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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6월 14일 _ 전삼용 요셉 신부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3-06-14 조회수 : 554

행복하면 죄 짓지 못한다 

 

 

계명을 지킴은 구원의 길입니다.

계명은 그리스도를 통해서만 지켜질 수 있습니다.

그 계명은 이웃사랑입니다.

이웃을 사랑하기 위해서는 하느님을 사랑해야 합니다. 

 

하느님을 사랑하게 되면 어떻게 될까요? 행복합니다.

오늘 복음에서는 아주 작은 계명이라도 어기지 말고 지키라고 합니다.

눈빛 하나까지 사랑이 되라고 하시는 말씀입니다. 그러면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됩니다.

그런데 빛과 소금이 되려면 행복해야 합니다. 

 

오늘 복음이 행복 선언에서 비롯되었음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행복하여지려면 그리스도가 되어야 합니다.

그리스도가 되었다는 자존감만큼 행복합니다.

우리는 그리스도가 되어가는 도정에 있습니다.  

 

왜 행복하면 죄를 짓지 못할까요? 모든 죄는 ‘불만’으로부터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불만족하니까 만족하지 못하는 탓을 남에게 하고 허락되지 않은 것으로 그 불만족을 채우려 합니다.

그것이 죄가 됩니다.

결국 그 죄는 양심의 가책을 일으키고 더 큰 죄의 나락으로 떨어뜨립니다.  

 

그렇다면 불만족은 어디서 나올까요? 사랑받지 못해서 나옵니다.

불만족은 더 바랄 수 있는 존재인데 그만큼 채워지지 않는 것에서 생기는 감정입니다.

그래서 내면의 뱀은 자꾸 인정받지 못하는 자신을 세상 것으로 채우라고 명령합니다.

돈과 명예와 쾌락으로.

하지만 그 과정에서 나는 모기가 되고 내 주위의 사람들이 다 떠나 버립니다.  

 

우리는 사실 무엇을 더 갖지 못해서 불만이기보다는 그것을 가져서 더 높은 수준의 존재가 될 수 있는데 그렇지 못한 것이 불만입니다.

그러니 가장 높은 존재가 되면 그러한 불만이 사라지고 그러면 죄를 짓지 않게 됩니다.

그리고 자신처럼 믿지 못하는 이들에게 연민이 느껴져 사랑할 수 있는 존재가 됩니다.  

 

영화 ‘시민 케인’(1941)의 줄거리입니다.

영화는 막대한 부를 지닌 신문왕 찰스 포스터 케인의 사망 소식으로 시작됩니다.

그는 죽으며 “로즈버드”(Rosebud)란 마지막 유언을 합니다.

케인을 이해하기 위해 기자 제리 톰슨은 로즈버드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찾고자 합니다.  

 

케인은 가난한 시골에서 태어나 눈사람을 만들고 썰매를 타고 노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그러다 어머니는 엄청난 금광을 발견하여 큰 부자가 됩니다.

어머니는 무식하고 아이만 학대하는 아버지 옆에서는 아이를 올바로 키울 수 없다고 보고 아이를 부유한 은행가에게 보냅니다.

아이가 성인이 되면 자기 유산을 물려주기로 합니다.

아이는 반항하지만, 어머니의 결정은 꺾을 수 없습니다.  

 

성인이 된 케인은 막대한 부로 다른 사업을 할 수 있음에도 작은 신문사를 인수하여 몇 년간 많은 적자를 냅니다.

하지만 그는 겁내지 않습니다.

나중에야 언론을 통해 자신을 인정받으려는 노력이었음을 알게 됩니다. 

 

그는 공격적 스타일 경영으로 결국엔 뉴욕의 모든 언론을 장악합니다. 

여기서 케인의 신문에 대한 집착은 누군가가 자신의 목소리를 들어주지 않았던 것에 대한 물만을 상징합니다. 

하지만 그것으로 성이 차지 않습니다.

그는 정치에 도전하기로 합니다.

그래서 대통령의 조카인 에밀리 노튼과 결혼합니다. 

이로써 선거에서 그의 당선이 유력했지만, 그는 젊은 가수 수잔과 불륜을 저지릅니다.

그렇게 이혼당하고 선거에서 낙마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동안 함께 했던 언론사 친구들도 다 떠나갑니다.

