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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4월 30일 _ 전삼용 요셉 신부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3-04-30 조회수 : 491

요한 10,1-10 

 

그분 목소리는 필요할 때 들린다 

 

 

오늘은 부활 제4주일이기도 하고 착한 목자 주일이며 그래서 성소 주일입니다.

오늘 복음에서는 “양들은 그의 목소리를 알아듣는다”라는 말이 계속 반복됩니다.

이는 어쩌면 예수님의 양들이 미리 정해져 있다는 예정설을 긍정하는 의미처럼 들립니다. 

 

하지만 우리가 그분 목소리를 알아듣는 양이 되는지 안 되는지는 우리 선택입니다.

내가 선택해야 상과 벌이 정의롭게 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그분 목소리를 알아듣는 사람이 될 수 있을까요?

제가 군대 있을 때 운전병을 하였습니다.

군대 차들은 그렇게 정밀하지 않기 때문에 고장으로 인한 사고가 자주 발생합니다.

그래서 항상 귀를 쫑긋 세우고 운전해야 합니다.

아주 작은 엔진의 이상한 소리나 나사가 풀려 나는 소리 등을 무시하면 커다란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필요한 소리는 더 잘 들리게 되어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의 음성을 듣지 못하는 이유는 그 목소리가 필요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록펠러는 크리스천이고 가장 큰 부자였지만, 나눌 줄을 몰랐습니다.

성경에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더 행복하다”(사도 20,35)라고 나와 있지만 그는 고집쟁이였습니다. 

 

그가 불치병에 걸려 죽음을 앞두고서야 이 말씀이 보이기 시작했고 그래서 나눌 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니 병도 치유되었고 새사람이 될 수 있었습니다.

그분 목소리가 들리려면 내 목소리를 부정해야 합니다. 

 

하와는 뱀의 목소리를 살려두었습니다. 아담은 하와의 목소리를 들었습니다.

그러니 하느님 목소리는 들을 수 없게 되었던 것입니다. 그들은 그저 자신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주님께 청할 뿐이지 그분으로부터 이래라저래라하는 말씀은 듣고 싶지 않았던 것입니다.

양은 목자의 목소리를 ‘순종’하기 위해 기다립니다.  

 

이승복 박사는 어렸을 때 미국에 이민해 와서 미국 대표 기계체조 선수가 됩니다.

올림픽에서 금메달까지 노려볼 수 있는 수준이었지만, 그만 연습 도중 척추가 망가져 손가락만

겨우 움직일 수 있는 식물인간이 됩니다. 

 

이때 어떤 선교사가 그렇게 된 것도 다 하느님의 뜻이고 분명 이것을 통해 큰일을 하실 것이라는 말을 해줍니다.

다른 때 같아서는 받아들일 수 없는 말이었지만, 그는 이 목소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죽음뿐이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들어야만 했습니다. 

그리고 모든 이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다시 공부하여 의대에 가고 존스 홉킨스 병원 재활의학과 과장이 됩니다.  

 

양은 멍청한 동물이라고 합니다.

앞도 제대로 안 보이고 냄새도 잘 못 맡습니다.

힘도 없어서 맹수들에게 이만큼 좋은 먹잇감은 없습니다. 그래서 목자가 없으면 곧 죽음이라는 것을 압니다.

그러니 목자의 목소리를 알아듣지 못한다는 말은 곧 죽음을 의미합니다.

목자의 목소리를 알아서 알아듣는 것보다는 그러지 않으면 죽기 때문에 알아듣는 것입니다. 

 

우리가 미사 때 “한 말씀만 하소서. 제 영혼이 곧 나으리이다”라고 하는데 이는 그 한 말씀이 없으면 나의 영혼은 죽은 목숨이라는 뜻이어야 합니다.

그래야 한 말씀을 해주시고 우리를 살리십니다.  

 

이제 우리가 원하는 말씀은 내가 원하는 것을 들어주시는지, 안 들어주시는 지가 아니라

내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의 방향에 관련된 말씀입니다. 그분의 뜻입니다.

그리고 그분의 뜻을 따를 힘입니다. 

 

어떤 병원장 사모님은 매우 돈도 많고 어릴 적부터 성공만 거듭하여 남부러운 것이 없이 살았습니다.

천주교 신자였음에도 점을 치러 다니고 비싼 집과 비싼 차, 그리고 비싼 옷을 즐겨 입으며 으쓱하게 생활하였습니다.

그러던 중 남편의 병원에서 의료사고가 발생했고 그 당사자는 우리나라 준재벌이었으며 원상태로 고쳐놓지 않으면 이 병원을 망하게 하겠다고 협박하였습니다. 

 

그제야 정신이 든 사모님은 하느님께 의지하게 됩니다. 자기의 목소리와 비슷한 무당의 목소리는

더는 들리지 않습니다. 자기 뜻대로 살아왔던 것이 어떤 고통을 주는 지 알았기 때문에 이제 그와 완전히 반대되는 하느님의 목소리를 찾게 된 것입니다. 

 

십자가의 길을 할 때 “사~랑~한~다~”라는 말을 듣고는 완전히 회개합니다.

병원이 잘 되건 안 되건 그건 상관없었습니다.

자신을 사랑한다는 주님의 말에 보답하고 싶어서

본당에 가서 가장 비천한 봉사부터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자 다른 일도 잘 풀렸습니다.  

 

그분 목소리가 꼭 필요한 사람이 됩시다.

그러기 위해 나를 믿지 맙시다.

그러면 나와 비슷한 목소리도 믿지 않게 되고 오로지 나를 위해 목숨을 내어주신 그분 목소리만이

귀하게 여겨지고 비로소 들을 수 있게 됩니다.

착한 목자에게 합당한 사람은 착한 양이 되는 신앙인뿐입니다. 

 

 

(전삼용 요셉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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