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태오 13,36-43
우리는 반드시 누군가를 낳는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밀과 가라지의 비유를 해설하십니다.
밀은 하느님께서 세상에 뿌린 씨이고 가라지는 사탄이 뿌린 씨입니다.
밀은 하느님 자녀들이며 가라지는 악마의 자녀들입니다.
자녀들은 부모를 모방합니다.
그러니 우리는 각자 하느님을 모방하거나 악마를 모방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물론 사람은 세 부류입니다.
두 부류 중 이리 갔다 저리 갔다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아직 완전히 선택하지 못한 사람들입니다.
이 세상에서부터 가리옷 유다처럼 완전히 악마의 자녀가 되기를 선택한 사람이 있고 세례자 요한처럼 하느님의 자녀가 되기를 선택한 이들이 존재합니다.
내가 어느 쪽에 속한지는 나 자신만을 보아서는 잘 알 수 있습니다.
예수님을 죽이는 이들도 다 하느님을 위해 일한다고 여겼습니다.
더 쉽게 알아볼 방법은 타인에게 어떻게 가르치느냐입니다.
자녀를 보면 어쩔 수 없이 부모를 알 수 있게 됩니다.
나무는 열매를 보고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와가 뱀의 말을 듣고 뱀의 자녀가 되고 나서 한 행동이 무엇일까요? 자기 행동을 아담도 하게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어쩔 수 없습니다.
내가 다른 이들에게 어떤 행동을 하게 하는지를 보면 내가 누구의 자녀인지 명확히 드러납니다.
히틀러는 집착하는 부모에게서 자랐습니다.
특별히 아버지가 그랬습니다.
히틀러의 아버지 알로이스 히틀러는 술을 좋아했고, 권위적이었으면 난폭했습니다.
히틀러의 어머니는 그 집 가정부였으나 결국 알로이스의 세 번째 부인이 됩니다.
아버지는 성적 때문에 허리띠로 히틀러를 때렸고 히틀러는 오기로 그 맞는 숫자를 세기도 하였습니다.
그는 그림을 그리고 싶었으나 아버지에 의해 좌절되었습니다.
억압 때문인지 나중에도 미대에 들어가지 못하고 결국엔 독재자가 되어 그림 수집에 몰두하였습니다.
전쟁에서 이기면 미술품 수집을 위한 특수부대까지 창설하여 가장 먼저 그림을 약탈하였습니다.
유럽 1,000여 곳에서 약탈한 미술품 중 발견된 것만도 500만여 점이 되었고 그것을 본 소유주에게 돌려주는 데도 6년이란 세월이 흘렀습니다.
히틀러의 아버지는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몰랐을 것입니다.
그러나 자신이 어떤 아이를 만들고 있는지를 살폈어야 합니다.
현재 일본에서 미국으로 건너가 메이저리그에서 전설이 되어가는 선수가 있습니다.
오타니 쇼헤이입니다.
키 193cm, 잘생긴 외모, 투수와 타자에서 모두 메이저리그에서 정상을 찍고 있고, 자기 관리에 철저하며, 검소하고, 거기다 인성까지 뛰어납니다.
메이저리그에서도 벌써 10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선수라고 치켜올리고 있습니다.
만찢남(만화를 찢고 나온 남자)이라고 불리는데, 사실 만화에서도 저렇게 완벽한 주인공이 있으면
욕을 먹을 정도입니다.
어디 하나 빠지는 데가 없습니다.
한국과의 경기에서도 이치로처럼 한국을 도발하기보다는 겸손하게 좋은 선수들이 많은 팀이니
방심하면 안 되겠다고 상대도 배려할 줄 아는 인성을 지녔습니다.
싸인을 원하는 사람이 있다면 가진 물건을 다 내려놓고 사인을 해주고 경기장에 담배꽁초나 휴지가 있다면 남이 버린 행운이라고 생각하고 다 줍습니다.
심지어 1루로 나가다가 쓰레기가 있자 그것을 주워 자기 주머니에 넣고 출루하기도 하는 장면이 찍혔습니다.
그렇다면 이제 그의 부모가 어떤 인성을 지녔는지 궁금해집니다.
오타니는 현재 일 년에 800억을 번다고 하는데 어머니에게 매달 100만 원씩 타서 쓰고 그것도 쓰지 않아 매달 저축한다고 합니다.
혹시 우리나라 어떤 연예인들의 부모처럼 그것을 자신을 위해 쓰지 않을까요?
그의 어머니는 아직도 파트타임 알바를 하고 아버지는 공장 근로자입니다.
오래된 시골집을 고쳐드리거나 새로 지어드린다고 해도 마다하고 부모는 자신들이 번 돈으로 살아갑니다.
자녀에게 손을 벌리기 위해 살아온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언제까지 일을 하실 거냐고 어머니에게 물었을 때 어머니는 “너한테 업어달라고 할 수는 없지!”라고 대답했고 아버지도 “아들이 성공했다고 해서,
아들에게 밥 먹여달라고 할 수는 없지!”라고 했습니다.
오타니의 형제들도 오타니의 돈을 전혀 건들지 않고 월세방에서 출발하여 스스로 벌어서 살아간다고 합니다.
일 자체에 대해 소중하게 생각하는 부모님에게서 야구 자체를 사랑하는 오타니라는 열매가 맺히는 것은 너무 당연한 일인 것 같습니다.
우리는 어쩔 수 없이 누군가의 부모가 되는 것 같습니다.
내가 낳아서 세상에 파견하는 것입니다.
그런 사람이 또 다른 사람을 파견하게 될 것입니다.
어떤 사람은 돈과 명예와 쾌락이 행복이라고 가르치고 파견하겠고 어떤 사람은 검소함과 겸손과 절제가 행복이라고 가르칠 것입니다.
입으로 가르치지 않더라도 모범으로 가르칠 것입니다.
저도 길에 떨어진 쓰레기가 남이 버린 행운이라 생각하고 줍는 버릇을 키워보려고 합니다.
성당 안에 떨어진 것들도 줍지 않았던 제가 부끄러워집니다.
세상에 좋은 영향력을 주기 위해 달리는 사람들을 많이 탄생시키는 우리가 됩니다.
내가 어떤지 보면 주관적일 수 있으나 내가 낳는 사람들을 보면 객관적으로 나를 바라볼 수 있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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