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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8월 12일 _ 전삼용 요셉 신부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3-08-12 조회수 : 437

마태오 17,14ㄴ-20 
 
사랑이 사람을 바꾼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조각가 피그말리온은 자기가 만든 아름다운 여인상과 사랑에 빠집니다.
그는 실물 크기의 그 여인상에 갈라테이 (Galatea)라는 이름을 붙이고 끔찍이 사랑했습니다.
날마다 꽃을 바쳤고, 보듬고 어루만졌습니다. 
 
그러는 사이 소망이 생겼습니다. 
조각이 사람이었으면 하는 꿈을 꾸게 된 것입니다.
그는 소원을 비는 축제일에 미(美)의 여신 아프로디테 신전을 찾았습니다.
그리고 조각상의 여인을 아내로 맞이하게 해 달라고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그러자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여인상이 숨을 쉬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가 여인상에 키스를 하자 여인이 된 갈라테이아는 부드럽게 피그말리온을 향해 몸을 굽혀 왔습니다. 
 
그 후로 강한 바람이나 염원은 기적을 일으킨다는 의미로 "피그말리온 효과(Pygmalion Effect)"라는 말이 생겼습니다. 
 
저도 사제가 되어야하나, 말아야 하나 생각 중일 때 해답을 찾기 위해 성당의 성모님께 청할 때 성모상이 살아계신 분처럼 보인 적이 있었는데,
그렇게 절실하게 답을 청하니까 성모님이 그렇게 응답해 주셨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후로 저는 정말로 성모님께서 저를 이끌어 주고 계심을 꾸준히 느껴왔습니다.
만약 조각에 마음이 있다면, 그 조각의 입장에선 자신을 지독히도 사랑하는 조각가에게 그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여 미안한 마음이 들 것입니다. 
 
어떤 사람이 나를 사랑한다고 느끼면 그 사랑에 부응해야겠다는 마음이 생기는 것은 인지상정인가 봅니다. 
부모나 선생님, 상사나 동료가 나를 존중하고 나에게 기대하는 것이 있으면 기대에 부응하는 쪽으로 변하려고 노력하여 그렇게 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소위 카사노바들의 ‘작업의 기술’ 중 하나라는데,
내가 상대를 좋아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 주는 것입니다.
만약 이렇게 누군가 자기를 좋아한다고 믿게 되면 왠지 그 순간부터 전혀 이상형이 아닌데도 그 사람이 점점 좋아지는 현상을 경험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입니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나의 사랑을 느끼게 하여 그 사랑과 기대에 부응하고자 하는 마음이 일어나게 해야 하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제자들이 고치지 못한 마귀 들린 아이를 고치십니다.
제자들은 자신들은 왜 할 수 없었는지를 묻습니다. 
예수님은 간단하게 대답하십니다. 
“너희의 믿음이 약한 탓이다.” 
 
그런데 사실 기적은 행하는 쪽의 믿음만 가지고는 일어나지 않습니다.
그 받는 사람의 믿음도 바탕이 되어야합니다.
예수님도 사실 당신 고향 나자렛에서는 그들이 믿음이 부족하기에 많은 기적을 행하실 수 없으셨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기적은 상대방이 그 기적의 힘을 받아주어야 하는데, 그래도 예수님의 기적의 힘이 크실 수 있는 이유는 그만큼 대상자를 사랑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저도 누구를 위해 무언가를 청할 땐, 완전한 사랑으로 하지는 못합니다.
여전히 그 사람은 그 사람이고 나는 나라는 이기적인 자아가 자리 잡고 있기 때문입니다. 
‘고쳐지면 좋은 거고, 안 고쳐지면 할 수 없고...’ 
 
그러나 예수님은 당신의 바람이 상대의 마음을 움직일 만큼 커다란 사랑을 지니고 계십니다. 
‘나는 너를 사랑한다. 내가 아니면 너를 고쳐줄 사람이 아무도 없다.
내가 이만큼 원하면 너도 반드시 고쳐지기를 원할 것이다.’ 
 
이렇게 차가운 돌덩이도 감동시킬 수 있는 그런 사랑이 기적을 일으키는 것입니다.
우리가 사람을 변하게 하기 위해서 나무라거나 비판하기 이전에, 사람은 사랑으로만 변화될 수 있음을 믿어야겠습니다. 
 
믿음이 약하다는 말은 나의 사랑이 완전하다면
돌덩이도 사람으로 변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을 믿지 못한다는 뜻입니다. 
 
상대가 변하지 않는다고 탓하지 말고, 나의 사랑과 믿음이 불완전함을 탓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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