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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7월 25일 _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3-07-25 조회수 : 385

2코린토 4,7-15
마태오 20,20-28 
 
영광의 길은 수치와 모멸의 어두운 골짜기를 무사히 통과한 사람들에게 주어지는 상급입니다! 
 
 
예수님과 24시간 동고동락했던 사도 공동체 역시 구성원 상호간에 분열과 다툼, 시기와 질투가 있었다는 것, 공동체 생활과 인간 관계로 인해 큰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오늘 우리에게 큰 위안으로 다가옵니다. 
 
야고보와 요한 사도의 어머니 인사청탁 사건은
사도 공동체의 미성숙과 불협화음을 가장 단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예라고 볼수 있습니다.  
 
갑작스레 등장한 어머니는 대뜸 예수님 앞에 엎드려 절하며 한 가지 청을 드립니다.
그 어머니는 요즘으로 치면 자식에게 목숨을 거는 극성 엄마, 자식 주변만 맴도는 헬리곱터형 엄마였습니다. 
 
“스승님의 나라에서 저의 이 두 아들이 하나는 스승님의 오른쪽에, 하나는 왼쪽에 앉을 것이라고 말씀해 주십시오.”
(마태오 복음 20장 21절) 
 
노골적인 인사 청탁을 스스럼없이 하고 있는 야고보와 요한 사도, 그리고 그들의 어머니의 모습에 다른 열제자들은 엄청 불쾌해했고, 벼락같이 화를 냈습니다.  
 
“어떻게 저렇게 뻔뻔스러울수가 있지? 그 어머니에 그 아들들이로군!”
그러면서 다른 한편으로 이런 생각을 했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우리 어머니는 대체 뭐하시나?” 
 
예수님의 직제자들의 모임인 사도단이었기에 그저 거룩하고, 화기애애하며, 완전에 가까운 조직이라고 생각했었는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그 안에는 티격태격, 아웅다웅, 우리와 별반 다를 바가 없었습니다. 
 
복음사가들은 사도단의 미성숙으로 인해 벌어진 부끄러운 일들, 감추고 싶었던 흑역사들을 아무런 가감없이 적나라하게 소개하고 있습니다.  
 
오늘만 해도 사도단 안에서도 핵심 인사들이었던 야고보와 요한 사도의 부족함을 조금도 감싸주지 않고 있는 그대로 적고 있습니다. 
 
사도들, 겉으로 보기에 대단해보이지만, 사실 그들도 한 부족하고 미성숙한 인간이었다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정체와 신원에 대해 크게 오해했었고,
그분의 가장 주된 사명에 대해서도 잘못 이해하고 있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시시각각 당신을 향해 다가오고 있는 모욕과 고통에 대해서 생각하고 있었는데,
제자들은 조만간 다가올 현세 왕국에서의 영광을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조금씩 조금씩 골고타 언덕 십자가를 향해 나아가고 계셨는데, 제자들은 예수님께서 세우실 왕국에서 그분께서 나누어주실 물좋은 자리를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아직도 갈길이 먼 제자들이었습니다.
제자들의 생각은 한창 낮은 곳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예수님 벌써 저 위쪽을 바라보고 계시는데, 제자들은 아랫쪽만 눈여겨보고 있었습니다. 
 
영광의 길은 수치와 모멸의 어두운 골짜기를 무사히 통과한 사람들에게 주어지는 상급입니다.
참된 영광의 옥좌에 앉기 위해서는 먼저 고통의 쓴 잔을 비워야만 합니다.
아직도 갈길이 먼 제자들, 영적으로 눈을 뜨지 못한 제자들의 모습이 너무나 안타까웠던 예수님께서 당신의 사명 전체가 요약된 한 말씀을 제자들에게 건네십니다. 
 
“너희 가운데서 첫째가 되려는 이는 너희의 종이 되어야 한다.
사람의 아들도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섬기러 왔고, 또 많은 이들의 몸값으로 자기 목숨을 바치러 왔다.”
(마태오 복음 20장 27~28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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