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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7월 10일 _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3-07-10 조회수 : 348

돌아보니 죽은 회당장의 딸이 바로 저였습니다! 
 
 
치유면 치유, 소생이면 소생이 동시다발적으로 이루어지는 그야말로 예수님 공생활의 절정기가
오늘 복음에 소개되고 있습니다. 
 
이미 목숨이 끊어진 회당장의 딸을 향해 걸어가시는 예수님을 보고, 사람들은 비웃었지만, 예수님께서는 말씀 한 마디로 완전 절명한 그녀를 소생시키셨습니다. 
 
예수님께서 행하시는 기적을 묵상하면서 드는 한 가지 생각입니다. 치유사화, 소생사화가 오늘 우리에게 건네는 궁극적인 가르침은 과연 무엇일까요? 
 
예수님의 권능으로 소생된 회당장의 딸은 물론 생명과 젊음과 건강을 되찾았습니다.
그리고 얼마간인지는 모르지만 남아있는 생애를 감사하며 살았습니다. 
 
그러나 3~40년 세월이 흐른 후 그녀는 또다시 죽음 앞에 직면하게 되었습니다.
다시 말해서 소생이 무한 반복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이 세상에서의 소생보다는 영원한 주님 나라에서의 영생에 더 큰 방점을 찍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소생사화가 우리에게 건네는 진정한 의미는 이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부활하시어 삶과 죽음을 지배하시는 주님이 되셨습니다.
우리 인간 존재는 필멸(必滅)의 존재이지만, 예수님을 주님으로 고백할 때, 죽음을 넘어 영원한 삶을 살수 있습니다. 
 
오늘 복음을 묵상하면서 곰곰히 생각해보니, 열두 해 동안 혈루증을 앓은 여인은 바로 저였습니다.
근원적 결핍과 모남과 나약함으로 인해 틈만 나면 여기저기 상처입고 영혼의 피를 흘리던 저였습니다.
피투성이 인생에도 불구하고 그 잘난 자존심 때문에 혈루증 여인처럼 솔직하고 용기 있게 주님께 매달리지 못하는 제가 더 심각한 중증의 환자였습니다. 
 
어떻게서든 혈루증 여인처럼 용기를 내야겠습니다.
주님 옷자락 술에 내 손길만 닿으면 반드시 회복되리라는 간절한 믿음을 지니고, 주님을 향해 손을
뻗어야겠습니다. 
 
돌아보니 죽은 회당장의 딸이 바로 저였습니다.
육신은 버젓이 살아있지만 영혼이 죽어버린 상태로, 허깨비처럼, 좀비처럼 흐느적 흐느적 그렇게 살아왔습니다. 
 
어둡고 깊은 동굴 속에 잔뜩 웅크리고 앉아, 숨만 겨우 쉬고 있지, 진정으로 살아있지 못한 삶을
마지못해 연명해왔습니다. 
 
다시금 용기를 내야겠습니다.
주님 손길에 온전히 의탁함을 통해, 그분께서 내 안에 굳건히 현존하시고, 나를 온전히 차지하게 하시게 되도록 청해야겠습니다. 
 
내 안에서 나는 점점 사라지고 주님께서는 점점 더 커지시는, 그래서 잠시라도 참된 삶을 살 수 있도록 나를 완전히 비워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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