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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3월 8일 _ 전삼용 요셉 신부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3-03-08 조회수 : 560

마태오 20,17-28 
비굴과 겸손의 차이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당신 수난과 죽음, 그리고 부활에 대해 예고하십니다.
그러나 제자들은 누가 더 높은가만 관심이 있습니다.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너희 가운데에서 첫째가 되려는 이는 너희의 종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당신의 수난이 곧 섬김의 방법임을 말씀하십니다.  
 
“사람의 아들도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섬기러 왔고, 또 많은 이들의 몸값으로 자기 목숨을 바치러 왔다.”
자신을 낮추어 누군가를 섬기는 것을 ‘겸손’이라고 합니다. 더 겸손한 사람이 하느님 나라에서는 더 높은 자리를 차지합니다.
그러니 하느님 나라에서 높은 자리를 추구해야 합니다.
하느님 나라에서 높은 자리를 추구하지 않는 사람은 겸손할 마음이 생기지 않습니다.
그냥 살라는 말씀이 아니라 더 높은 것을 추구해야 하는 것입니다.
바오로 사도는 이렇게 말합니다.  
 
“경기장에서 달리기하는 이들이 모두 달리지만 상을 받는 사람은 한 사람뿐이라는 것을 여러분은 모릅니까?
이와 같이 여러분도 상을 받을 수 있도록 달리십시오.”(1코린 9,24) 
 
따라서 하느님 나라에서 높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우리는 누가 더 겸손한지 내기하듯 노력해야 합니다.
문제는 겸손과 비굴함의 차이를 잘 모른다는 것에 있습니다.
겸손은 높은 사람이 낮아지는 것이고 비굴함은
낮은 사람이 높은 사람 앞에서 자기를 인정하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제자들의 발을 씻어주시고 주님이며 스승이신 당신이 그들을 씻어주었기 때문에 그들도 그대로 하라고 하십니다.  
 
“주님이며 스승인 내가 너희의 발을 씻었으면, 너희도 서로 발을 씻어 주어야 한다.”(요한 13,14)
겸손해지려면 먼저 주님이며 스승이 되어야 합니다.
이는 마치 수력발전소와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낮게 흐르는 물은 아무 에너지도 없습니다. 그러나 높이 있는 물은 위치에너지를 가집니다.
그것이 낮아질 때 에너지를 방출합니다.
그리고 그 에너지가 누군가에게 도움을 줍니다. 
 
바다의 물은 어떤 나무에도 도움이 안 되지만 위에서 내리는 비는 나무에 생명을 줍니다.
이처럼 높이 있다가 낮아질 때 누군가에게 자존감을 주고 생명을 줍니다. 이것이 겸손입니다.  
 
우루과이의 호세 무히카 대통령은 전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대통령으로 알려져있습니다.
그의 전 재산은 오래된 자동차 한 대였습니다. 그는 다섯 살 때 가난에 시달리던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지역의 제과점에서 물건을 배달하며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삶을 살았습니다.
청년 시절엔 과도한 관료주의와 잘못된 정치에 대해 저항하는 삶을 삽니다.
총을 여섯 차례 맞았고 무려 13년이란 세월을 감옥에서 살아야 했습니다. 
 
이후 2009년 정당한 대통령 선거를 통해 정권을 잡게 됩니다.
그는 법에 따라 재임을 스스로 거부하고 대통령직을 내려놓을 때까지 국민들의 많은 성원을 받아 퇴임할 때가 더 높은 지지율을 받았습니다. 이런 일화도 있습니다.  
 
한번은 우루과이 남서부에 거주하는 헤랄드 아스코타라는 사람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려 화제가 된 내용인데, 그는 도로위에서 히치하이킹을 시도하고 있었습니다.
직장에 출근하지 못하면 불이익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었으며, 지갑까지 잃어버려 택시비를 내지 못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여러대의 차들이 그냥 지나쳤지만 잠시 뒤 낡은 자동차 한 대가 와서 정차했습니다.
운전자는 그에게 대통령궁까지만 태워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일단 탑승이 중요했던 아스코타는 기쁜 마음으로 차에 올랐는데 어딘지 낯익은 사람이 운전하고 있다고 느껴졌습니다.
자세히 살펴보니 운전자와 동승자는 다름아닌 대통령 호세 무히카의 영부인이었고 운전자는 대통령이었습니다.
이에 놀란 그는 사진을 찍고 고마운 마음을 표현하며 자신의 SNS에 올렸습니다.  
 
이런 일이 가능했던 이유는 호세 무히카가 대통령궁이 아닌 자기 사저인 농가에서 생활하며 운전기사 없이 출근했기 때문입니다.
대통령궁은 국민의 재산이라며 날시가 추워져 지내기 힘들어진 노숙자를 위해 비어있는 대통령궁을 내어주기도 했고 재임기간의 급여 90%를 빈민 주택기금으로 기부하기도 했습니다.
재임 기간 중 경제성장률을 상승시켰고 극빈계층을 위해 교육제도를 정비하여 그들의 삶이 나아질 수 있도록 노력했습니다.   
 
이것이 겸손입니다.
먼저 대통령이 되어야 합니다.
우리도 먼저 성체를 영하고 우리가 하느님이 되었음을 믿어야 합니다.
그 상태에서 누군가의 발을 씻어줄 때 그 사람도 자신도 하느님처럼 될 수 있음을 믿게 됩니다.
이 믿음 없이 하는 겸손은 그저 상대에게 어떤 것을 얻어내기 위한 비굴함에 불과합니다. 
 
먼저 우리가 하느님임을 믿읍시다.
그리고 상대도 그렇게 대해줍시다.
이것이 에덴동산에서 아담이 동물들에게 이름을 지어주던 겸손함이었습니다. 
 
 
(전삼용 요셉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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