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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4월 10일 _ 전삼용 요셉 신부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3-04-10 조회수 : 609

요한 20,1-9 

부활은 믿지 못하는 것일까, 믿고 싶지 않은 것일까? 

 

오늘 복음에서는 예수님의 시신이 사라졌다고 말하는 막달라 마리아의 말을 듣고 베드로와 요한이 무덤에 와서 그 사실을 확인하고 믿었다는 내용입니다.

그런데 실제로 부활하셨음을 믿은 것인지 시체가 사라졌음을 믿은 것인지는 나와 있지 않습니다. 다만 없던 믿음이 생겼다는 것은 알 수 있습니다.  

 

오늘 복음은 왜 세상 사람들이 부활을 믿지 못하는지 그 이유를 잘 표현해줍니다.

베드로와 요한은 그리스도에 대한 ‘관심’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분에 대한 누군가의 증언을 확인하기 위해 노력할 줄 알았습니다.

그러니까 어떤 새로운 믿음을 가질 수 있게 된 것입니다.

많은 이들이 그리스도의 부활에 대한 믿음이 없는 이유는 근거가 부족해서가 아닙니다.

‘관심’이 부족해서입니다.  

 

믿음은 과학적으로 증명될 수 없습니다.

만약 그렇다면 믿음이 요구되는 것이 아니라 지식이 요구됩니다.

믿음의 대상은 믿을 수도 있고 안 믿을 수도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어떤 사람들은 부활을 믿고, 어떤 사람들은 믿지 않는다면 그것은 근거의 문제가 아니라 관심의 문제인 것입니다.  

 

왜 세상 사람들은 부활에 관심이 없을까요? 만약 그것을 믿어버리면 자기 이전의 믿음이 깨지기 때문입니다.

돈이 행복인 줄 알고 살았는데 부활이 있다면 복음을 전하는 게 행복이 됩니다.

그러면 이전에 믿어온 것을 포기해야 합니다.

이것이 싫은 것입니다.  

 

영화 ‘적과의 동침’ 줄거리입니다.

부자인 남편 마틴과 살고 있는 로라. 그러나 남편 마틴은 극도의 결벽증에 심한 의처증까지 있어

아내를 감시하고 폭력을 행사합니다.

허구한 날 맞아가던 로라는 견디지 못하고 이혼을 하려고 해도 절대로 해줄 수 없다는 그에게 질려 어느 날 밤, 마틴과 항해에 나선 로라는 폭풍을 이용해서 탈출에 성공합니다.  

 

마틴은 수영을 못하는 로라가 물에 빠져 죽은 것으로 받아들이고 장례식까지 치릅니다.

마틴은 자신이 완벽한 남자이고 아내에게 잘해준다고 착각했기에 아내가 자신에서 탈출했다는 사실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어느 날 그는 수영을 전혀 할 줄 모르는 아내가 오랜 기간 수영 강습을 받았음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인정하기는 싫지만, 아내가 변기에 버린 결혼반지까지 찾습니다.  

 

어쩌면 그는 아내가 자신을 배신하지 않고 정말 죽었기를 원했는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결국 아내가 숨어 사는 곳을 발견하게 됩니다.

이것에 분개한 그는 아내를 죽이려 합니다.

세상 사람들에게 자신의 믿음이 거짓된 것이었음을 밝혀지는 게 두려운 것입니다.

아내가 살아있는 것은 자신이 틀렸음을 증명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의 부활을 믿지 않는 이들은 그 부활 때문에 자신의 믿음이 틀렸음을 인정하기 싫은 것입니다.

그러나 오늘 복음의 베드로와 요한은 근거만 있다면 자기 생각이 틀렸음을 인정할 준비가 되어있었습니다.

그래서 한 여자의 말을 듣고 확인하고 싶었던 것입니다.  

 

저도 처음엔 돈과 명예와 여자가 행복이라 여겼습니다.

만약 사제가 되는 것이 더 큰 행복이라면 제 생각이 틀린 것입니다.

하.사.시.는 결혼하지 않고 사제로 사는 게 더 행복이라고 저에게 소개시켜 주었습니다.

저는 행복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확인하고 싶었습니다.

관심이 있으면 믿어지기 마련입니다. 

 

성당에서 많은 봉사를 하였습니다.

거의 사제의 삶처럼 매일 성당에서 살다시피 하였습니다.

그런데 행복하였습니다.

조금씩 믿어지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러자 사제가 되는 삶이 행복이라고 믿을 결심을 하였고 그렇게 모험을 감행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살게 되었고 믿게 되었습니다.  

 

부활에 대한 믿음은 영원한 생명에 관심이 있다면 누구나 믿을 수 있습니다.

그 부활의 삶으로 초대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누군가에게 사랑을 위해 목숨과 같은 것을 내어주었을 때 부활의 기쁨으로 돌아오는 경우를 많이 경험합니다. 

 

그 경험을 되풀이하다 보면 사랑은 죽음과 같고 열매는 부활과 같음을 믿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렇게 자신의 목숨까지 바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믿음에 관한 것에서는 관심만 있으면, 믿으려고 하는 마음만 있으면 믿어집니다.

그리고 믿어지면 삶이 바뀝니다. 

 


(전삼용 요셉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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