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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5월 11일 _ 전삼용 요셉 신부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3-05-11 조회수 : 488
< 너희 기쁨이 충만하도록 너희는 내 사랑 안에 머물러라. >
복음: 요한 15,9-11 
 
믿음은 이해할 수 없어도 따르는 것 
 
 
‘트렌센더스’란 영화를 보았습니다. 
거기서 주려는 메시지는 ‘누군가의 마음 안에 머무는 것은 참으로 어렵다’는 것입니다. 
 
천재 과학자 윌은 인간의 뇌를 컴퓨터에 업로드해서 인간과 컴퓨터가 하나로 작동하게 만드는 연구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미 어느 정도 인공지능을 지닌 핀(PINN)이란 슈퍼컴퓨터를 만들었습니다. 
 
그녀의 아내 애블린도 윌과 함께 이 세상을 참으로 살기 좋은 곳으로 변화시키고 싶은 열망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 연구가 성공하면 인간이 컴퓨터 안에 들어가 수많은 정보를 통해 하느님과 같은 엄청난 능력을 지니게 됩니다. 
 
그래서 컴퓨터가 인간을 지배하지 못하게 하기 위해 이 연구를 방해하는 인공지능반대단체까지 생겼습니다. 
 
윌은 결국 그들이 쏜 총에 맞아 서서히 죽어가게 됩니다.
윌의 아내 애블린 박사와 윌의 절친 맥스는 윌의 뇌를 인공지능 컴퓨터인 핀(PINN)에 이식하는데 성공합니다. 
 
그리고 윌은 컴퓨터에서 ‘아무도 없나요?’라는 대화를 걸어오면서 자신의 의식이 컴퓨터 안으로 들어갔음을 알립니다. 
 
애블린은 남편이 비록 컴퓨터 안에서지만 살아있다는 것에 너무 기뻐합니다.
그러나 맥스는 그것이 윌이 아니라 본래 있었던 핀이 윌의 흉내를 내는 것일 수도 있다고 말합니다.
그것을 확인도 안하고 인터넷에 연결했다가는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그것이 핀이 아닌 윌임을 굳게 믿은 아내 애블린은 맥스를 내쫓고 윌을 인터넷에 연결시켜 모든 인터넷을 통제할 수 있는 힘을 부여합니다. 
 
2년 뒤 윌은 인터넷상의 모든 컴퓨터를 통제함으로써 엄청나게 진화합니다.
거의 죽은 사람도 살릴 수 있는 의학으로 장애인들을 슈퍼맨처럼 강하게 만들고 오염을 정화시키며 엄청난 세력을 구축해나갑니다. 
 
그러나 애블린도 이젠 서서히 의심이 들기 시작합니다.
마치 총을 맞아도 죽지 않는 군대들을 양산해 내는 것과도 같아 보입니다. 
 
조금 있으면 온 지구를 지배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니게 됩니다.
자신의 심장박동수와 혈압까지도 읽고 있는 컴퓨터를 애블린도 서서히 무서워하게 됩니다. 
 
그것이 예전의 따듯한 남편이 아닌 핀이라는 냉정한 지능컴퓨터일 수 있다고 느끼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자신이 존경하는 한 과학자로부터 ‘도망쳐!’라는 쪽지를 받게 되자 그녀는 자신이 그동안 이용당해 왔다고 확신하게 됩니다. 
 
애블린은 윌로부터 탈출하여 몰래 테러집단에 들어가게 됩니다.
그 곳엔 윌을 두려워하는 정부 기관과 맥스까지도 있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힘을 합쳐 걷잡을 수 없이 강대해져가는 윌을 막을 방법을 모색합니다. 
 
힘으로는 윌을 이길 수 없다고 판단한 이들은 윌이 유일하게 믿는 애블린의 몸에 바이러스를 심어 그것을 치료할 때 컴퓨터에 스며들도록 하는 방법을 씁니다. 
 
물론 그렇게 하면 애블린도 죽게 됩니다.
결국 애블린은 자신의 몸에 바이러스를 심어 윌에게 다시 돌아옵니다. 
 
상처입은 애블린을 치료하려다 윌은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죽어갑니다.
그리고 애블린도 함께 죽어가게 됩니다.
그러면서 깨닫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것이 처음부터 윌이었음을. 
 
윌은 세상을 바꾸려는 아내의 뜻을 따라 자신의 능력으로 좋은 일만 하려고 했음을.
그러나 바이러스는 이미 컴퓨터에 퍼졌고 윌은 그렇게 아내와 두 번째 죽음을 맞이하게 됩니다. 
그러면서 의미심장한 말을 던집니다. 
 
“인간은 이해할 수 없는 것을 두려워해.” 
 
애블린은 이 세상을 바꿔보고 싶었습니다.
남편은 아내를 사랑하여 아내의 뜻대로 자신의 능력으로 세상을 아름답게 바꾸려 했습니다.
그러나 결국 자신이 남편을 의심했기 때문에 모든 것을 망쳐버리게 된 것입니다. 
 
남편이 계속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을 요구했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누군가 무엇을 하고 싶어도 그것을 온전히 믿고 받아들일 사람이 없다면 아무 것도 안 될 때가 더 많습니다. 
 
오늘 예수님은 당신의 사랑 안에 머물기 위해서는
당신 계명을 지키라고 말씀하십니다. 
 
예수님은 당신만을 믿고 따르라고 합니다.
그러나 우리 또한 그분 계명 안에 머무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우리 또한 이해할 수 없는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입니다. 
 
어느 정도까지만 믿고 그 다음부터는 믿지 않습니다.
우리 또한 그렇게 그분 뜻에서 벗어나 나 자신도 죽고 내 안의 그분도 죽일 수 있습니다.
그렇게 그분은 나를 통해 세상을 바꾸실 수 없게 됩니다. 
 
그분이 시키시는 것은 참으로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오른 뺨을 때리면 왼 뺨을 돌려대고, 부자가 되면 하늘나라에 들어갈 수 없으니 가진 재산을 다 팔아 가난한 사람에게 나누어주라고 하시고, 과부가 가진 전부를 봉헌하면 칭찬하십니다. 
 
모든 계명들이 참으로 이해하기 어려워, 어쩌면
가장 쉬운 수입의 십분의 일을 봉헌하라는 것도 들으려하지 않습니다.
대신 미사에 나와 성체를 영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스스로 믿어버립니다. 
 
우리는 그렇게 명목상으로는 그분을 사랑한다고 하면서도 실제로는 의심하며 그분의 보호에서 스스로 벗어나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선생님이 믿고 사랑하는 아이에게는 더 어려운 문제를 풀어보라고 합니다.
마찬가지입니다.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더 어려운 문제, 더 고통스러운 십자가, 더 이해하기 어려운 맹목적 순종을 요구하십니다. 
 
그리고 그렇게 완전히 신뢰하고 그분 계명 안에 머물 줄 아는 이들을 통해 이 세상을 변화시키십니다. 
 
예수님께는 그런 성모님처럼 온전히 받아들이고 끝까지 믿고 순종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합니다. 
 
노아는 수많은 사람들이 비웃어도 하느님의 뜻을 끝까지 따라 방주를 만들었습니다.
그것이 계명을 지키면 결국 그분 보호 안에 머물게 된다는 상징적인 의미입니다.
그리고 그것이 이 세상을 살릴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우리도 어차피 믿기로 했으면 맹목적으로 그분 계명을 하나도 어김없이 다 지켜보도록 결심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수원교구 전삼용 요셉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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