 시간은 오후 4~5시였습니다.
그런데 제자들은 새벽녘까지 호수 한가운데서 헤매고 있었으니 적어도 10시간 가까이 탈진할 정도로 노를 저었던 것입니다.
제자들이 얼마나 육체적 정신적으로 탈진했으면 새벽녘에 물 위를 걸어 자신들 가까이 다가오시는
예수님을 향해 “유령이다!”라며 소리까지 질러댔습니다.
이는 바로 예수님과 제자 공동체의 단절이 가져온 결과입니다.
제자들은 아직도 스승 예수님에 대한 정확한 정체 파악이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그분이 바로 메시아라는 확신에 도달하지 못함으로 인한 결과입니다.
아직도 스승을 향한 제자들의 믿음이 확고하지 못함으로 인한 결과입니다.
우리 각자 역시 갖은 역풍과 맞서면서 인생이란 갈릴래아 호수를 건너가고 있습니다.
때로 그 역풍이 너무나 커서 삶 전체가 흔들리기도 합니다.
때로 지레 겁을 먹기도 합니다.
파선될 것 같은 기분에 다 포기하고 바다속으로 뛰어들기도 합니다.
그러나 주님이 내 인생의 조각배 위로 올라오시면 아무리 큰 풍랑이라도 순식간에 잔잔해질 것이기에 무조건 참고 견디는 일이 중요합니다.
어두운 밤 갈릴래아 호수 위에서 있었던 예수님의 현현은 큰 의미를 지닙니다.
유다 문학 안에서 깊은 물은 악의 세력으로 여겨집니다.
예수님은 악과 어둠과 죽음의 정복자로 소개되고 있습니다.
동시에 생명의 부여자로 자리매김하고 계십니다.
예수님께서는 바다의 물결을 당신 발아래 두십니다.
그분의 옥좌는 광란하는 파도보다 높이 세워져 있습니다.
그분은 거센 역풍을 다스리실 능력의 소유자이십니다.
당신의 현존으로 인해 제자들의 근심과 두려움을 사라지게 하고 보호와 축복을 약속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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