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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3월 6일 _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3-03-06 조회수 : 426

루카 6,36-38 
 
이웃들과 내가 만나는 지점은 주님께서 활동하시는 장소입니다! 
 
 
수도자로서 수십 년 세월 동안 공동체 생활을 해왔는데, 이 정도 연륜이라면, 이제 공동체 생활에 있어서만은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탁월한 전문가가 되어야 하는데...아직도 손톱만한 일에 걸려 넘어지고, 분노하니, 참으로 부끄럽습니다. 
 
때로 공동체 구성원들과 사사건건 부딪칠 때가 있습니다. 원인분석을 해나가면 여러 가지 원인을 들 수 있을 것입니다.
상대방의 과오로 인해 내게 다가온 상처, 대화 부족과 상호이해 부족으로 인한 고통, 최근 내 불편한 심기로 인한 부딪힘, 난데없이 다가온 십자가... 
 
그럴 때마다 생각하셔야 할 일이 한 가지 있습니다.
이웃들과의 의견충돌이나 마찰, 그로 인한 상처를 인간적으로 해결하려고 발버둥치다보면 결국 남는 것은 또 다른 상처요 또 다른 고통입니다. 
 
이웃들과의 관계가 힘들어지고, 삐거덕거리기 시작한다는 것은 열 일 제쳐 놓고 이제 하느님께로, 영적 생활로 돌아가라는 표시로 보는 것입니다.
판단이나 단죄, 그로 인한 영적 고통의 길을 그만 접고 하느님께로 돌아서라는 표지로 보라는 것입니다. 
 
하느님께 돌아서고 나서 계속되어야 할 영적 작업이 한 가지 있습니다.
말보다는 침묵, 판단보다는 묵상, 단죄보다는 용서의 길을 찾아보는 것입니다.
어렵지만 원수조차 사랑하라는 예수님의 길을 선택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어려운 작업이 남아있습니다.
거기 그대로 머물러 있어서는 안 되겠지요. 영적으로 재무장한 다음, 내적 평화를 되찾은 다음, 다시 한번 이웃들에게로 돌아가야 하는 것입니다. 
 
결국 신앙공동체 생활의 리듬, 사이클을 요약해보니 다음과 같습니다. 
 
형제들과의 관계 안에서 입은 상처와 고통☞하느님께로 돌아가라는 표시로 인식☞침묵 가운데 영적 생활
☞내적 평화의 획득☞다시 그 형제들에게로 돌아감. 
 
이웃들과 내가 만나는 장소는 참으로 중요한 장소입니다.
그곳은 주님을 알아보는 장소입니다.
주님께서 활동하시는 장소입니다. 주님의 말씀을 듣고 깨닫는 장소입니다. 
 
아무리 열심히 신앙생활을 한다 할지라도 이웃들의 요구와 상황에 무관심하고 공동체에 대한 내 사랑이 결핍되고 있다면 결코 우리의 신앙생활은 바람직하다고 볼 수 없습니다.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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