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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4월 15일 _ 전삼용 요셉 신부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3-04-15 조회수 : 531

마르코 16,9-15 

나의 현재 모습은 내가 속했던 공동체의 믿음이었다 

 


어느 공동체든 그 공동체를 유지하게 만드는 힘이 있습니다. 이 결속력은 결국 ‘믿음’입니다.

만약 예수님 부활에 대한 믿음이 없었다면 교회는 금방 해체되었을 것입니다. 

 

이를 위해 오늘 복음처럼 믿지 못하는 사도들에게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나타나실 수밖에 없으십니다.

공동체의 핵심 구성원들이 부활을 믿지 않아서는 안 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믿고 싶으면 그 공동체에 속하고 더 믿고 싶다면 그 공동체의 핵심 요원이 되면 됩니다.

만약 제가 사제가 되지 않았다면 당연히 지금보다야 예수님 부활 체험이 약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예수님은 제가 당신 부활을 전하도록 더 큰 확신을 주실 수밖에 없으십니다.

암행어사를 파견하려면 마패를 주어야 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영국에서 태어나 세계적 싱어송라이터가 된 에드 시런의 이야기입니다.

그는 어렸을 때 눈 주위의 커다란 점을 수술하였는데 마취하는 것을 잊어버려 청각 장애, 사시 현상,

심지어 말더듬증 현상까지 생겼습니다.

가뜩이나 빨간 머리와 커다란 안경 때문에 아이들에게 놀림감이었는데, 이젠 누구 앞에서도 감히

나설 수 없고 말도 할 수 없는 아이가 되어버렸습니다.

그가 의지할 수 있었던 것은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가 시켜주었던 음악이었습니다. 

 

에드 시런이 평생 말더듬이로 살아야 한다는 생각에 절망하고 있을 때 아버지는 래퍼 에미넴의 음반을 선물해 주었고 에드 시런은 1년 동안 그의 음악을 달달 외우고 따라 하며 말더듬증을 고쳤습니다. 

 

아버지는 또 그가 아이들 앞에서 공연을 할 수 있도록 기회를 마련해 주고 아일랜드 출신 싱어송라이터, 데미안 라이스 공연을 보여주고는 술집에서 에드 시런에게 그를 만나게 주선해주었습니다.

이때 자신도 그러한 싱어송라이터가 되겠다는 꿈을 가지게 됩니다.  

 

좁은 물에서 놀아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한 에드 시런은 학교를 그만두고 런던으로 올라와 길거리에서 생활하며 공연했습니다. 4년 동안 굶고 길거리에서 자며 포기하고도 싶었지만, 그는 그때마다 자신과 작업을 하자는 무명 가수들을 만납니다.

그들과 같이 작업을 하며 영국에서 점점 인지도를 쌓아갔습니다.  

 

그러다 영국도 좁다고 생각하고는 미국 할리우드로 건너갑니다. 하지만 아무도 그의 노래를

들어주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라디오 디제이 하던 제이미 폭스를 찾아갔는데 그만이 그의 음반을 들어주었고 보통내기가 아님을 알아봅니다. 

 

제이미 폭스는 에드 시런을 자기 집 소파에 재우면서 자기 공연의 객원연주자로 출연시킵니다.

그렇게 에드 시런은 미국에서의 길이 열리게 됩니다. 제이미 폭스는 에드 시런이 정규 앨범을 내는 것을 도와주었고 이는 미국과 영국에서 돌풍을 일으키는 계기가 됩니다.  

 

정규 앨범을 들은 미국 대스타가 있었습니다. 당시 호주에서 공연하고 있던 테일러 스위프트였습니다.

테일러 스위프트는 에드 시런을 불러 함께 곡을 만들고 그가 2집을 내는 것을 도와줍니다.

테일러 스위프트도 어렸을 때 따돌림당했던 같은 기억이 있기에 둘은 서로 잘 통했습니다.

어쩌면 깜짝 스타로 머물 뻔하였던 에드 시런은 테일러 스위프트를 통해 대스타로 성장합니다.  

 

그에게 마지막 방점을 찍어준 사람은 지금의 그의 아내 체리 시븐입니다.

체리 시븐은 학교 동창으로 오래전부터 알아 온 사이였습니다. 에드 시런은 그녀에게 집중하기 위해

모든 SNS를 끊고 그녀와 여행을 떠납니다. 그렇게 몇 년이 지난 뒤 갑자기 낸 정규 3집은 드디어 빌보드 1위를 하며 모든 곡을 20위 권 안에 들게 하는 기염을 토합니다.

에드 시런은 분명 그녀와의 관계를 통해 더 큰 성공을 거둘 수 있다는 믿음을 가졌을 것입니다.  

 

믿음은 저절로 생기지 않습니다. 받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믿음을 주는 대상은 공동체입니다.

내가 어떤 공동체에 속하느냐에 따라 그 공동체가 주는 믿음만큼 우리는 자라게 되어 있습니다. 

 

저도 유학을 9년 했는데 저 자신도 모르게 그쪽 문화에 적응해가는 자신을 발견하기도 하였습니다.

직설법만을 고집하던 유럽 문화의 사고방식에 젖어 돌려 말하는 우리나라 말에 적응하지 못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공동체에 머물면 이렇게 자신도 모르게 그 공동체의 정신에 스며들고 변화하게 됩니다.

예수님 부활에 대한 믿음도 마찬가지입니다.

예수님 부활을 확실히 믿고 체험할 수 있는 공동체에 머물면 그리고 내가 그 공동체의 일원이라고 느끼기만 한다면 그 믿음이 스며들지 않을 수는 없습니다.  

 

어쩌면 공동체가 믿음을 가지기 위한 마지막 보루가 될 수도 있습니다.

부활을 믿지 않는 사람의 삶은 현세적이고 이기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구원받고 싶으면 부활을 믿어야 합니다. 안 믿어진다면 착하게 되게 위해서라도 믿는 공동체에 들어가 머무는 것만큼 좋은 방법은 없습니다.  

 

여러분. 어디에 머물고 싶습니까? 당신은 인간에 불과하다고 말하는 공동체, 혹은 인간이지만

부활한 예수님을 만날 수 있다는 공동체, 아니면 당신도 하느님 자녀이니 당신도 부활할 수 있는 존재라는 믿음을 주는 공동체 중 어느 공동체에 머물고 싶습니까?

그 공동체의 믿음대로 우리의 미래가 결정될 것입니다. 

 

 

(전삼용 요셉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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