여기서 권력에 대한 집착은 아무 힘 없이 남의 집에서 살아야 했던 상황에 대한 불만의 상징입니다.  

 

케인은 수잔과 결혼하고 그녀를 위해 오페라 하우스를 지어줍니다.

그녀는 가수지만 노래를 썩 잘하지 못합니다.

오직 케인만 그녀의 노래를 좋아합니다.

하지만 수잔은 자기 능력으로 사람들을 만족시키지 못하는 것에 좌절하여 자살 시도를 합니다.

케인은 자신이 이렇게까지 해주는 데 죽으려고 한 것을 이해할 수 없습니다. 

 

여기서 자신을 위해 노래를 불러주는 한 여인에 대한 집착은 나만을 사랑해줄 단 한 사람도 없었음에 대한 불만의 상징입니다.  

 

케인은 부와 권력을 이용하여 거대한 부동산 소유주가 되고 자신만의 성을 건설합니다.

그 성에서 수잔과 단둘이 삽니다.

젊은 수잔은 그 무료함을 견딜 수 없어 케인을 떠납니다.

케인은 이제 아무것도 남지 않았습니다.

그저 눈 내리는 풍경이 있는 구슬을 떨어뜨리며

‘로즈버드’만을 외칠 뿐입니다. 

여기서 부동산과 커다란 집에 대한 집착은 자기만의 세상을 구축할 시간이 없었던 것에 대한 불만의 상징입니다.  

 

기자는 여기까지 케인의 삶을 취재하고 모든 것을 가졌지만 또 모든 것을 잃은 케인에게 로즈버드가 어떤 의미인지 찾아내지 못합니다.

영화는 마지막으로 케인의 예술품들을 감정하는 사람들이 쓸모없는 것들을 태워버리는데 케인이 어렸을 적 타던 썰매에 ‘로즈버드’라는 이름이 적혀 있는 것을 보여줍니다.  

 

케인이 평생 그리워했던 것은 어린 시절에 잃어버린 부모의 사랑과 따뜻함이었습니다.

부모는 케인을 더 큰 부자로 만들려 했습니다.

그리고 사랑을 쏟아주어야 할 의무를 하지 않았습니다.

케인은 그 공허감에 많은 것으로 자신을 채우려 했지만, 결국 세상 어떤 것으로도 그것을 채울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 자신을 사랑하는 많은 사람에게 상처를 입히고 죄를 짓게 되었습니다.

이런 모든 죄는 부모에게 인정받았으면 없었을 것들이었습니다.  

 

돈을 바라고 쾌락을 바라고 명예를 바라는 마음은 그것을 통해 궁극적으로 자기 존재 가치를 인정받으려는 노력입니다.

아무리 그런 것들을 많이 가져도 충분히 인정받지 못한다고 느끼면 영원히 배고플 수밖에 없고 그러면 타락의 길로 들어섭니다.

반칙을 써서 불만을 채우려 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죄이고 이것이 사랑을 할 수 없는 존재가 되게 만듭니다.  

 

결국 죄를 이기는 길은 나의 존재 가치를 높이는 일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나를 사랑해주는 사랑만이 채워줄 수 있습니다.

나의 존재 가치는 ‘믿음’입니다. 

 

자존감은 믿음입니다.

믿음은 사랑에서 생깁니다.

부모의 사랑은 자녀가 귀한 존재임을 믿게 만듭니다.

사랑받은 아이는 세상 것들을 통해 인정받으려 할 필요가 없어집니다.

죄에서 멀어집니다.  

 

개 밥그릇이 안 되려면 누군가 보물에 맞는 가치를 쳐 주저야 합니다.

하느님은 그리스도를 통해 우리 가치가 하느님이라고 말씀해 주십니다.

성체를 영하고 믿기만 하면 됩니다.

그러면 불만족이 사라지고 그러면 죄를 짓지 않고

완전한 사랑이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그리스도께서 죄를 없애시는 분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그리스도는 우리가 희망할 수 있는 최고의 존재가 되었음을 믿게 하십니다.

그러면 불만이 없어지고 행복합니다.

그 행복이 아주 작은 계명까지도 지키게 할 것입니다.

죄는 행복하지 않기에 짓는 것입니다. 

 

 

(수원교구 전삼용 요셉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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