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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7월 13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3-07-13 조회수 : 320
‘행복의 기원’을 쓴 서인국 교수는 자신의 책에서 행복을 이렇게 말합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음식을 먹는 것.”

너무 간단한 것이 아닌가 싶지만, 행복임이 분명합니다. 좋은 사람과 함께 있는 것도 행복인데, 여기에 음식까지 같이 먹게 되는데 어떻게 행복이 아니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이렇게 생각해보면 행복이 아닌 것이 있을까 싶습니다. 문제는 행복을 다른 곳에서만 찾고 있기 때문입니다. 일상 안에서 쉽게 누릴 수 있는 행복은 당연히 가져야 할 삶으로 생각하고, 특별한 상황으로 얻게 될 것만이 진짜 행복이라고 착각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행복은 크기가 아니라 빈도’라는 어느 학자의 말이 떠올려집니다. 크기만을 생각하는 행복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자그마한 행복의 반복이 진정으로 우리를 행복하게 해줍니다.

매 순간이 행복의 통로입니다. 내가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해서 불행하다고 말할 것이 아니라, 자기가 체험하는 모든 것이 행복임을 느낄 수 있어야 합니다. 행복을 누리는 사람만이 어떤 상황도 슬기롭게 이겨내게 됩니다.

주님께서는 우리에게 이렇게 행복을 주셨습니다. 행복이라는 것을 돈 받고 판 것이 아니었습니다. 물물교환하듯이 우리의 마음을 받고 행복을 주신 것도 아닙니다. 아무런 대가도 없이 그냥 공짜로 행복을 주셨습니다. 늘 함께하시면서 행복의 삶을 계속 누릴 수 있도록 해주셨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이 주님께서 주시는 행복을 거저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남들에게는 거저 주지 않습니다. 보상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며, 자기가 받을 것의 크기를 재면서 남에게 줄 행복을 줄여 나가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사도들을 세상에 파견하면서, ‘하늘 나라가 가까이 왔다.’ 하고 선포하라고 하십니다. 그리고 병자들을 고쳐 주고, 마귀를 쫓아내면서, 하늘 나라의 기쁜 소식을 사람들이 체험할 수 있도록 하라고 명령하십니다. 아주 중요한 일입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이렇게 중요한 일을 할 제자들에게 아무것도 주지 않으십니다.

전대에 금도 은도 구리 돈도 지니지 말라고 하셨고, 여행 보따리도 여벌 옷도 신발도 지팡이도 지니지 말라고 하십니다. 하늘 나라에 관한 일은 세상의 가치로 따질 수 없기 때문입니다. 오로지 하느님의 사랑 안에서만 이루어질 수 있는 일입니다. 그래서 세상의 것을 가지고 하느님의 일을 할 수 없었던 것입니다.

하느님의 일은 세상의 것을 가지고 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오로지 하느님의 뜻이 담긴 사랑으로만 할 수 있었습니다. 하느님께 공짜로 받았으니, 공짜로 사람들에게 전할 수 있는 사랑으로 하느님의 일에 동참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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