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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8월 11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3-08-11 조회수 : 379

날씨만 좋으면, 매일 새벽 일어나 먼저 기도한 뒤에 곧바로 운동하러 나갑니다. 운동하러 나가면서 “아싸~ 운동하러 간다.”라면서 신나게 밖으로 나갈 것 같지만, 새벽 운동을 한다는 것이 그렇게 쉽지는 않습니다. 날씨도 별로 안 좋은 것 같기도 하고, 이 새벽에 다른 것을 하고 싶기도 하고, ‘낮에 자전거 타면 안 될까?’ 등의 유혹이 계속 몰려옵니다. 하지만 싫은 일을 먼저 해야 다른 일도 할 수 있음을 잘 알기에 억지로라도 자전거를 끌고 밖으로 나갑니다.

처음 30분까지는 힘만 들고 재미없습니다. 그러나 30분 이상을 타다 보면 저도 모르는 사이에 피로감이 사라지고 새로운 힘이 생긴다는 것을 발견합니다. 아마 운동하시는 분들은 이 과정을 잘 아실 것입니다. 이를 ‘러너스 하이’라고 합니다. 보통 심박수가 1분에 120회 이상 되면서 느끼게 되는 쾌감입니다. ‘러너스 하이’라는 쾌감에 도달하면 새로운 힘이 생기면서 더 큰 즐거움과 기쁨을 갖게 됩니다. 이 쾌감을 얻게 되는 이유는 힘들게 달려온 과정 때문입니다.

우리 삶도 비슷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즉, 힘들게 달려온 과정을 통해서 ‘러너스 하이’와 같은 또 다른 기쁨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힘든 과정은 경험하기 싫고 대신 모든 문제가 사라지는 새로운 힘만 얻기를 원합니다.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을까요? 과정 없이 결과를 얻을 수 없듯이 힘든 과정을 거쳐야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고통과 시련을 주신 주님을 원망하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대신 그 이후에 있을 ‘러너스 하이’를 기대하며, 지금 할 수 있는 최선을 계속해서 찾아야 합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얻을 수 없지만, 무엇인가라도 한다면 여기에 맞는 결과를 분명히 얻을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분명히 말씀하십니다.

“누구든지 내 뒤를 따라오려면, 자신을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

십자가가 예수님의 부활 이후 영광의 십자가로 바뀌었지만, 그 영광으로 넘어가기 위해서는 수난과 죽음이라는 커다란 고통이 있어야 했습니다. 십자가가 곧바로 영광만을 가져다주는 것은 아니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십자가를 져야 한다는 것은 이에 따른 고통과 시련을 부정해서는 안 되는 것이지요. 실제로 예수님께서 그 모범을 당신의 십자가를 통해 보여주셨습니다. 그리고 우리에게도 십자가를 지고 당신을 따라야 함을 명령하시는 것입니다.

고통과 시련의 크기가 너무 커서 죽을 것만 같습니다. 그래서 피하고만 싶습니다. 남들도 피하고 싶어 하는 그 길을 내가 특별한 사람도 아닌 데 가야 하냐고 따지고만 싶습니다. 그러나 주님 안에서 누리는 행복이 훨씬 크기에 또 우리의 궁극적인 바람은 하느님 나라에 있기에 십자가를 지고서 주님의 길을 따라야 하는 것입니다. 이런 사람만이 영원한 생명이라는 선물을 얻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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