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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5월 4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3-05-04 조회수 : 327
복음 요한 13,16-20


예수님께서 제자들의 발을 씻어 주신 다음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16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종은 주인보다 높지 않고, 파견된 이는 파견한 이보다 높지 않다. 17 이것을 알고 그대로 실천하면 너희는 행복하다.

18 내가 너희를 모두 가리켜 말하는 것은 아니다. 내가 뽑은 이들을 나는 안다. 그러나 ‘제 빵을 먹던 그가 발꿈치를 치켜들며 저에게 대들었습니다.’라는 성경 말씀이 이루어져야 한다. 19 일이 일어나기 전에 내가 미리 너희에게 말해 둔다. 일이 일어날 때에 내가 나임을 너희가 믿게 하려는 것이다.

20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내가 보내는 이를 맞아들이는 사람은 나를 맞아들이는 것이고, 나를 맞아들이는 사람은 나를 보내신 분을 맞아들이는 것이다.”



어느 신부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새로운 소임지를 받아서 부임했는데 계속해서 불만을 이야기한다는 것입니다. 자기가 이런 곳에서 사목할 사람이 아니라며 이곳에 온 것이 너무 억울하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아무것도 하지 않겠다고 공개적으로 이야기한다고 합니다.

슬프고 안타까웠습니다. 세상 끝까지 가서 복음을 전하라는 예수님 말씀은 편하고 쉬운 곳, 또 화려함을 가져다주는 곳만 의미하지 않습니다. 때로는 모욕과 박해를 당하고, 힘들고 어려움이 가득한 곳이라도 하느님의 기쁜 소식을 전하라는 사명을 기억하며 기쁘게 살아야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자기 입맛에 맞지 않는다며 이제 아무것도 하지 않겠다니, 결국 주님 말씀을 따르지 않겠다는 말이 아닙니까?

이 신부만 억울함을 당하는 것이 아닐까요? 복잡한 세상에서 억울한 일은 늘 계속됩니다. 가족 안에서, 친구들과의 관계 안에서, 직장이나 교회 안에서 억울한 일은 늘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억울함에만 갇혀 있으면 결국 아무것도 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주님 뜻이 무엇인지 그리고 주님과 함께하는 모습을 살필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누군가로부터 무례한 대우나 괴롭힘, 냉소 등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었는지를 스스로 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때가 바로 주님과 함께할 때이고, 자신이 한층 더 성숙할 기회입니다. 이 기회를 놓치면 계속해서 힘든 시간을 보낼 수밖에 없습니다. 잠 못 이루고, 피폐한 삶의 연속이 될 것입니다.

주님께서는 어떤 모습을 원하실까요? 자기가 원하는 것만을 찾으면 주님을 보지 못하고 불평불만만 할 뿐입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느님 아버지께서 원하시는 것만을 행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의 발을 씻어 주십니다. 그때 제자들은 얼마나 놀랐을까요? ‘스승이신 예수님께서 어떻게 우리의 발을 씻어 주실 수 있는가?’ 특히 이는 종이 주인에게 하는 모습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 발을 씻어 주신 것은 예수님을 따르는 사람의 행동 강령을 제시해주신 것입니다.

권력 지향적이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지요. 솔선하여 사랑을 실천하고 자기 자신을 낮추어야 합니다. 억울하다며 불평불만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사랑의 계명을 따라 받아들이라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주님을 받아들일 수 있으며, 주님과 진정으로 하나를 이룰 수가 있습니다.

억울한 것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는 말은 그만큼 교만했기 때문입니다. 겸손하신 주님이시기에 주님과 함께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늘 주님께서 보여주신 사랑에 집중할 수 있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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