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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3월 18일 _ 전삼용 요셉 신부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3-03-18 조회수 : 542

감사와 아첨을 구분하는 법 

 

1971년 12월 25일에 서울특별시 중구 충무로동의 ‘대연각(大然閣) 호텔’에서 발생한 대한민국 최악의 화재 사고가 있었습니다.

세계 최대의 호텔 화재 사고들 중 하나이며 총 사망자가 200여명에 이릅니다.

사건 당일은 크리스마스였기 때문에 호텔에 수많은 인파가 몰려있었던 상태라 엄청난 사망자가 발생했고 사망 자 중에는 주한 대만 대사관 위셴룽(余先榮) 공사와 주한튀르키예대사관 무관 파질 유즈바시오글루 대령도 있었습니다. 

 

이번 화재는 카페에서 사용하던 프로판가스 통에서 누출된 가스가 폭발하면서 발생했습니다.

화재발생 당시 호텔 내부에서는 안전규정을 위반하여 화재 경보기나 스프링클러 등의 안전장치가 설치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이로 인해 화재발생 직후 호텔 내부로 연기와 불길이 빠르게 번져, 숙박 고객들은 탈출이 어렵게 되었고 옥상 문이 자물쇠로 잠겨 있어 문 앞에서만 20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이런 일들의 문제는 불 자체라기보다는 속이려하는 자들의 아첨과 아부에 속아넘어간 호텔 책임자들에게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들은 칭찬과 접대에 기분이 좋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는 감사가 아니었습니다.

아첨이었습니다.

이것을 구분하지 못하면 자신과 이웃에게 엄청난 피해를 주게 됩니다.  

 

참된 예배는 감사이지 아첨이어서는 안 됩니다. 그런데 우리가 하느님께도 예배가 아닌 아첨을 드릴 때가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바리사이와 세리가 성전에서 기도합니다. 바리사이의 기도는 아첨이었고 세리의 기도는 감사였습니다.

하지만 겉으로만 보기에는 바리사이가 훨씬 감사의 기도를 많이 드리는 듯 합니다.

세리처럼 죄를 짓지 않는 것에 감사해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세리는 가슴을 치면서 “오, 하느님! 이 죄인을 불쌍히 여겨 주십시오”라고 청합니다.

기도도 주님 때문에 내가 아무 것도 아닌 존재임을 알아서 하는 사람이 있고 자기가 무언가 되는 존재처럼 여기며 자신을 들어높이는 기도도 있습니다. 나를 죽여주었기 때문에 드리는 찬미가 진정한 감사요 예배입니다.  

 

‘시간을 달리는 남자’란 TV 프로그램에 나와 정형돈 씨에게 젊은 시절 엄마를 만나면 꼭 해주고 싶은 한 마디를 하라고 했습니다.

그는 의외로 덤덤하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엄마, 이거 진짜 잘 들어야 돼요. 길어!

마흔에 고혈압으로 크게 한 번 쓰러지십니다. 

그리고 3년마다 고혈압으로 쓰러지시거든요?

그 중간중간에 쓸개, 자궁, 맹장을 떼 냅니다. 

이거 잘 생각을 하셔야 해요.

50대부터는 당뇨, 고혈압으로 고생하시고 60대에는 심근경색으로 굉장히 고생을 많이 하십니다.

60 중반부터는 인공관절이라든지 관절쪽으로 수술을 많이 하시고. 70대에는 뇌졸중으로 쓰러지십니다.

이것을 다 견디실 수 있으시다면 ... 또 ... 저를 낳아주시기 바랍니다.” 

 

이 말 안에는 어머니의 사랑이 아니었다면 자신은 아무 것도 아니라는 뜻이 들어있습니다.

이것이 진짜 감사요 예배요 찬양입니다.  

 

키네레 사람 시몬은 자신이 예수님의 십자가를 대신 져 준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 것은 예배가 아닙니다.

그분이 나의 십자가를 대신 져 주신 것에 대해 눈물을 흘리고 감사하는 것이 예배입니다.

그분 아니면 구원은 물론이요, 지금 존재할 수도 없음을 아는 것이 감사입니다. 

 

내 뱀 같은 자아를 당신 피로 죽여준 것에 대해 감사하는 것이 예배입니다.

진정한 예배는 이렇게 나의 압제로부터 나를 이기시고 구해주신 분께 드리는 감사입니다.

그러려면 그리스도께서 새로운 모세로 우리를 파라오로부터 당신 피 흘리심으로 구해주셨음을 알아야 합니다. 

 

내가 당신께 도움이 되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가 아니라 내가 아무것도 아닌 존재임을 깨닫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로 주님을 예배합시다. 

 

 

(전삼용 요셉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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