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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7월 21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3-07-21 조회수 : 317

예전에 방송 프로를 통해 알게 된 책이 있습니다. 책 제목이 아주 재미있습니다.

‘개소리에 대하여’(해리 G.프랭크퍼트)

이 책에서 개소리를 영양가 없이 무작정 내뱉은 어른들의 말이라고 정의합니다. 그러면서 이런 개소리가 어떤 거짓말보다 더 위험하다고 주장합니다. 이런 말입니다.

“이게 다 널 위해서 하는 말이야.”

“자녀는 아직 어려서 잘 몰라.”

“내가 이렇게 된 건 다 당신들 탓이라는 거 인정하지?”

나이가 들면 들수록 자기 욕망을 솔직하면서도 품위 있게 말해야 한다고 하지요. 그러나 그 반대가 될 때가 참 많습니다. 자기 욕망을 꼭꼭 숨기려고만 합니다. 그럴싸한 말을 하고 있지만, 자기를 드러내려는 말뿐입니다. 결국 위와 같은 개소리를 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런 개소리를 통해 자신이 얻게 되는 것이 무엇일까요? 오히려 사람과의 관계가 자연스럽게 끊어지고 맙니다. 서로가 상처가 되는 말이기 때문입니다.

주님께서는 겸손을 늘 강조하셨습니다. 맨 앞자리가 아닌 맨 끝자리를, 섬김을 받는 것이 아닌 섬기는 삶을 살라고 하셨습니다. 그래야 ‘개소리’보다 진정한 사랑이 담긴 말을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사랑의 말로 주님께서 강조하신 사랑의 공동체를 이룰 수 있습니다.

바리사이들이 밀밭 사이를 지나가던 중에 제자들이 밀 이삭을 뜯어 먹는 것을 가지고서 이렇게 말합니다.

“보십시오, 선생님의 제자들이 안식일에 해서는 안 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사실 안식일에 걷는 행위도 금지되어 있습니다. 물론 가벼운 산책 정도는 할 수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1km 이상을 걸으면 율법을 어긴 것이 됩니다. 그래서 밀밭 사이를 걸었다는 것을 고발하는 줄 알았지만, 밀 이삭을 뜯어 먹었다고 항의합니다. 율법을 확대하여 해석하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밀 두 이삭 이상을 따면 추수가 되고, 손으로 이삭을 비볐다고 타작하는 것으로 본 것입니다.

자기들은 옳고 예수님은 틀렸다는 것을 드러내기 위해, 율법을 확대해석했던 것입니다. 위에서 말했듯이, 바리사이들의 이 말들은 분명히 ‘개소리’가 됩니다. 자기를 드러내려는 ‘개소리’입니다. 율법은 하느님의 법으로 사람을 잘 살게 하려는 것이지, 율법으로 사람을 괴롭히려는 것이 아닙니다. 더군다나 지금 안식일의 주인이신 주님께서 함께하시는데 어떻게 이런 ‘개소리’를 남발할 수 있습니까?

우리도 ‘개소리’를 하지 말아야 합니다. 상처와 아픔을 주는 말이 아닌, 희망과 기쁨을 가져다줄 수 있는 말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주님과 대립하지 않고, 함께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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