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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2월 17일 _ 전삼용 요셉 신부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3-02-17 조회수 : 573

자녀는 언제 부모를 부끄럽게 여기게 될까?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누구든지 당신 뒤를 따르려면 자기를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따라야 한다고 하십니다.
그리고 그리스도와 복음 때문에 목숨을 잃는 사람만이 결국엔 목숨을 구하게 될 것이라 하십니다.  
 
그리스도와 그 말씀 때문에 목숨을 버리는 예는 ‘순교’라 할 수 있습니다. 순교는 믿지 않는 이들에게 배척당하는 일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자기 자신이 그리스도인임을 밝히고 세상의 힘에 의지하지 않아야 합니다.  
 
세상의 힘에 의지하지 않는 삶이란 어떤 삶일까요? 신일덕 기장이 조종하는 사이판행 대한항공 725편 비행기에는 신혼부부 61쌍을 비롯한 165명이 탑승하고 있었습니다.
신앙심이 깊었던 그는 이렇게 종교적으로 안내방송을 하였습니다.
출발하는 김포공항은 하늘이 높고 푸른 전형적인 가을 날씨를 보여 주었습니다. 
 
“일생에 처음 가는 신혼여행이 알찬 여행이 되고, 하느님과 함께하는 비행이 되셨으면 합니다.
부디 하느님의 축복이 있기를 바랍니다.” 
 
철저한 불교 신자였던 부기장은 이런 기장의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어쨌든 기내 방송을 마치고 비행기를 무리 없이 조종해 가고 있었습니다.
비행 도중 하와이 관제탑에서 사이판 기상이 너무 나빠 천둥이 치고 장대비가 내리고 있다는 보고를 받았습니다.
아열대성 기후는 예측하기 어려워 날씨가 변덕스럽지만, 염려는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착륙 15분 전에 문제가 생겼다.
그는 기관사로부터 다급한 보고를 받았습니다.
“기장님, 하이드롤릭이 새고 있습니다.” 
 
하이드롤릭이란 비행기가 바퀴를 올리고 내리는 장치에 사용되는 유압입니다.
이것이 빠져나가면 바퀴를 자동으로 내릴 수가 없습니다.
보고받자마자 조처하였지만 내부 압력이 워낙 강하여 즉시 관이 파열되어 유압이 모두 새고 말았습니다.
이제는 수동으로 조작할 수밖에 없는데 몇 번을 시도해도 수동 장치는 꿈쩍도 하지 않았습니다. 괌 관제소에서는 착륙할 시간이 지났는데도 소식이 없자 이상히 여겨 연락이 왔습니다. 
 
“KE5725, 여기는 괌 컨트롤. 무슨 일인가?”
“괌 컨트롤. 여기는 KE5725. 랜딩기어 하이드롤릭이 모두 샜다.” 
 
괌 관제소에서는 “자갈밭으로 된 보조 활주로에 동체 착륙하라”라는 긴급 지시를 내렸습니다.
연료는 얼마 남지 않았고, 비는 거세게 몰아치고 있었습니다.
신 기장은 조종관을 부기장에게 맡기고 기관사와 손을 잡고 간절히 기도하기 시작했습니다.
게다가 비행기에 벼락이 내리꽂히며 전기가 나가
비행기 안은 암흑으로 가득 찼습니다.
탑승객들의 비명과 울음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부기장의 조롱 섞인 말에도 기장은 일어서서 기도하였습니다.
피를 말리는 기도는 울부짖음이었고 절규로 계속되었습니다.
그렇게 울부짖으며 기도하는데, 갑자기 하늘로 신 기장의 몸이 붕 뜨는 듯하며 황홀한 환상 속에서
세미한 음성이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나 너와 함께 있으니 두려워하지 마라. 내가 너의 하느님이니 겁내지 마라.
내가 너의 힘을 북돋우고 너를 도와주리라. 내 의로운 오른팔로 너를 붙들어 주리라.”(이사 41,10) 
 
그 사이 객실 사무장은 비상 착륙을 대비해 비상 착륙 시 행동 요령을 승객들에게 교육하고 모든 준비를 마친 상태였습니다.
하느님의 음성을 들은 신 기장은 용기를 내어 기관사에게 한 번 더 수동 착륙 장치를 돌려보라고 지시했습니다.
기관사는 포기한 듯 핸들을 돌리기 시작했는데, 그렇게 노력해도 돌아가지 않던 핸들이 돌아가고
바퀴가 내려오기 시작했습니다.
정말 하느님의 기적이었습니다.
조정실에서 신 기장은 소리쳤습니다. 
 
“승객 여러분, 저는 기장입니다. 모든 바퀴가 정상적으로 내려왔으니 걱정하지 마십시오.
오늘 이 비행기에 하느님께서 함께하셨습니다. 하느님은 살아계십니다. 그리고 역사하십니다.”
그는 모든 승객에게 감격에 떨며 이렇게 방송했습니다. 
 
“살아계신 하느님께서 오늘 우리의 소원을 들으시고 우리에게 큰 축복을 허락하셨습니다.
모든 영광을 하느님께 드립니다.” 
 
