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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3월 01일 _ 전삼용 요셉 신부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3-03-01 조회수 : 536

예배의 3요소와 그 순서의 중요성 
 
 
슈퍼맨이 될 수 있음에도 슈퍼맨이 되기를 스스로 거부한 소년의 영화가 있습니다.
바로 ‘더 보이’(2019)입니다.
한 아이가 어떻게 좋은 부모 밑에서 사악해지는지 그린 영화입니다. 
영화는 미국 중부의 작은 도시에서 살고 있는 버트가 12세 생일을 맞이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로 시작됩니다. 
 
버트는 어릴 적부터 가족의 노력과 사랑을 받아 건강하게 자란 아이입니다.
그러나 생일을 맞이한 이후부터 갑자기 특별한 능력을 갖게 되면서 그의 성격과 행동이 변해가기 시작합니다.
그는 부모보다 엄청난 능력을 지닌 자신이 부모의 아들일 리 없다고 의심하게 됩니다.  
 
아이는 자꾸 자신이 부모의 자녀가 아니라 우주에서 날아온 슈퍼맨과 같은 존재라고 믿어갑니다.
그리고 점점 더 부모의 말보다는 자신이 타고왔다고 믿어지는 우주선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를 듣습니다.
바로 지구를 차지하라는 목소리입니다.
이 때문에 그는 점점 자신의 능력을 통해 사람들을 괴롭히고 자기 마음대로 하려고 합니다.
부모는 걱정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사랑합니다.
그럴수록 아이는 부모의 말을 듣지 않습니다.  
 
아버지는 세상에 악영향을 미칠 그를 제거하려 합니다.
하지만 그의 힘은 너무 세졌습니다.
영화의 결말에서는 버트는 부모의 대항을 뚫고 이웃 마을로 가게 되는데, 그 마을에서 버트는 더 많은 인간들을 공격하고 마을을 파괴합니다. 마지막에는 버트의 아버지는 그를 정지하고자 하는데 실패하고, 버트는 아버지와 자기를 진심으로 사랑한 어머니를 살해하고 인간들을 공격하기 시작합니다. 
 
이 영화는 아이가 사춘기 때 빗나가게 되는 과정을 그렸습니다.
처음엔 부모가 자신의 출처일 수 없다고 의심하기 시작합니다.
사춘기 아이들이 그렇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아이는 하느님에게서 왔습니다. 부모가 아이의 영혼까지 넣어줄 수는 없는 일입니다.
아이가 부모를 인정하지 않게 되자 아이는 더는 부모의 말을 듣지 않게 됩니다.
그러자 자신을 부모라 믿게 할 수 있는 음식과 희생 또한 무의미하게 됩니다.  
 
우리는 여기서 예배의 3요소를 발견하게 됩니다. ‘봉헌-말씀-성체’입니다.
봉헌은 하느님을 ‘주님’으로 인정하는 신앙고백입니다.
아이는 먼저 부모를 자기 창조자로 고백해야 합니다.
성막으로 치자면 뜰에서 이것이 이루어집니다. 제물을 봉헌함으로써 우리는 주님을 하느님으로 인정하고 우리 자신을 피조물로 인정합니다. 그러면 그분께서 말씀을 해 주십니다.
이것이 성막의 성소에서 이루어집니다. 
 
그곳에서 봉헌되는 빵은 곧 하느님의 말씀을 상징합니다.
부모를 인정하지 않는 아이는 부모의 말을 듣지 않습니다.
그러나 부모를 부모로 인정하는 아이는 부모의 가르침에 귀를 기울입니다.
이 순서를 어긴다면 부모를 스승으로 인정하지 않으면서 무언가 배우겠다는 모순에 빠지게 됩니다. 
 
말씀 다음이 성체입니다.
성체는 표징입니다.
하느님께 배우려 하지 않으며 믿음만 요구하는 것은 위에서도 말했듯이 부모 앞에서 잔소리 말고 밥이나 차리라는 것과 같습니다.
이처럼 예배의 순서를 어기는 세대가 악한 세대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말씀을 거치지 않고 표징만을 원하는 이들을 악하다고 하십니다.
이들을 심판할 이들은 솔로몬의 지혜를 들으려고 찾아온 남방 여왕과 요나의 설교를 듣고 회개한 니네베 사람들입니다.  
 
우리가 미사를 드릴 때 말씀의 전례와 성찬의 전례를 합니다.
말씀의 전례가 바로 설교입니다.
그리고 성찬의 전례는 표징입니다.
말씀은 우리에게 회개를 위한 지혜를 주고 성찬의 전례는 믿음을 줍니다.  
 
요한 복음에서 첫 표징은 카나의 혼인잔치입니다. 물이 포도주로 변하는 것을 본 제자들은 믿었다고 합니다.
이 믿음은 말씀만으로는 불가능한 믿음입니다. 우리가 성체를 영하지 않고서는 우리가 하느님처럼 신성을 가지게 되었음을 믿을 수 없게 되는 것과 같습니다.
하지만 성체 이전에 말씀의 전례가 있습니다.
그리고 말씀의 전례 이전에 봉헌이 있습니다.  
 
요즘은 누가봐도 봉헌과 말씀이 약해졌습니다. 봉헌을 통해 하느님이 주님임을 인정하지 않고 강론이 길면 빨리 성체만 영하고 집으로 가고 싶기도 합니다.
그래서는 안 됩니다.
예배의 순서를 어기는 게 악한 것입니다.
부모를 인정하는 봉헌이 없으면 말씀이 약해지고 말씀이 약해지면 부모의 가르침은 거부하면서
밥만 먹겠다는 것과 같습니다.
이렇게 되면 결국 표징은 성체성사도 소용없게 됩니다.
우리는 예배의 순서를 잘 지켜서 악해지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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