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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6월 11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3-06-11 조회수 : 368
복음 요한 6,51-58


그때에 예수님께서 유다인들에게 말씀하셨다. 51 “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 있는 빵이다. 누구든지 이 빵을 먹으면 영원히 살 것이다. 내가 줄 빵은 세상에 생명을 주는 나의 살이다.”

52 그러자 “저 사람이 어떻게 자기 살을 우리에게 먹으라고 줄 수 있단 말인가?” 하며, 유다인들 사이에 말다툼이 벌어졌다.

53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사람의 아들의 살을 먹지 않고 그의 피를 마시지 않으면, 너희는 생명을 얻지 못한다. 54 그러나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을 얻고, 나도 마지막 날에 그를 다시 살릴 것이다. 55 내 살은 참된 양식이고 내 피는 참된 음료다. 56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내 안에 머무르고, 나도 그 사람 안에 머무른다. 57 살아 계신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셨고 내가 아버지로 말미암아 사는 것과 같이, 나를 먹는 사람도 나로 말미암아 살 것이다. 58 이것이 하늘에서 내려온 빵이다. 너희 조상들이 먹고도 죽은 것과는 달리, 이 빵을 먹는 사람은 영원히 살 것이다.”

복음을 읽다 보면 이상한 부분이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빵의 기적을 행하신 뒤에 군중이 필사적으로 예수님을 쫓아다니는 장면입니다. 심지어 예수님을 임금으로 세우려고도 합니다(요한 6,15 참조). 놀라운 빵의 기적을 통해 먹을 것 걱정하지 않고 살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군중이 예수님을 쫓아다녔을까요? 그러나 돈 많은 부자같이 먹는 것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사람들 역시 예수님을 쫓아다녔다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 병자를 고쳐 주시고 마귀를 쫓아냈던 놀라운 장면에서는 쫓아다녔다는 말이 없습니다.

당시에는 육신의 배고픔이 채워지면 구원받는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아마도 이집트에서 탈출하면서 광야에서 먹었던 ‘만나’ 때문일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을 따라야만 했습니다. 육신의 배고픔을 채워주시는 예수님은 구원자가 틀림없다고 확신했던 것입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육신의 배고픔보다 더 큰 문제인 영적 배고픔과 갈증을 보셨습니다. 이는 단순히 빵과 물고기로 해결될 것이 아니었습니다. 세상의 그 어떤 것도 영적 배고픔과 갈증을 채워주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돈을 많이 가지고 있다고 해서 100% 행복하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세상의 높은 지위를 가지고 있지만, 이 자리에서 언젠가 내려올 것이라는 두려움으로 힘들어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즉, 세상의 물질적이고 세속적인 것들이 나의 행복 전체가 될 수 없음에도 계속해서 이것만을 찾으려고 합니다. 계속된 굶주림과 갈증을 느끼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 직접 당신의 몸과 피를 주신 것입니다. 주님 안에서, 즉 주님의 뜻을 다르며 함께할 때 진정한 포만감을 누리며 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입니다. 당신의 살과 피를 내어주신 사랑의 신비를 묵상하는 날입니다. 계속된 굶주림과 갈증을 느낄 수밖에 없는 세상 안에서 주님께서 주시는 사랑의 성체 성혈을 통해 진정한 충만함을 느낄 수 있게 해주시는 주님의 크신 사랑을 바라볼 수 있게 합니다. 이 성체와 성혈은 오늘 복음에도 나오듯이, 영원한 생명을 얻고 마지막 날에 다시 살려지는 영광을 받게 됩니다. 하지만 이 사랑을 보지 못하면 성체와 성혈의 은총을 얻기가 힘들어집니다. 세상의 것만을 얻으려는 마음만으로는 주님의 은총 안에 머물 수가 없습니다.

미사성제를 통해 예수님의 몸과 피를 받아 모시고, 그분의 사랑을 우리 삶에서 기억해야 합니다. 단순히 사제가 나눠 주니까 당연히 받는 것으로만 여겨서는 안 됩니다. 그 사랑을 통해 우리 삶이 변화됩니다. 주님께서 약속하시는 참 구원의 삶으로 나아갈 수 있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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