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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3월 21일 _ 전삼용 요셉 신부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3-03-21 조회수 : 530

요한 5,1-16 

진심은 무엇으로 드러나는가? 

 

‘진심’은 어떻게 드러날까요? 누군가에게 제가 사과할 때 그 사람은 사과받아주지 않으면서 ‘진심’이 없다고 했습니다.

사과에 ‘감정’이 섞여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과연 감정이 진심일까요?  

 

이탈리아의 전 총리 실비오 베루스코니는 그의 불륜 및 성폭력 혐의 등 여러 가지 비위 사건들로 인해 여러 차례 눈물을 흘리며 “모든 이탈리아 국민과 특히 이탈리아 여성들에게 저의 불성실한 행동과 말들, 그리고 이에 대한 사과를 전하고 싶습니다”라고 사과했습니다.

이는 그가 여성 대상 비윤리적인 행동을 했다는 비판을 받았을 때의 발언입니다. 

 

그것은 그 당시에는 진심이었는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다시 그 사과가 받아들여지자 사람이 바뀌었을까요?

다시 정치적 생명이 연장되자 이전의 삶으로 돌아갔습니다.

사람의 진심을 감정만으로 판단하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이 없습니다.

살아남기 위해 누구나 눈물은 흘릴 수 있습니다.  

 

영화 ‘사일런스’(2017)에 보면 기치치로는 로드르게스 신부를 끊임없이 배신하면서도 또 끊임없이 진심 어린 사과를 합니다.

이것이 지나칠 정도로 반복됩니다.

감정은 그때그때 살아남기 위해 솟아날 수 있는 육체적인 반응입니다.

생존을 위해 언제든 눈물을 흘릴 수 있는 것입니다.  

 

얼마 전에 한 자매가 찾아왔습니다.

마귀에 씌었는데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것입니다.

가끔 정신이 나갔다가 돌아오면 어떤 때는 집의 모든 물건을 밖에 가져다 버린 상태이고 어떤 때는 어딘지 모르는 곳에서 헤매고 있다는 것입니다. 가족들이 정신병원에 입원시켰으나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고 했습니다.  

 

그분을 볼 때 매우 불안한 상태인 것은 알았으나 이성적인 사고를 충분히 할 수 있는 상태인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정말 좋아지기를 원한다면 하루 한 시간씩 하.사.시.를 읽으며 성당에 앉아있으라고 했습니다.

그렇게 할지 안 할지는 미지수였습니다.

만약 원한다면 지금의 감정이 아닌 ‘의지’로 표출되어야 합니다.  

 

그분은 매일 하.사.시.를 읽고 성체조배를 하셨고 지금 한 달 이상은 된 것 같은데 표정이 매우 평화로워졌으며 죽을 때까지 성체조배를 멈추지 않겠다고 하십니다.

왜냐하면 가족에게 걱정을 끼쳤던 그러한 증세가

더는 나타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전에도 몇 번 말씀을 드렸는데 성체조배 한 시간씩 꾸준히 해서 남편이 돌아오거나 자신이 그렇게도 밉던 사람이 용서되는 경우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이러한 기적을 선물 받은 분들은 다 꾸준할 줄 알았던 분들입니다.  

 

이제 명확해집니다.

진정으로 원하는 사람, 진심인 사람은 꾸준합니다. 지금의 감정은 언제든 변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감정으로 진심을 측정하는 것은 오류에 빠집니다. 저는 눈물을 믿지 않습니다.

저를 위해 눈물을 흘려주던 많은 이들은 마치 잊기 위한 눈물인 듯 저를 금방 잊었지만, 눈물을 흘리지 않았던 이들이 오히려 꾸준히 연락하였습니다.  

 

오늘 복음은 벳자타 연못의 치유 기적 사화입니다.

벳자타는 베데스타로도 불렸는데, 자비의 집 혹은 은총의 집이란 뜻입니다.

누가 은총을 받을까요?

은총은 내가 죽고 그리스도가 되는 것입니다.

그 은총만이 영원한 삶을 약속합니다. 

 

그리고 이는 ‘40’이라는 숫자로 상징됩니다.

이런 새로 태어남을 주시기 위해 하느님께서는

그리스도를 통해 ‘은총과 진리’를 주십니다.

이 은총과 진리가 내리는 집이 베데스타입니다. 벳자타입니다. 

 

그런데 누가 그 은혜를 받습니까? 38년을 꾸준할 수 있었던 사람입니다.

예수님은 그 사람이 진정으로 치유되기를 원하는지만 물으십니다.

우리는 38년 동안 매일 무언가를 할 수 있습니까?

그렇다면 그것을 진정으로 원하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아직도 우리에게 이렇게 물으십니다. 

“건강해지고 싶으냐?” 

 

 

(전삼용 요셉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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