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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5월 9일 _ 전삼용 요셉 신부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3-05-09 조회수 : 564

요한 14,27-31ㄱ

내 평화를 너희에게 준다. 

 

예수님이 곧 평화다 

 

 

뉴스에 ‘실적 스트레스에 인턴 자살 ... 회사는 등을 돌렸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봤습니다.

그 내용은 최모(29)씨가 서울에 있는 좋은 대학 경영학과를 나와서 유명 금융회사 인턴사원으로 들어갔는데 1년 동안의 성과를 보고 정규직으로 뽑아준다는 회사의 뜻에 따라 한 달 100만원 받으며 열심히 일을 했는데 실적이 좋다가 중간에 몸이 아파 수술을 하는 바람에 다른 동기들보다 뒤처지게 되었고 그 스트레스로 목을 매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매일 이런 기사들이 쏟아집니다.

또 요즘은 중간고사 기간인데 한 학생이 중간고사 스트레스로 아무 관심도 못 받은 채 한 달 동안 혼자 끙끙 앓다가 자살한 기사도 나왔습니다. 

 

요즘 시대엔 어쩌면 너무나 당연해서 뉴스거리도 안 되고 또 약한 정신 상태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겠지만 사람을 불안해하도록 만들어서 자신들의 이득을 챙기려는 세상에 속해 있다는 죄 하나 때문에 매일 이렇게 희생되는 사람들을 보면 마음이 아픕니다.

 

현대를 ‘염려의 시대’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걱정하게 만드는 시대라는 뜻일 것입니다.

인간의 두려움을 연구한 휴 미실딘 박사는 인간의 두려움은 영아기의 3대 기초적 두려움의 연장이라고 말합니다. 

 

즉 떨어지는 두려움(Fear of falling), 큰 소리에 대한 두려움(Fear of loud noise), 버려지는 두려움(Fear of being abandoned)이 그것입니다. 

 

영아기의 ‘떨어지는 두려움’은 성인이 되면서 실패의 두려움, 뜻하지 않게 찾아오는 사고·사건에 대한 두려움이 됩니다. 

 

‘큰 소리에 대한 두려움’은 어른이 되어도 비판에 대한 두려움, 폭력이나 침범에 대한 두려움 등으로 이어집니다. 

 

‘버려지는 두려움’은 인간 최대의 내적 두려움입니다.

고독과 불안이 주는 두려움, 헤어지는 두려움, 미래에 대한 두려움, 죽음의 두려움 등으로 연결됩니다.

결국 아기 때부터의 기본적 두려움이 평생 계속된다는 얘깁니다. 

 

세상은 이 두려움을 이용해 자신의 평화를 준다고 사람을 속입니다.

다시 말해 떨어지는 두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 꼭 성공해야 하고 실패하지 않기 위해 긴장을 늦추지 못하게 만듭니다. 

 

또한 큰 소리에 대한 두려움을 이기려면 남들에게 비판받지 않도록 자신의 약점을 감추고 강하게 보여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버려지는 두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버려지기 전에 자신이 먼저 버리든가 버려지기 싫으면 누구에게도 정을 주지 말라고 가르칩니다.

이것에 세상이 주려는 평화입니다.

평화를 위장한 긴장과 구속과 두려움인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당신의 평화를 우리에게 주고 가신다고 하십니다.

당신의 평화는 세상이 주는 평화와는 다르다고 말씀하시고, 그러니 당신을 믿고 마음이 산란해지는 일도 겁을 내는 일도 없도록 하라고 말씀하십니다. 

 

어떤 사람이 처음 자동차가 나왔을 때 포드 자동차를 타고 가다가 고장이 났습니다.

그는 길가에 자동차를 세워놓고 들여다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어디가 어떻게 고장이 난 것인지를 알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때 마침 뒤따라오던 같은 포드 자동차가 멈추어 섰습니다.

그리고 신사 한 사람이 내렸습니다.

신사는 다가오더니 자신이 그 고장 난 곳을 좀 보겠다고 하였습니다.

그는 잠시 자동차 엔진의 한 곳을 만지더니 다시금 시동이 걸릴 수 있도록 고쳐 놓았습니다. 

 

고장 난 차주인은 너무도 놀라며 당신은 누구시냐고 물었습니다.

이때 그 신사가 건네준 명함에는 “헨리 포드”라고 쓰여져 있었습니다. 

 

그렇습니다. 그 신사는 다름 아닌 포드자동차를 만들어낸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니 그 자동차에 대해 잘 알 수밖에요. 

 

사람도 하느님이 만드셨습니다. 하느님만큼 사람을 잘 아시는 분도 없습니다.

우리를 만드신 분이 두려워하지 말라고 옆에 계시면 두려워 할 필요가 없는 것입니다. 

 

프란치스코 살레시오 성인의 편지에 이런 내용이 있다고 합니다.

우물에서 물을 긷는 여인이 물을 길을 때마다 물동이 안에 나뭇조각 하나를 넣는 것을 보고서는

어느 날 그 부인에게 “왜 그렇게 하십니까?”하니까 부인이 당연하다는 태도로 “그래야 물을 흘리지 않습니다”라고 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성인은 이 사연을 쓰면서 덧붙이기를,

“그러니 그대의 마음이 근심에 싸이고 흔들리면 그대의 마음 가운데 십자가를 놓게!

마음이 흔들리지 않기 위해서!”라고 썼습니다. 

 

물이 흔들려도 나뭇조각이 떠 있으면 물이 흘러내리지 않는 것처럼 우리 마음에도 그리스도께서 함께 계시면 평화를 잃지 않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말하면 우리 마음 안에 평화가 있다면 곧 예수님이 함께 계신 것입니다. 

 

 

(전삼용 요셉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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