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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2월 24일 _ 전삼용 요셉 신부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3-02-24 조회수 : 474

단식할 줄 아는 사람만이 신랑을 차지한다 
 
 
영화 ‘노트북’(2020)은 니콜라스 스파크가 자신의 조부모의 사랑 이야기를 바탕으로 쓴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여 만들어진 멜로드라마 영화입니다.  
 
영화는 제2차 세계대전 중인 1940년대, 미국 남부 지방의 시골 마을에서 시작됩니다.
주인공인 노아는 전쟁 참전 중에 있던 형제를 잃고 군인으로 복귀한 후 고향으로 돌아와서 그의 아버지와 함께 나무를 베며 일을 하고 있습니다. 어느 날, 그는 그녀와 마주치게 되는데, 이는 로즈라는 여성입니다.
그녀는 부유한 가문에서 자란 예쁜 소녀이며, 대학을 졸업한 뒤 지금은 자신의 일을 찾아다니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둘은 서로에게 끌리게 되어 사랑에 빠지게 됩니다. 
 
그러나 로즈의 부모님은 노아와 로즈의 결혼을 반대합니다.
로즈는 노아를 사랑하지만 부모님의 의사에 따르기로 결정합니다.
그리고 그녀는 노아에게 이별을 알리고, 도시로 떠나 버립니다.
노아는 로즈가 다른 사람과 사랑에 빠지고 결혼까지 약속했음을 알지만, 그래도 로즈에게 매일 편지를 보내고 로즈에게 지어주기로 약속한 집을 짓습니다.  
 
그렇게 멋진 집을 지어 신문에 광고가 나게 되고 결혼을 준비하던 로즈는 이 사실을 알고 돌아옵니다.
하지만 여전히 가난한 노아와의 결혼은 망설여집니다.
이때 노아는 로즈에게 매일 편지를 썼고 그것을 어머니가 가로챘음을 알게 됩니다.
로즈는 매일 자신에게 쓴 노아의 편지를 읽으며 결국 노아와 결혼합니다.  
 
그런데 노아는 또 로즈를 빼앗깁니다. 로즈가 치매가 들어 자신들의 러브스토리를 잊게 된 것입니다.
노아는 지난날의 자신들의 이야기를 노트북에 적어 그녀에게 매일 읽어줍니다.
그리고 잠시 기억이 돌아올 때 매우 행복해합니다.  
 
이렇게 노아는 끊임없이 로즈를 무언가에게 빼앗기려 할 때 그녀를 되찾을 노력들을 하였습니다.
그 노력들의 결과가 마지막 순간 둘이 서로를 기억하며 함께 눈을 감는 축복이었습니다.  
 
오늘 복음은 ‘단식’에 관한 내용입니다.
예수님은 단식은 당신을 빼앗겼을 때 그것을 되찾아오려는 목적으로 해야 한다고 하십니다. 우리도 예수님을 누군가에게 빼앗길 수 있습니다. 예수님을 어디에 빼앗길까요?
성체를 영한다고 내 안에서 항상 살아계시는 것이 아니라 ‘못된 소작인의 비유’처럼 우리 안에서 그분을 빼앗고 죽이는 이들에게 납치를 당하게 방치될 수도 있습니다.
바로 탐욕과 육욕과 교만이라는 적에게 빼앗깁니다.
그때마다 우리가 그분을 되찾아오는 노력을 해야 하는데 이를 ‘단식’이라고 합니다.  
 
노아가 로즈를 위해 집을 짓고 수리하고 기다리는 시간이 단식이고 이미 결혼한 로즈를 위해 매일 편지를 쓰는 일이 단식이며 치매라는 병에 빼앗긴 로즈를 위해 지난 날의 이야기를 읽어주는 일도 단식입니다.
그러나 로즈가 돌아왔을 때는 단식을 할 필요가 없습니다.
단식의 목적은 잃어버린 상대를 되찾기 위함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도 “혼인 잔치 손님들이 신랑과 함께 있는 동안에 슬퍼할 수야 없지 않으냐?
그러나 그들이 신랑을 빼앗길 날이 올 것이다. 그러면 그들도 단식할 것이다”라고 하십니다.  
 
제가 “그래, 너 나에게 많이 주었니? 난 네게 다 주었다”라는 목소리를 들을 때 저는 단식하고 있었습니다.
일주일을 하려고 했는데 고작 사흘 째 되는 날 그 소리를 들었습니다.
신랑을 되찾은 것입니다.
그러면 계속 단식해야 했을까요? 바로 내려가서 밥을 먹었습니다.
잃어버린 신랑을 되찾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또 저의 세속-육신-마귀에게 예수님을 빼앗길 때는 단식합니다.
왜냐하면 단식하여 받는 고통이 그분을 잃는 고통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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