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든지 물과 성령으로 태어나지 않으면, 하느님 나라에 들어갈 수 없다."(요한3,5)
'물과 성령으로!'
오늘 복음(요한3,1-8)은 '예수님과 니코데모와의 대화'입니다. 바리사이요 유다인들의 최고 의회 의원인 니코데모가 밤에 예수님을 찾아옵니다. 아마도 동료 유다인들이 두려워 밤중에 예수님을 찾아온 것 같습니다. 그가 예수님께 말합니다.
"스승님, 저희는 스승님이 하느님에게서 오신 스승이심을 알고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함께 계시지 않으면, 당신께서 일으키시는 그러한 표징들을 아무도 일으킬 수 없기 때문입니다."(요한3,2)
니코데모의 이 말 안에서 '표징을 보고 믿게 된 그의 믿음'을 봅니다. 이는 '눈으로 볼 수 있는 어떤 표징이나 기적들을 보고서야 믿는 믿음의 전형적인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 니코데모에게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에게 말한다. 누구든지 위로부터 태어나지 않으면 하느님의 나라를 볼 수 없다. 누구든지 물과 성령으로 태어나지 않으면, 하느님 나라에 들어갈 수 없다."(요한3,3.5)
어제 복음인 부활 제2주일의 복음에서 만난 토마스의 믿음과 그런 그의 믿음을 두고 하신 예수님의 말씀입니다.
"나는 그분의 손에 있는 못 자국을 직접 보고 그 못 자국에 내 손가락을 넣어 보고 또 그분 옆구리에 내 손을 넣어 보지 않고는 결코 믿지 못하겠소."(요한20, 25)
"너는 나를 보고서야 믿느냐? 보지 않고도 믿는 사람은 행복하다."(요한20,29)
눈에 보이는 어떤 표징이나 기적에 의지하는 믿음이 되지 말고, 물(세례와 회개의 세례)과 성령으로 다시 태어나는 믿음이 되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오늘 복음은 전합니다.
눈에 보이는 어떤 표징(기적)을 보고서야 믿는 믿음은 고통이나 시련 앞에서 쉽게 무너지는 믿음입니다. 기분에 따라 믿는 믿음입니다. 이런 믿음으로는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 없습니다.
(~ 2열왕 6,23)
(이병우 루카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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