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17주일
하늘 나라를 위한 결단
[말씀]
■ 제1독서(1열왕 3,5-6ㄱ.7-12)
기원전 10세기 중엽에 이스라엘을 통치했던 위대한 임금 솔로몬은 권력에 도취하거나 그 남용으로 파멸의 길로 들어설 수도 있었으나, 주님께 지혜를 청하여 백성을 올바르게 통치할 능력을 부여받은 인물이었으며, 이스라엘 백성은 그가 처음부터 설정한 이러한 삶의 방향을 잊지 않고 있었다. 이후 현자들, 곧 이스라엘의 위대한 영성가들은 조상들이 미처 이르지 못했던 길, 예수 그리스도라는 완성에 이르는 길을 향하여 끈기 있게 달려 나가는 가운데 백성들 역시 함께하도록 끊임없이 독려할 것이다.
■ 제2독서(로마 8,28-30)
언제든지 갖가지 어려움 속에서 좌절할 위험을 안고 있는 그리스도교 신자들에게 사도 바오로는 그들이 하느님께서 몸소 마련하신 길을 걷고 있음을 상기시킨다. 이 긴 여정에는 여러 단계, 곧 오랜 준비과정, 부르심, 혼란스러운 현실 등이 뒤섞여 있으나, 지평선 저 멀리 영광이 기다리고 있으며, 그 길의 끝을 향해 서 있는 사람들에게 이 영광은 이미 밝게 빛난다. 그러기에 그리스도교 신자들은 용기를 내어 앞을 향해 열심히 걸어가야 한다.
■ 복음(마태 13,44-52)
예수님은 하늘 나라는 모든 것을 다 바쳐 취할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라고 가르치신다. 정확하게 말해서 전생을 내걸겠다는 결단이 있어야만 하늘 나라에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언젠가 하늘 나라에 들어갈 수 있다는 희망을 갖춘 사람에게 이 지상에서의 고통이나 불행은 감수할 만한 충분한 가치를 지닌다. 고통이나 불행 모두 이미 기쁨으로 채색되어 있기 때문이다.
[새김]
■ 하늘 나라가 싹을 틔우고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필요한 시간이나 인내에 대해서 말할 때 사람들은 흔히 일종의 영적인 무관심에 사로잡히는 경우가 많다. 모든 것이 완성에 이를 수 있도록 그냥 내버려 두거나 바라보기만 하면 된다는 것이다. 신앙인에게 하늘 나라에 대해 갖는 성급한 마음도 문제지만 ‘그냥 이루어지겠거니’하는 생각도 위험하기는 마찬가지이다.
■ 예수님은 이런 생각이나 자세를 경계하신다. 그분은 인간의 둔함과 아울러 발걸음이 더뎌 목적지에 이르기 위해서 큰 노력을 해야 함을 잘 알고 계시다. 사랑과 인내로 인간의 둔함과 더딤을 받아들이신다는 것은 한편 우리를 좋은 방향으로 이끌기 위해서 당신은 바삐 움직이실 것이라는 사실을 내다보게 한다. 이와 같은 마음으로 주님은 우선 당신 제자들에게 즉각적인 발걸음을 보일 것을 요구하신다. 이 발걸음이 긴 시간과 노력을 요구하면 할수록 우리의 결단은 더욱 간절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늘 나라에 이르기 위해서는 신앙의 결단이 요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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