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 7,1-2.10.25-30
선택된 민족의 지나친 자부심, 그로 인한 불행!
주님으로부터 선택된 민족이라는 자부심이 얼마나 하늘을 찔렀던지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의 어깨에는 너무 힘이 들어가 있었습니다.
자신들만 의인이요, 주님 구원의 대상으로 여겼지, 이웃 나라 사람들은 그야말로 개무시했습니다.!!
그들은 틈만 나면 자신들이 얼마나 기도를 많이 하는지?
단식과 자선을 많이 하는지? 자랑하고 우쭐댔습니다.
겸손하신 예수님께서 싫어하는 행동만 골라서 했습니다.
그러니 사사건건 예수님과 대립각을 세웠던 것입니다.
목에 잔뜩 기브스를 한 그들은 자신들보다 못한 사람들, 가난하고 고통받는 사람들, 즉 아래를 내려다보지 못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자신의 비참함과 나약함도 헤아릴 수가 없었습니다.
더 안타까운 일은 목이 하도 뻣뻣하다보니 하늘도 올려다볼 수 없었습니다.
그 결과는 너무나 참담했습니다.
어깨에 힘이 너무 들어가 있었던 나머지, 참 주님이신 분, 자신들을 구원하러 오신 메시아 예수님조차도 몰라봤습니다.
몰라보는 것 까지만 해도 괜찮았는데, 그분을 죽이지 못해 안달이 났습니다.
예수님 입장에서 볼 때 정말이지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기가 차지도 않았습니다.
틈만 나면 당신이 누구신지? 어디서 왔는지? 당신의 신원에 대해 그리도 자주 가르쳤는데, 뿐만 아니라 그리도 수많은 기적과 표징들을 보여줬는데도 불구하고, 끝끝내 당신을 거부하고 죽이려고까지 하니, 답답해 돌아가실 지경이었습니다.
얼마나 답답하셨던지 성전에서 가르치던 예수님께서 큰 소리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너희는 나를 알고 또 내가 어디에서 왔는지도 알고 있다.
그러나 나는 나 스스로 온 것이 아니다.
나를 보내신 분은 참되신데 너희는 그분을 알지 못한다.
나는 그분을 안다.
내가 그분에게서 왔고 그분께서 나를 보내셨기 때문이다.”(요한 복음 10장 28~29절)
혹시 오늘 우리의 목과 어깨에도 너무 많은 힘이 들어가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가진 게 좀 있다고 없는 사람 무시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좀 배웠다고, 좀 높은 자리에 있다고 아래에 있는 사람들을 함부로 대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잔뜩 어깨에 힘이 들어간 우리, 목이 뻣뻣한 우리, 잔뜩 부풀려질 대로 부푼 우리를 주님께서는 절대 그냥 두지 않으실 것입니다.
조만간 크게 한 방 제대로 치실 것입니다.
“이제 너는 나를 말리지 마라. 그들에게 내 진노를 터뜨려 그들을 삼켜버리게 하겠다.”(탈출기 32장 10절)
사순시기는 목을 부드럽게 하는 시기, 어깨에 힘을 빼는 시기, 거품을 제거하는 회개의 순간입니다.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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