그는 이 놀라운 은혜를 승객들에게 전하지 않고는 견딜 수 없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기내에서는 우레와 같은 박수가 터져 나왔습니다. 그의 눈물은 비행기가 착륙해 계류장으로 완전히 들어갈 때까지 멈추지 않고 볼을 타고 흘러내렸습니다.
기장의 얼굴을 보고 내리려는 승객들을 하나하나 다 인사하며 내려주고는 조종실로 갔습니다.  
 
불교 신자였던 부기장은 무릎을 꿇고 울고 있었습니다.
자기가 어떻게 하면 되겠느냐고 물었고 신 가장은 하느님을 믿으라고 하였습니다.
그는 힘들게 들어온 대한항공에 사표를 내고 미국에서 신학대학을 졸업하고 목사가 되었습니다.
대한항공 수석기장으로 30년을 근무한 그의 한결같은 기내 인사에서도 그가 믿음의 사람임을 짐작게 하고 있습니다.
“이 비행기는 하느님이 동승하고 계십니다. 편안한 여행이 되기를 바랍니다.” 
 
우리가 세상에서 하느님의 힘에 의지하면 목숨을 내어놓아야 합니다.
신 기장이 월남전에서 비행기 조종할 때도 그랬습니다.
미군을 태우고 폭격을 나갔다가 밑에서 쏘는 포에 맞아 비행기 동체에 불이 붙었습니다.
미군들은 뛰어내릴 준비를 하였습니다.
그러나 신 기장은 조종관을 놓고 기도하였습니다.
미군들은 이제 기장이 두려움에 미쳤다고 소리쳤습니다. 그러자 하늘에서 번개가 치는 듯하더니 이런 음성이 들려왔다고 합니다.  
 
“내가 너를 구원하였으니 두려워하지 마라. 내가 너를 지명하여 불렀으니 너는 나의 것이다.”(이사 43,1) 
 
신 기장은 불이 타는 비행기를 몰고 기지로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도착해보니 불이 다 꺼져 있었습니다.
모두가 그런 일은 있을 수 없다며 놀라워하였습니다.
그때 미군 39명이 신 기장이 양쪽 가슴에 넣고 다니는 작은 성경을 사 달라고 하였고 39명 모두 한 명도 전사하지 않고 미국으로 돌아가 다 크리스천이 되었다고 합니다.
그는 세상에서 1만 명을 전도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합니다.  
 
신 기장은 가슴에 항상 성경을 넣고 다닙니다. 덕분에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일주일간 구금당하고 입국이 금지되었습니다.
이렇게 주님의 이름으로 사는 사람들은 박해가 따릅니다.
이것이 세상에서 죽는 법입니다.
세상은 자기를 믿지 않는 이를 싫어합니다. 하느님께 기도하는 이를 비웃습니다.
하지만 보란 듯이 기도한다면 많은 이를 회개시킬 수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말씀하십니다.  
 
“절개 없고 죄 많은 이 세대에서 누구든지 나와 내 말을 부끄럽게 여기면, 사람의 아들도 아버지의 영광에 싸여 거룩한 천사들과 함께 올 때에 그를 부끄럽게 여길 것이다.”(마르 8,38) 
 
우리는 지나친 개신교의 전도 덕분으로 조용히 전도하는 게 좋다는 잘못된 인식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드러나게 성호를 긋고 사람들을 함께 기도하자고 이끌지 않으면 그리스도와 그 말씀을 부끄럽게 여기는 것입니다.  
 
아이들은 언제 부모를 부끄럽게 여기는 것일까요? 친구들과 함께 있을 때 아는 척하지 않는 것입니다.
창피해서 그렇습니다. 부모가 나에게 아무것도 해 줄 수 있는 게 없다고 느낄 때, 그래서 부모가 옆에 있어도 외면할 때 그것이 부모를 부끄럽게 여기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기도할 수 있는데 하느님께 청하지 않는다면 그것이 하느님을 부끄럽게 여깁니다. 
 
세상에서 대놓고 기도하는 좋은 예가 김연아 선수에게 세례를 주게 되는 계기를 만든 하늘 병원의 ‘조성연 요셉’ 원장입니다.
그분은 아침부터 다른 일을 제쳐놓고 믿는 직원들과 함께 묵주기도를 하며 시작합니다.
그때는 기도가 아니면 누구도 원장실에 들어가지 못합니다.  
 
예수님은 세상이 “절개 없고 죄 많은 이 세대”라고 하십니다.
세상 사람들에게 성호경을 긋고 하는 기도의 힘을 보여 줍시다.
우리가 기도하면 세상에서는 박해받게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도 세상 사람들이 보고 박해하여도 상관없이 대놓고 기도하는 것, 이것으로부터 세상으로부터 목숨을 잃고 영원한 생명을 얻게 됩니다.
세상에 기도의 힘을 보여 줍시다.
하느님 아버지를 ‘능력’ 없는 분으로 만들지 맙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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