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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4월 1일 _ 전삼용 요셉 신부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3-04-01 조회수 : 517

요한 11,45-56 

교회 내에서도 거짓 신앙인이 생겨나는 이유 

 

로랑 베그가 쓴 『도덕적 인간은 왜 나쁜 사회를 만드는가』라는 책에 흥미로운 조사발표가 실려있습니다.

신앙이 있는지 없는지 구별하지 않은 미국인 1,000명의 일반인에게 유명인 중 누가 천국에 갔을 것 같으냐는 질문을 했습니다.

그중 가장 많은 득표수를 받은 사람은 마더 데레사였습니다.

무려 79%가 마더 데레사는 천국에 있을 것이라 여겼습니다. 

 

아직 살아있는 마이클 조던은 65%가 천국에 갈 것이라고 표를 던졌습니다.

안타까운 사고로 죽은 다이애나 왕세자비가 60%입니다.

그런데 이 조사에서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이것입니다. 마더 데레사도 79%인데, 자기 자신이 천국에 갈 것이라고 여기는 사람이 무려 87%나 되었다는 것입니다.

대부분이 자신이 잘살고 있다고 믿습니다.  

 

예수님 시대에도 이렇게 생각했던 이들이 많았습니다. 특별히 사제들, 바리사이들, 율법학자들,

사두가이들이었습니다.

대부분 사회에서 유력인사들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들에게 강력한 적이 나타났습니다.

바로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이분은 당신을 믿지 않으면 구원받지 못한다고 하십니다. 

 

이미 잘살고 있다고 믿었는데 왜 느닷없이 나타나셔서 당신을 믿어야만 구원에 이른다고 하실까요?

그럼, 지금까지 자신들이 노력해 온 것은 무엇이 될까요? 그래서 이들은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아 잔인하게 죽여야 했습니다.

그리고 그 핑계를 오늘 대사제는 이렇게 댑니다.  

 

“여러분은 아무것도 모르는군요. 온 민족이 멸망하는 것보다 한 사람이 백성을 위하여 죽는 것이

여러분에게 더 낫다는 사실을 여러분은 헤아리지 못하고 있소.” 

 

자, 여러분은 어떤 사람 때문에 나라가 망하고 나와 가족이 이 세상에서 죽는 것보다 그 사람이

비록 죄는 없을지라도 죽이는 편이 낫다고 생각하십니까? 한 죄 없는 생명을 죽이게 하는 힘은

‘세상 걱정’이었습니다. 이 말에 모든 사람이 당했습니다.  

 

사람이 세상을 보는 시각은 둘로 나뉩니다. 정글 아니면 동물원입니다. 

영화 ‘보르히아: 역사상 가장 타락한 교황’은 15세기 이탈리아를 배경으로 한 역사 드라마로,

알렉산드로 6세 교황(Rodrigo Borgia)와 그의 가족, 특히 그의 아들 체자레 보르지아의 야망과

교황직을 통한 권력 남용을 그린 작품입니다.  

 

보르지아 가문은 사실 이탈리아에 정착한 스페인 가문입니다. 그래서 당시 통일국가가 아니라

지방 군주들이 지배하던 이탈리아에서 그의 정치적인 생명력은 매우 약했습니다. 

 

알렉산드로 6세는 교황으로 선출되자 자기 아들 세 명과 딸을 통해 자신의 권력에 대항하는 세력들을 축출해갑니다.

이 과정에서 아들 셋의 목숨을 잃게 되고 딸은 여기저기 이용당하는 비참한 삶을 살게 됩니다.

물론 성적으로도 매우 문란했던 알렉산드로 교황도 독살당하여 비참한 최후를 맞게 됩니다.  

 

어떻게 교황까지 되었으면서 교회 내에서 이렇게 일가족이 온통 타락한 삶을 살게 되었을까요?

그 이유는 교회가 제 역할을 잊었기 때문입니다. 교회는 정글과 같은 세상을 동물원처럼 믿게 하는

훈련을 하는 곳입니다.

이것이 안 되면 교회의 가장 높은 위치에 있어도 오늘 대사제처럼 타락할 수밖에 없습니다.

대사제는 동물원이 아니라 정글에서 살고 있었습니다.  

 

히틀러는 가톨릭 교육을 받고 자랐습니다.

그러나 그는 종교를 선전용으로 삼았지 진짜 신앙은 없었습니다.

왜 그럴까요? 그의 세상은 동물원이 아니라 정글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만든 것은 성적 제일주의로 키우려 했던 아버지 때문이었습니다.  

 

어떤 아버지가 사자와 호랑이가 있는 곳에 아이를 끌고 갑니다.

그리고 사자 앞에 아이를 앉히고 사진을 찍으려

합니다.

그런 아버지가 있을까요? 많습니다.

동물원에 가면 그런 아버지를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우리와 유리가 있어서 맹수로부터 아이가 안전한 것을 알기 때문에 그렇게 하는 것입니다.

아이는 아버지의 말을 잘도 따릅니다.

아버지를 믿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믿음은 걱정과 두려움을 사라지게 만듭니다. 하느님을 믿으면 그래야 합니다.

하지만 유다인들은 두려움을 일으키는 지도자들의 말에 응답하여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으라고

소리쳤습니다.

왜냐하면 유다 종교가 그 임무를 수행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교회에서 이 세상이 정글이 아니라 동물원임을 믿게 하는 가장 완전한 훈련법은 ‘십일조’입니다.

에덴동산에서는 선악과를 봉헌하는 것이었습니다.

십일조를 통해 한 번 맹수 앞에 서 보는 것입니다.

그리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을 알면 주님을 더 믿게 되고 그러면 착해지게 됩니다. 

 

그리고 두려움을 주는 대상을 따르지 않고 마음의 평화를 주는 대상을 따르게 됩니다.

만약 유다인들이 십일조가 제대로 된 마음으로 봉헌했다면 그들의 선동에 따르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세상을 점점 동물원으로 여기며 살 것인지, 정글로 여기며 살 것인지는 지금 내가 어떤 모험의 길로

들어서는지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봉헌으로 주님을 더 믿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고 어떤 사람들은 이기고 살아남는 법을 배울 것입니다. 

 

누가 결국 구원의 보증이신 그리스도를 받아들이게 되는지는 명확합니다.

십일조를 바치며 이 세상을 동물원처럼 살아가려고 자신을 훈련하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교회가 이 훈련을 도와주어야 합니다.

그래야 예수님을 받아들여 자신도 하느님처럼 될 존재임을 믿을 수 있는 준비가 된 것입니다. 

 

이 때문에 에덴동산이 선악과가 바쳐지지 않으면

생명나무를 먹을 수 없는 시스템이었던 것입니다. 

 

 

(전삼용 요셉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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