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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2월 11일 _ 전삼용 요셉 신부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3-02-11 조회수 : 420


연민이 기적을 일으킨다! 

 

 

어렸을 때 어머니와 시장을 가면 저는 좀 창피해 했습니다.

물건 값을 깎고 또 깎는 것에 제 손이 오그라드는데, 거기다가 가게 주인이 집어넣는 것에 한 움큼 더 집어서 우겨넣는 모습이 조금은 창피해 보였던 것입니다. 

 

‘고작 몇 백 원 차이인데, 왜 가격표에 쓰인 대로 돈을 내고 그것만 사면되지 저렇게까지 하실까?’

물론 그 이유는 가진 돈은 한정되어 있고, 그 돈으로 우리들을 더 배부르게 하시려고 그랬던 것을 잘 압니다. 

 

만약 제가 그 돈으로 장을 보았다면 어머니가 사셨던 양의 반도 못 샀을 것입니다.

저는 제 자신의 체면이 먼저이지만, 어머니는 자녀를 위해서는 당신 체면은 아무 것도 아니시기 때문입니다.

바로 이것이 어머니가 강할 수 있는 이유이고 하느님께서 그런 어머니에게 자녀를 맡길 수 있는 이유일 것입니다. 

 

‘왜 아기를 낳으면 동시에 젖도 나오게 되는 것일까요?’

어쩌면 자신이 낳은 아기를 배불리 먹이고 싶은 어머니의 사랑 때문에 얻게 된 은총 아닐까요?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당신을 따르는 군중에 대한 가엾은 생각을 제자들에게 말합니다.

그러나 제자들은 “이 광야에서 누가 어디서 빵을 구해 저 사람들을 배불릴 수 있겠습니까?” 라고 하며 부정적으로 대답합니다. 

 

예수님은 빵이 몇 개 있느냐고 물으시고 일곱 개밖에 없음을 아십니다.

가진 것은 한정 되어 있고 많은 사람들을 배불리고 싶은 예수님의 심정은 마치 어머니의 가슴에서 없던 젖이 생기는 것처럼 기적이 일어나게 합니다. 

 

이 기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어머니이신 성모님께서 카나의 혼인잔치에서 없던 포도주를 다시 생겨나게 하는 기적을 일으키게 하시는 모습을 더 자세히 묵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카나의 혼인 잔치에서도 성모님은 혼인잔치에 필요한 술이 떨어졌음을 바로 알아차립니다.

자녀에 대한 연민입니다. 

 

오늘 복음에서도 예수님만이 군중에 대한 연민으로 그들이 돌아가다가 쓰리질 것을 걱정하십니다.

카나의 혼인잔치에서는 예수님은 한 가정의 아버지이시고 성모님은 어머니이시며 잔치에 참석한 모든 이들은 두 분의 자녀들, 곧 교회입니다.

예수님은 은총을 청하는 성모님께, “그것이 당신과 나에게 무슨 상관입니까? 아직 때가 이르지 않았습니다.” 라고 대답하십니다. 

물론 성모님은 원죄가 없으셔서 ‘은총이 가득’하신 분이셨습니다.

그러나 그리스도께서는 우리에게는 그 은총을 내려주시기를 꺼려하시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성모님 같지 않아서 은총을 얻으면 그대로 흘려버리거나 죄를 지어 바로 소진해 버리는 경우가 다반사이기 때문입니다. 


성체를 영해도 그리스도와 한 몸이 되지 못합니다. 

그래서 또 영해야 합니다.

아이에게 책을 사라고 돈을 주면 책은 안 사고 PC방에 가서 다 쓰고 오는 데 또 돈을 주라고 성모님께서 그리스도께 청하시는 것입니다. 

 

성모님은 은총을 주지 않으시려는 예수님의 말씀에도 불구하고, “그가 시키는 대로 하여라!”라고 말씀하십니다. 즉, “아빠가 돈 준단다.

빨리 받아.”라고 하는 것과 같습니다.

아버지는 사랑스런 아내의 청을 거절할 수 없어 어쩔 수 없이 또 기적을 행해 줍니다.

이는 순전히 자녀를 위한 아내의 사랑 때문에 일어나는 기적입니다. 

 

구약의 에스델이 자기의 백성들을 위해 목숨을 걸고 왕 앞에 나아가 자신의 백성을 위해 기도하여 그 백성을 구한 모습과 같습니다. 

 

성모님의 중재를 통해 얻은 그 포도주는 곧 성령으로 그것을 통해 우리가 그리스도와 한 몸을 이루게 되고 영원한 생명을 얻게 됩니다.

어머니가 우리를 위해 오늘도 성령의 은총을 또 얻어내시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가 미사를 드릴 때 성체는 사제를 통해 우리에게 오시는 생명의 선물입니다.

그러나 이 은총이 사제들의 믿음으로 온다고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사제들은 그 큰 기적을 얻어 낼 믿음이 없습니다.

카나의 혼인잔치에서 혼인잔치를 위해 일하는 종들이 그저 포도주를 떠서 날라주는 것처럼,

물을 포도주로, 곧 빵을 그리스도의 몸으로 변화시키는 기적을 일으키게 하실 수 있는 믿음은

오로지 성모님을 통해서입니다. 

 

성모님의 믿음으로 첫 성체의 기적인 그리스도의 강생이 이루어졌듯이, 아직도 우리는 교회의 어머니이신 성모님의 믿음 덕분으로 생명의 양식을 배부르게 먹을 수 있는 것입니다. 

 

우리도 나가서는 밖에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은총을 전해주는 사람들입니다.

마치 그리스도의 연민으로, 성모님의 모성으로 믿지 않는 사람들에게 믿음을 주고자한다면

기적적으로 우리가 가지지 못한 것을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더 사랑합시다. 그러면 더 받게 되고 내 주위의 모든 사람이 더 풍요롭고 배부르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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