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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5월 6일 _ 전삼용 요셉 신부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3-05-06 조회수 : 511

루카 1,26-38 
 
진리 안에 사는 법을 알려주신 성모 마리아 
 
 
예수님은 세상에 왜 오셨을까요? 예수님은 빌라도에게 그 비밀을 말씀하십니다. 
“나는 진리를 증언하려고 태어났으며, 진리를 증언하려고 세상에 왔다.
진리에 속한 사람은 누구나 내 목소리를 듣는다.”(요한 18,37) 
 
하지만 빌라도는 “진리가 무엇이오?”(요한 18,38)라는 짤막한 질문으로 대화를 급하게 마무리합니다.
우리가 하느님의 말씀에 귀 기울이지 않는 이유는 진리에 속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도대체 진리에 속한다는 말은 무슨 뜻일까요?  
 
영화 ‘매트릭스’에서 가상현실 세계가 참 세상이라고 믿고 살아가는 주인공에게 두 알약이 제시됩니다.
하나는 진실을 알게 하는 약이고 다른 하나는 그냥 지금의 현실이 진리라고 믿고 살아가게 하는 약입니다.
주인공은 진실을 알고 싶어 했습니다.
그랬더니 자신은 기계 안에 갇혀 있고 지금 보이는 현실은 가상현실이었음을 보게 됩니다.  
 
이 영화를 보며 충격을 받지 않을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그리고 의심하게 됩니다.
우리가 보고 듣고 사는 이 세상이 가짜일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그리고 저도 사람의 숫자만큼 이 세상이 창조되고 있다고 믿습니다.
각자는 자신이 창조한 세상에서 살아갑니다.  
 
이런 사람도 있습니다.
그 사람은 이상한 종교에 빠진 사람입니다.
결혼한 지도 얼마 안 되었고 귀여운 아이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어느 날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그는 자신이 사는 세상을 무한히 반복되는 하나의 게임처럼 여겼습니다. 
 
그래서 이번 생엔 에너지가 다 되어서 다음 생에 더욱 완전하게 다시 시작하고 싶다고 유서를 썼습니다.
심지어 그 사람은 이 세상에서 아웅다웅하며 사는 사람들을 비웃고 있었습니다.
자신은 진리를 알고 다른 이들은 모른다고 여기고 있었습니다.  
 
이런 극단적인 예 외에도 우리는 같은 세상에 살면서도 같지 않은 세상에 살고 있음을 자주 느낄 수 있습니다.
우리는 각자 이 하나의 세상을 보면서 자신의 머릿속에 서로 다른 세상을 만들어놓고 살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어떤 사람은 극도의 어려운 현실 속에서도 천국의 평안함으로 살아가고 어떤 사람은 걱정할 것이 없는데도 두려움에 거짓말하고 사람을 공격하고 숨기도 합니다. 
 
이 모든 각기 다른 행위들은 자기 나름대로 이 현실을 해석하고 그것을 곧이곧대로 믿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입니다.
우리는 각자 하나의 현실을 해석하여 각자의 세상을 만들고 그 세상에 맞게 자신을 세팅하며 삽니다.
그리고 그 세상에 맞는 사람이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그 사람이 모기를 닮았건, 예수님을 닮았건.  
 
그렇다면 우리는 이 세상에서 어떻게 올바른 나만의 세상을 만들고 이 세상이 존재하는 이유와 같은 모습의 우리로 변화될 수 있을까요? ‘진리’를 발견해야 합니다.
사람이 각자 다른 세상을 만들고는 있지만, 이 세상은 하나입니다.
그러니까 진리도 하나입니다.
그 하나인 진리를 해석하려 들면 안 됩니다.
우리 자아는 그것을 해석하여 진화하였느니,
윤회하느니 등의 말을 붙입니다. 
 
하지만 원숭이가 자동차의 원리를 알까요? 이 세상의 원리는 이 세상을 만든 분만이 압니다.
그러니 이 세상을 만든 이에게 ‘순종’하는 길만이 참 진리 안에서 벗어나지 않는 유일한 길입니다.
어린이가 부모에게 순종하면 진리에서 벗어나지 않듯이 우리도 하느님 앞에서 어린이임을
겸손하게 고백하고 그분을 해석하려 들지 말고 순종하려는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성모 마리아는 이렇게 진리를 받아들이십니다.
자신에게 인사하는 가브리엘 천사가 이 세상을 만든 이로부터 온 것임이 믿어지기 전까지 그분은
곰곰이 생각합니다. 
 
이 세상과 자신을 만든 분이 자신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부모가 자녀를 사랑하고 자녀가 자신보다 행복하기를 원하는 것과 같습니다.
천사는 하느님에게서 왔으며 하느님께서 하느님의 어머니가 되게 하시기까지 당신을 사랑하신다고 말합니다.
이 세상 안에 진리가 없고 자신이 해석한 세상이 진리라고 여긴다면 그 사람은 자신이 만든 세상에서 생존하기 위해 고생만 하게 됩니다.
자신이 만든 세상에서는 자신이 창조자가 됩니다. 
그래서 스스로 생존해야 하는 것입니다. 
 
이 외롭고 힘든 투쟁에서 얻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외로움과 공허와 두려움과 고통만이 남습니다.
그러나 창조자의 세상에서 산다면 안식을 얻습니다. 이는 아이가 부모를 믿고 안 믿고의 차이와 같습니다.
성모 마리아는 어떤 믿음의 길이 참 진리 안에 머무는 길임을 아셨습니다.
바로 “창조자에게 순종하려는 마음”입니다.
그리고 그 고백이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입니다.  
 
영화 매트릭스에서 진실을 알게 하는 빨간 약과 그냥 자신이 만든 세상에서 살게 되는 파란 약을
선택해야 하는 처지에 놓인 우리입니다.
진실을 알고 싶으면 빨간 약을 먹으면 됩니다.
이것이 창조자가 있고 그의 법에 순종하려는 결단입니다.
그러면 자신이 만든 각자의 세상에의 노예 생활에서 해방됩니다. 
 
“주님의 종이오니!”는 이러한 어린이와 같은 지혜를 담은 말입니다.
그리고 성모 마리아께서 주님의 뜻대로 엘리사벳을 방문하셨을 때 이러한 삶이 참 행복임을 느끼셨고 마니피캇을 노래하셨습니다.
진리를 벗어난 삶은 노예 생활일 뿐이고 고통일 뿐입니다.
참 행복과 영원한 생명, 그리고 하느님의 자녀가 되기 위해 성모 마리아의 모범을 따릅시다. 
 
 
(수원교구 전삼용 요셉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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